“정의용 장관 비핵화보다 남북관계 우선할 가능성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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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정의용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한국의 신임 외교부 장관으로 취임했습니다.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 외교부 수장이 교체된 건데요.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 이와 관련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목용재 :위원님, 지난 한 주 잘 보내셨습니까?

고영환 :잘 보냈습니다.

목용재 : 정의용 한국 외교부 장관이 지난 9일 취임했죠? 이 소식부터 정리해주시죠.

고영환 :정의용 한국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된 직후인 지난 8일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정의용 후보자를 외교부 장관으로 임명했습니다. 정의용 장관의 외교부 장관 임명을 반대해 온 한국의 제 1 야당인 국민의힘의 김석기 의원은 인사청문회의에서 "국민의힘 위원 일동은 정 후보자가 외교부 장관직을 수행하기에는 부적격하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김 의원은 계속하여 "북한 비핵화 정책은 실패한 것으로 판명이 났다"며 "그럼에도 후보자는 김정은 위원장이 아직 비핵화 의지가 있다고 하는 등 북한 옹호에 여념이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한국의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김영호 의원은 "(후보자가) 미국 등 주요 강대국과 외교 및 안보 현안을 해소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며 "김정은 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같은 인물들을 설득하고 중재하면서 한반도에서 역사상 가장 따뜻한 한반도의 봄을 이끌었다"고 반박했습니다. 정의용 장관은 지난 9일 장관 취임사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실현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며 "한국 외교의 근간인 한미동맹을 보다 건전하고 호혜적이며 포괄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1년 남짓 남은 상황에서 한미동맹을 강화하면서 북한의 비핵화를 추진해야 할 무거운 과제가 신임 외교부 장관 앞에 놓여 있는 상황입니다.

목용재 : 정 장관이 인사청문회 등에서 밝힌 내용을 봤을 때 앞으로 어떤 대북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고영환 :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후보자 시절이던 지난 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대규모 한미연합훈련은 한반도 상황에 여러 가지 함의가 있기 때문에 미국 측과도 아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정 장관의 이 발언은 내달로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을 해야 한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이런 대규모 연합훈련이 북한을 자극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정 장관은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정 장관은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의 관련 질문에 대해 김 위원장이 영변 핵시설을 국제원자력기구에 개방하겠다고 약속했던 점 등을 언급하며 비핵화 의지가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조태용 의원의 "2018년 3월 북한에 가서 김 위원장으로부터 비핵화 의지를 확인했냐"는 질문에는 "그렇다. 한반도 안보 상황이 완전히 보장된다면 핵무기를 포기하기로 했다"고 정 후보자는 답변했습니다. 정 장관의 이러한 입장으로 보아 문재인 정부는 앞으로 북한의 비핵화보다는 남북관계 개선에 힘을 더 넣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외교를 중시하는 장관의 입장임을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8차 당대회에서 핵무력 강화를 시종일관 강조한 김정은 위원장에게 비핵화 의지가 있다고 한 발언은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봅니다. 더욱이 한미연합훈련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정 장관의 발언의 경우 한미동맹을 흔들 수도 있는 예민한 발언이라고 생각합니다.

목용재 :정 장관이 인사청문회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비핵화 의지가 있는 것으로 본다고 평가한 부분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입장도 나왔죠?

