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의 비핵화 의지와 관련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조금씩 드러나고 있는데요. 기본적으로 북한이 비핵화와 관련해 지금까지 유의미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비판적인 시각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 하겠습니다.
목용재 :위원님, 지난 한 주 잘 보내셨습니까?
고영환 :잘 보냈습니다.
목용재 : 미국 현지시간으로 지난 10일 미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가 열렸는데요. 여기서 미 국방당국이 북한의 핵 문제와 관련된 견해를 내놨죠? 이 소식 먼저 전해주시죠.
고영환 :지난 10일 미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가 열렸고 여기에서 미국 국방부 당국자들은 북한이 핵 개발을 중단했다는 징후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청문회 서면 답변에서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은 "북한은 핵 능력 개발을 중단했다는 징후 없이 국제 안보 환경에 계속 위협을 가하고 있다"면서 "우리 군은 북한이 핵 및 첨단 미사일 시스템, 사이버 능력, 기타 재래식 및 신흥 비대칭 군사기술 개발을 계속하면서 점점 더 역동적인 안보 환경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계속하여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우리는 북한 정권이 비핵화를 향한 조처를 했음을 시사하는 어떤 징후도 보지 못했다"며 북한이 "새로운 능력의 가능성을 계속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청문회에서 데이비드 헬비 미 국방부 인도태평양안보 수석부차관보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이 미국과 동맹에 대단한 위협이라고 지적하면서 북한 비핵화에 전념하는 한편 위협 감소 및 한국과 일본에 대한 확장억지 공약 강화 등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습니다. 필립 데이비슨 미국 인도태평양사령관은 이날 상원 군사위원회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북한은 미국과 우리 파트너들에게 중대한 안보 위협을 제기한다"면서 "한반도 핵 상황이 해결될 때까지 우리의 가장 당면한 위협으로 남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계속하여 그는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에 대한 호전적인 자세를 다시 취하고 있다"면서 "김정은 위원장은 2019년 12월 핵과 장거리미사일 시험에 대해 스스로 취했던 유예 조치에 더 이상 얽매이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신 행정부의 북한에 대한 입장이 명확해지고 있습니다.
목용재 : 미국이 대북제재의 완전한 이행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중국의 역할을 주문하기도 했죠?
고영환 : 데이비드 헬비 국방부 인도태평양안보 수석부차관보는 지난 10일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 서면답변에서 "미국은 모든 북한 관련 제재의 완전한 이행을 증진하기 위해 모든 나라와 긴밀한 협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헬비 수석부차관보는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의 채택을 승인했고 북한이 책임을 지는 데 있어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며 "우리는 중국이 여러 유엔 대북제재 하의 의무를 지키라고 계속 촉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있어 한미일 3자의 파트너십, 즉 협력관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계속하여 그는 "최근 한국과 일본 사이의 긴장이 3자 국방 협력에 큰 피해를 입히면서 한미일 3자 파트너십은 일정 부분 어려움을 겪었다"며 "이런 긴장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군사협력 증진 방안을 계속 찾고 있으며 그런 분열은 적국을 이롭게 할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한국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을 종료하지 않기로 대담하고 신중한 조치를 해 기쁘다"고 언급했습니다. 헬비 수석부차관보의 발언의 핵심은 중국이 대북제재의 이행과 준수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 또한 미국이 한미일 삼각공조에 커다란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도 알 수 있습니다.
목용재 :다음주에는 한미 간 '2+2회담', 그러니까 외교국방 장관 간 회담이 열립니다. 미국이 한미동맹, 미일동맹 강화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소식도 전해주시죠.
