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제재·코로나 영향으로 김정일 생일 조용히 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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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한국의 국가정보원이 최근 북한 동향을 국회에 보고했습니다. 북한이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백신과 관련한 해킹을 시도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는데요.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 이와 관련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목용재 :위원님, 지난 한 주 잘 보내셨습니까?

고영환 :잘 보냈습니다.

목용재 : 한국의 국가정보원이 북한이 코로나19,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의 백신, 치료제 원천 기술을 해킹하려 했다고 보고했죠? 이 내용부터 정리해주시죠.

고영환 :한국 국가정보원은 지난 16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북한이 국내 코로나19,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감염증의 백신과 치료제, 즉 코로나 왁찐과 치료제 원천기술을 해킹으로 탈취하려 시도했다고 보고했습니다. 한국의 국가 기관은 국회에 정기적으로 담당 업무 사항을 보고하게 되어 있습니다. 북한 국가보위성이 최고인민회의에 대내 및 해외 정세를 보고하는 것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국회 정보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하태경 의원은 "북한은 한국의 지방자치단체 행정망에 침투하기 위해 주차 관리 앱 시스템을 해킹하고 첨단 기술 및 금전 탈취를 목적으로 해킹 메일을 뿌리고 있으며, 기업을 협박하기 위한 랜섬웨어도 유포했다고 국정원이 보고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의 정보위원회 간사인 김병기 의원은 "우리나라 주요 인사 100여 명에게 해킹 메일을 유포한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언론에 전했습니다. 하태경 의원은 지난 17일 "북한이 화이자를 해킹했다는 것은 국가정보원이 국회 정보위원에게 제공한 문서에 나와있다"면서 "이 문서는 회의가 끝나면 수거해 가기에 중요 내용은 메모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메모 내용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첨부했습니다. 국정원은 지난 16일 국회 정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북한이 신형 코로나 감염증 백신을 생산하는 다국적 제약회사 화이자를 해킹했다고 보고한 바 있습니다. 현재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신형 코로나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한 백신의 개발, 생산에 다국적 제약기업들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고 그 중 화이자, 얀센, 모더나 같은 회사들이 선두에 서 있습니다. 신형 코로나 백신을 자체적으로 연구, 개발, 생산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는 북한이 세계적인 제약회사들을 상대로 컴퓨터 해킹을 통해 첨단 제약 기술들을 훔치기 위한 시도들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자신이 연구하지 않고 생산하지도 못한다고 해서 남의 기술을 훔치는 것은 불법적인 도둑질입니다. 이런 불법적인 일들을 국가가 직접 나서서 감행하고 있으니 전 세계가 북한을 불신하고 있는 것입니다.

목용재 : 국정원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리설주의 최근 동향과 함께 북한 내부 동향에 대해서도 국회에 보고했는데요. 어떤 내용이었나요?

고영환 : 국정원은 국회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건강 상태 등을 비롯해 북한의 최근 정세를 보고했습니다. 보고가 끝난 후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은 "국정원은 김정은 총비서의 건강에 이상이 없다고 했다"며 "당대회에서 3일 간 총 9시간을 연설하고 당 전원회의에서도 4일 내내 연설하는 등 이상 징후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걸음걸이나 속도를 분석할 때도 이상이 없다고 국정원이 보고했다고 언론에 전했습니다. 계속하여 김 의원은 "김여정은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제외되고 제1부부장에서 부부장으로 지위가 변경됐음에도 실질적 위상과 역할이 전혀 변하지 않은 것으로 국정원은 판단하고 있다"며 "지위가 내려간 것은 김정은 위원장의 지위를 부각하고 내외의 관심을 낮추기 위한 방편이며 또 한편으로는 성과가 미흡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고 발언했습니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북한 당국이 한국 영상물을 유입·유포할 경우 최대 사형, 그리고 이를 시청하는 것에 대해서는 기존 징역 5년에서 15년으로 처벌 수위를 강화했다"는 보고를 국정원이 하였다고 언급했습니다. 북한 경제 상황에 대하여 국정원은 지난해 북·중 무역규모가 전년 대비 75% 감소했다고 보고했습니다. 특히 국정원은 올해 북한의 곡물 수요량은 550만 톤이지만 생산량이 440만 톤에 그쳐 접경지역 등에서 식량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신형 코로나, 국경 폐쇄, 자연재해 등으로 북한이 심각한 경제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은 사실로 보입니다. 올해 보릿고개를 북한 인민들이 어떻게 넘기고 견딜 수 있을지 많이 걱정됩니다.