고영환 :정의용 장관 후보자가 지난 5일 인사청문회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비핵화 의지가 있는 것으로 본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미국 국무부는 "북한의 핵·탄도미사일과 관련된 고급 기술을 확산하려는 의지는 국제평화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고 지구적인 비확산 체계를 위태롭게 하고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의 위협을 평가해 동맹 및 동반자 국가들과의 긴밀한 조율을 통해 이 문제를 다룰 수 있는 접근법을 채택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정 후보자의 발언에 대한 정면 반박인 셈입니다. 랜달 슈라이버 전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는 자유아시아방송에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를 향한 자신의 약속을 준수하겠다는 것을 보여준 증거를 여전히 목격하지 못했다"고 발언했고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비확산군축 담당 특별보좌관도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은 신뢰할만한 증거 없이 트럼프 행정부에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 추구에 진지하다고 주장했다"면서 "북한에 대한 조속한 관여를 희망하며 바이든 행정부에 또다시 그런 주장을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동맹인 한국과 미국 사이에 북한 문제, 북핵 문제 등에서 견해의 차이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목용재 : 정 장관이 인사청문회에서 지난 2019년 탈북민 청년 2명을 북송한 것과 관련한 발언을 했었는데요. 논란이 됐었죠? 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고영환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후보자 시절이던 지난 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탈북 선원 북송 문제와 관련해 한 발언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북한 꽃제비 출신으로 한국에서 국회의원이 된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5일 국회 외교부장관 인사청문회에서 2019년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던 정의용 후보자에게 탈북선원들의 북송 결정이 합당했는지를 물었고 이에 정 후보자는 "온당한 결정"이라고 답변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지난 2019년 11월 동해 북방한계선 인근 해상에서 북한 선원 2명을 나포한 지 닷세 후에 북한으로 추방한 바 있습니다. 지성호 의원은 "당시 북한의 송환 요구 없이 정부가 먼저 닷새 만에 탈북 선원들을 추방한 것은 (탈북 선원들의) 기본적 방위권 침해이자 신체의 자유, 절차적 보장이 결여된 인도에 관한 원칙 위반이라고 생각한다"며 "만약 북송된 선원들이 모두 처형됐다는 한 매체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후보자는 법치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법과 질서 없이 정치적 결정만으로 무의미하게 두 생명을 희생시킨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정 후보자를 질책했습니다. 이에 정 후보자는 "의원님의 감정적인 평가라고 생각하고 (당시 결정은) 국가로서 기본적인 책무를 다한 것"이라며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고려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답변했습니다. 탈북민의 한 사람으로서 저도 지성호 의원과 의견을 같이합니다. 한국으로 탈북해 온 사람이라면 우선 받아들여 그의 탈북 의도, 해당 사건의 진위 여부 등을 객관적으로 조사한 후 부적절할 경우 돌려보내도 늦지 않습니다. 그러나 2019년 당시 한국 정부가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조사를 했는지는 여전히 의문입니다. 저는 그들을 추방한 것은 한국의 헌법 정신, 인권 보호 정신과 국제협약, 북한이탈주민 보호법 등을 모두 위반한 엄중한 사건이라고 평가합니다.

목용재 : 이런 가운데 한국은 현재 설 연휴입니다. 코로나19,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로 인해 망향경모제가 비대면으로 개최됐죠. 이 소식 마지막으로 전해주시죠.

고영환 :이북에 고향을 둔 실향민들의 한을 달래기 위해 매년 음력설, 추석 명절 등에 경기도 파주 임진각에서 망향제가 실시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신형 코로나가 진행 중인 올해 설에는 망향제가 비대면, 즉 서로 만나지 않고 화상으로 진행됐습니다. 지난 8일 한국 통일부는 "신형 코로나 상황에서 고령 이산가족들의 안전을 고려해 설 계기 비대면 망향경모제 행사를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10일에는 망향경모제 체험 영상을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5만 명 전원에게 배포해 이산가족들이 임진각 망배단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북녘의 정취를 느끼고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달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통일부는 지난 12일 설 당일에는 100세 이상 고령 이산가족 580명에게 명절 선물들을 보냈습니다. 저도 음력설이나 추석이 되면 고향에 가서 부모, 형제, 친척, 친구들을 보고 싶은 마음이 더 간절해지는데 연로하신 분들의 마음이 얼마나 그리울까요. 마음이 아픕니다.

목용재: 위원님께서 말씀하셨다시피 대북정책에 대한 한미 간 이견이 발생하는 것 같아 한국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문재인 정부가 비핵화 문제의 진전 없이 남북관계 개선만 고집하지는 않을지 걱정됩니다. 한국은 현재 설 명절 연휴인데요. 청취자 여러분, 올 한해 바라는 바 모두 이루시길 바라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위원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