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코로나19 피해 평양 떠나 타 지역 체류 중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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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북한이 일주일 만에 또다시 단거리 발사체를 쏘아 올렸습니다. 올해 들어 두 번째입니다. 여전히 전 세계가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감염증 문제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이 같은 무력시위를 감행한 겁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 이와 관련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목용재: 위원님, 지난 주 잘 보내셨습니까?

고영환: 네. 잘 보냈습니다.

목용재: 북한이 일주일 만에 단거리 발사체를 쏘아 올렸죠? 먼저 이와 관련된 내용 정리 부탁드립니다.

고영환: 북한이 지난 9일 여러 종류의 단거리 발사체를 동해상으로 발사했다고 한국군 합동참모본부가 밝혔습니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9일 오전 7시36분경 북한 함경남도 선덕 일대에서 북동쪽 동해상으로 발사된 다종의 단거리 발사체를 포착했다”고 밝혔습니다. 발사체 중 3발은 최대 비행거리 200km, 고도 약 50km로 탐지됐습니다. 한국군은 북한이 초대형 방사포와 300mm 방사포, 240mm 방사포 등을 섞어서 동해로 발사한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여러 발의 발사체 중 200km를 날아간 것으로 탐지된 3발 중 첫 발과 두 번째 발의 발사 간격은 20초, 두 번째와 세 번째 발사체의 발사 간격은 1분이 넘어 한미 정보당국이 이를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이보다 일주일 앞선 지난 2일 낮 12시 37분 경 원산 인근에서 동해 북동쪽 방향으로 대형 방사포 2발을 발사한 바 있습니다. 당시 방사포탄 2발은 35km의 저고도로 240km를 비행했고 연발 사격 시간은 20초로 분석됐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4일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감염증과 싸우고 있는 남쪽 국민에게 위로의 뜻을 전달한다고 한 지 닷새 만에 북한이 군사적 도발을 감행한 것입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의 이러한 행동이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을 위해 노력하기로 한 ‘9.19 군사합의’의 기본정신에 배치되는 것으로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청와대도 북한 발사체 발사 이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관계부처 장관회의를 개최하고 북한의 행위에 대해 “한반도에서의 평화 정착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 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목용재: 일주일여 만의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고영환: 북한이 지난달 말부터 연속적으로 군사적 도발 행위들을 진행한 것을 두고 한국 통일부는 지난 10일 “대내적으로 국방역량과 내부 결속을 강화하고 대외적으로는 한미의 관심 유도와 태도 변화 등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북한은 지난달 28일과 이달 2일, 9일 모두 세 차례에 걸쳐 군 화력 훈련을 진행하고 발사체를 발사했습니다. 미국 과학자연맹의 안킷 판다 선임연구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만일 3발의 발사체가 1대의 이동식발사대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다면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개발에서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저는 북한의 연이은 군사 행동들을 대내, 대외 두가지 측면에서 분석해보고자 합니다. 대내적으로는 신형 코로나가 북한 내부에 확산되거나 그럴 조짐을 보이면서 장마당 등에서의 경제활동이 위축되고 물가도 오르면서 민심이 흉흉해지자 북한 당국이 이를 억제하고자 이런 군사적 행동을 감행했을 겁니다. 또한 신형 코로나로 인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북한에서는 모든 것이 정상적으로 작동되고 있으니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북한 인민들에게 선전하고 싶어 이 같은 행위를 보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외적으로는 미 대통령 선거전이 본격화되면서 미국 대선에 영향을 주기 위해,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북한 비핵화의 셈법을 달리하지 않으면 더 큰 도발을 할 것이라고 위협하는 데 그 의도가 있다고 봅니다.