고영환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오는 17일 한국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미 국무부는 지난 10일 두 장관이 한국을 방문하여 정의용 외교부 장관, 서욱 국방부 장관과 함께 한미 외교·국방, 2+2 장관회의를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한미 두 나라의 외교·국방 수장이 대면, 즉 얼굴을 맞대고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북핵 문제와 한미일 협력, 전시작전통제권전환 등 주요 현안에서 긴밀한 조율이 이뤄질 전망입니다. 쌍무 간 외교·국방 장관회의는 미국이 소수의 핵심 동맹국과만 개최해 온 회의입니다. 미국 국방부도 동일한 소식을 전하며 한국의 안보에 대한 미국의 철통 같은 헌신을 재확인하고 동북아시아와 인도·태평양, 전세계의 평화와 안보, 번영에 한미동맹이 핵심축이라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저는 미 국무장관과 국방장관의 이번 한국 방문이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이 방문이 한미동맹을 한층 발전시키고 북한 핵문제, 한반도 문제, 동북아시아와 세계 문제 등에서 한미 간 소통과 공조를 강화하는데 크게 기여하리라고 확신합니다.
목용재 : 8일에는 한미연합훈련이 시작됐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한국과 일본을 방문하기도 하고요. 한반도 문제를 비롯한 동아시아 문제와 관련해 조 바이든 행정부의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모양새입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북한이 특별한 입장은 보이지 않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고영환 :지난 8일부터 9일 간의 일정으로 2021년 전반기 한미 연합지휘소훈련이 시작됐습니다. 한미 연합지휘소훈련은 컴퓨터 시뮬레이션, 즉 전투 부대들이 실제로 움직이면서 훈련을 하지 않고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진행되는 것으로 연례적이고 방어적인 성격의 훈련입니다. 오는 18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훈련은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상황을 고려해 예년에 비해 훈련 참가 규모가 최소화됐으며 컴퓨터 시뮬레이션 형태로 진행되고 야외 군부대 기동훈련은 실시하지 않습니다. 저는 북한에서 외교관 생활을 할 때 미국이나 한국이 전쟁 준비에 몰입하는 줄 알았습니다. 제가 북한에 계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말씀드리는데 한국이나 미국은 전쟁 준비에 열을 올리지 않습니다. 주변에 전쟁 연습에 동원되는 사람도 없고 전쟁을 말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오히려 저는 북한에 있을 때 적위대 훈련, 반 항공 훈련 등을 더 많이 했습니다. 한국에서 한미연합훈련이 진행되는지 아는 사람, 그리고 이에 흥미 있는 사람은 훈련 관계자들 뿐입니다.
목용재 : 미 바이든 행정부가 점점 북한을 압박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데요. 미국이 조만간 본격적인 대북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십니까?
고영환 :미국 신 정부가 현재 진행 중인 대북정책 검토 과정에서 한국, 일본 등 역내 동맹국과 긴밀히 조율할 것이라고 강조해온 만큼 오는 17~18일 한미 외교·국방 장관 방문을 통해 북한 핵문제, 북한 문제, 한반도 문제 등에 대한 심도 있는 의견교환이 이루어질 전망입니다. 지난 9일 로이터 통신은 바이든 행정부의 고위 관리를 인용해 현재 고도로 진지한 대북 전략 재검토가 이뤄지고 있고 다음달, 즉 4월경에 이 전략 수립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지난 10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미국이 3월의 한미 외교·국방 '2+2 회담'을 계기로 현재 검토 중인 대북정책 초안을 한국과 공유하고 한국의 의견을 구하는 것이 더 강력한 대북정책을 만들고 동맹 측면에서도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맥스웰 연구원은 향후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한미동맹의 강력한 대북억지를 기반으로 대북제재를 유지하면서 원칙에 입각한 외교를 추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미국 평화연구소의 프랭크 엄 선임연구원도 지난 10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으로 하여금 미국이 선호하는 조건으로 협상을 재개토록 강압하기 위해 조심스럽고 압박을 쓰는 접근법으로 돌아갈 것을 우려했습니다. 4월경이면 바이든 신 행정부의 대북전략의 큰 그림이 그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목용재: 미국의 대북정책이 조만간 그 윤곽을 드러낼 것 같습니다. 우선 현재까지는 미국에서 북한을 압박하는 듯한 메시지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 것 같은데요. 아직까지 북한은 특별한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 내에서는 북한이 여전히 현재의 상황을 관망하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미북 비핵화 협상 재개가 가능할지, 또 언제쯤 재개될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