목용재 :지난 16일의 경우 북한에서 광명성절이라고 부르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이었죠? 일각에서는 김정일 위원장 생일을 계기로 북한이 도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왔었는데요. 비교적 조용히 지나갔는데, 이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고영환 :북한은 올해 이른바 '광명성절'을 비교적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보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2월 16일 김정일 생일 당일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습니다. 중앙방송은 16일 오후 "김정은 동지께서 민족 최대의 경사스러운 광명성절에 즈음해 2월 16일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으셨다"고 보도했습니다. 명절 당일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은 김정일 위원장의 '업적'으로 '자위적 국방력 강화' 등을 꼽으면서 대를 이어 김정은 위원장에게 충성하며 8차 당대회와 당 전원회의 결정을 실행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노동신문은 기념 사설에서 "모든 일군·당원·근로자들은 당대회 결정 관철을 자기 자신의 운명, 후대들의 운명과 직결된 사활적인 사업으로 받아들이고 결사적인 투쟁을 벌여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북한은 2월 16일날 이른바 공로자들에게 '김정일훈장', '김정일상', '김정일청년영예상', '김정일소년영예상' 등을 각각 수여했습니다. 국제사회 일각에서 예측했던 대미, 대남 군사적 도발은 없었습니다. 북한이 2월 16일을 조용히 보낸 것은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가 현재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탓에 대미 도발을 자제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 중요하게는 신형 코로나, 제재, 국경봉쇄, 자연재해 등으로 극히 허약해진 내부형편상 북한이 미국과 한국을 자극하지 않고 조용히 지낸 것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목용재 : 이런 가운데 북한 20대 남성이 한국의 동해를 통해 한국에 왔는데 이 내용도 정리 부탁드립니다.

고영환 :한국군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17일 "한국군이 지난 16일 동해 민통선 북방에서 신병을 확보한 인원은 잠수복과 오리발을 착용했다"며 "해상을 통해 전방초소 이남 통일전망대 부근 해안으로 올라와 해안 철책 하단 배수로를 통과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합참은 "지난 16일 오전 4시 20분께 도로를 따라 북에서 남쪽으로 이동하던 해당 인원을 민통선 검문소 폐쇄회로TV로 식별하여 민통선 내 미상 인원 식별 시 작전 절차에 따라 작전 병력을 투입하여 민통선 북방에서 오전 7시 20분 그의 신병을 확보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군 측에 신병이 확보된 해당 북한 사람은 20대 초반의 청년이며 그는 조사 과정에서 한국측에 귀순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목용재 : 북한 군인을 비롯한 북한 주민들이 중국 등 제3국을 거치지 않고 비무장지대나 이번 사례처럼 동해, 서해를 통해 한국으로 귀순하는 사례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고영환 :최근 북한 군인들을 비롯하여 북한 주민들이 예전처럼 중국이나 러시라 등을 거쳐 한국으로 탈북하지 않고 한국의 동서해안, 군사분계선 등을 넘어 한국으로 귀순하는 사례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신형 코로나 감염병과 그로 인한 북중, 북러 국경 폐쇄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국경을 넘는 사람이나 짐승들을 총으로 즉각 사살하라는 북한 지도부의 지시까지 떨어질 정도로 북한이 북중 국경을 철통같이 막는 바람에 북중 국경을 통해 탈북하는 통로가 사라졌습니다. 북한에서 살기도 힘들고 북중 국경까지 올라가기도 힘들고 또 국경을 넘기도 힘들다보니 국경보다는 차라리 군사분계선이나 동, 서해 바다를 통해 한국으로 오는 것이 낫다는 생각들을 북한 주민들이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목용재: 오늘 방송 첫머리에서 위원님께서 말씀하셨다시피 북한이 신형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 제작을 위한 원천기술 확보 차원에서 해킹을 감행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그동안 다양한 분야에서 해킹을 시도해왔는데요. 미 법무부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17일 북한 정찰총국 해커 3명을 1조 4000억 원, 그러니까 12억 6000만 달러 가량을 탈취한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북한은 이런 행위를 지속할수록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