목용재: 이번 단거리 발사체 발사 현장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있었던 것으로 포착됐는데요. 김 위원장이 외국인들이 많은 평양이 아닌 타지역에서 장기간 머물고 있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이에 대해 위원님께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고영환: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9일 전선 장거리포병부대들의 ‘화력타격 훈련’을 지도했다고 중앙통신이 지난 10일 보도했습니다. 중앙통신은 이번 훈련이 “전선 장거리 포병부대들의 불의적인 군사적 대응타격 능력을 점검하기 위한 데 목적을 두고 진행됐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2일은 원산 근방에서, 지난 8일은 함경남도 선덕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군사훈련을 지도한 것입니다. 지난 2월 29일 노동신문은 당 정치국 확대회의 결과를 공개하면서 회의 개최 일자와 장소를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당시 북한 매체들이 공개한 정치국 회의 사진을 보면 장소가 협소해 평양이 아닌 다른 곳에서 열렸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분석 중”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지난달 말 당 정치국 확대회의와 포병타격 훈련, 지난 2일과 9일의 대형방사포탄 훈련지도 등을 종합해 볼 때 김정은 위원장이 수도 평양을 떠나 강원도와 함경남도 일대 등에서 열흘 가까이 지내고 있다는 것을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저는 북한에서 외교관을 하면서 김일성, 김정일 등 북한 최고지도자가 참석하는 1호 행사들에 여러 차례 참가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북한 최고지도자가 겨울에는 어디, 여름에는 어디에서 지낸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북한 최고지도자는 여름이면 동해 해변의 경치가 수려한 곳에 세워 놓은 호화스러운 특각에서 피서를 즐겨왔습니다. 추운 겨울을 동해 바닷가에 건설된 특각에서 지낸 적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 겨울에 김정은 위원장이 동해안 쪽에 머물고 있을까요? 저는 김정은 위원장이 동해안에 열흘 이상 체류하고 있는 것은 평양이 인구도, 외국인도 많은 상황이고 거기에 신형 코로나까지 퍼지고 있으니 그런 곳을 피해 동해안에 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합니다.

목용재: 이런 가운데 한국에서는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감염증 사태로 인해 공급이 부족한 마스크를 개성공단에서 생산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죠?

고영환: 한국의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1일 개성공단을 재개해 마스크 문제를 해결하자고 주장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의 설훈 최고위원은 당 최고위원회에서 “정부와 마스크 업체가 함께 생산량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개성공단을 활용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설 위원은 “정부 노력에도 마스크 수급 문제가 해결이 안 되고 있다”며 “남북이 협력해서 개성공단 가동으로 마스크를 생산할 수 있다면 마스크 품귀 해소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막힌 남북관계 개선에도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도 “개성공단에는 면 마스크를 생산할 수 있는 순면공 3000명이 있고 방호복도 얼마든지 생산이 가능하다”며 개성공단 재개를 주장했습니다.

목용재: 위원님, 개성공단에서의 마스크 생산, 현실성이 있다고 보십니까? 그리고 북한이 아직까지 한국 정부에 왜 공식적인 방역 지원을 요청하지 않고 있는지도 궁금한데요. 이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고영환: 개성공단을 재가동해 마스크를 생산해야 된다는 여당 등의 주장에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 12일 기자들과 만나 “남측이 개성공단에서 할 수 있는 부분들은 약 70여 개의 봉제공장을 가동하는 것이고 할 수 없는 부분들은 3만 5000명의 북측 근로자 투입”이라고 밝혔습니다. 계속해 그는 이 방법이 “계산상으로는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실질적인 생산 가능 여부는 별개의 문제”라며 “현실적 여건 중 하나로 북한이 국경을 완전히 차단하고 방역에 집중하고 있는 사정도 고려해봐야 된다”고 언급했습니다. 저는 여당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개성공단 재개 문제가 현실적으로는 어렵다고 봅니다. 북한이 중국과의 국경을 폐쇄한 상황에서 신형 코로나 전염병이 확산되고 있는 한국과 공동으로 마스크 생산을 할 의도는 현재로서는 전혀 없어 보입니다. 특히 개성공단 재가동 자체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저촉될 소지가 많아 불가능해 보입니다. 한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북한에 전염병 방역 지원을 하겠다고 제안한 것에 여전히 북한이 묵묵부답인 것은 일년동안 강하게 한국을 비난한 상황에서 한국 정부의 지원을 받기는 껄끄럽다는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습니다.

목용재: 앞서 위원님께서 말씀하셨는데요. 정말 김정은 위원장이 신형 코로나 사태를 피해 평양을 벗어난 곳에서 머물고 있다면 이는 국민을 보호해야 하는 국가 최고지도자로서의 직무를 유기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같은 행태를 보였다면 엄청난 비난에 직면했을 겁니다. 북한에서도 신형 코로나로 인한 피해가 상당할 것 같은데요. 김 위원장이 한국 및 국제사회와의 방역 협력에 적극 나설 것을 기대해 봅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