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미국의 국무, 국방부 장관이 일본과 한국을 차례로 방문한 뒤 돌아갔습니다. 미국은 이번 한국과 일본 방문 계기에 한미일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요.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 하겠습니다.
목용재 :위원님, 지난 한 주 잘 보내셨습니까?
고영환 :잘 보냈습니다.
목용재 : 이번 주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이 일본과 한국을 차례로 방문했습니다. 김여정 당 부부장은 이들이 본격적인 방일, 방한 일정을 소화하기에 앞서 오랜만에 담화를 내놨는데요. 이 내용부터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고영환 :김여정 당 부부장이 지난 16일 한미연합훈련을 비난하는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이 담화에서 김여정 부부장은 "남조선 당국이 앞으로 상전의 지시대로 무엇을 어떻게 하든지 그처럼 바라는 3년 전의 따뜻한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 부부장은 이어 "남조선 당국은 또다시 온 민족이 지켜보는 앞에서 '따뜻한 3월'이 아니라 '전쟁의 3월', '위기의 3월'을 선택했다"고 말했습니다. 김 부부장은 한미연합훈련의 규모까지 문제 삼으며 "우리는 지금까지 동족을 겨냥한 합동군사연습 자체를 반대하였지 연습의 규모나 형식에 대하여 논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의 담화에서 주목되는 내용들은 우선 "앞으로 남조선 당국의 태도와 행동을 주시할 것이며 감히 더더욱 도발적으로 나온다면 북남 군사분야 합의서도 시원스럽게 파기해버리는 특단의 대책까지 예견하고 있다"고 한 부분과 또 "현 정세에서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어진 대남 대화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정리하는 문제를 일정에 올려놓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우리를 적으로 대하는 남조선 당국과는 앞으로 그 어떤 협력이나 교류도 필요 없으므로 금강산국제관광국을 비롯한 관련 기구들도 없애버리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한 부분입니다. 김 부부장은 대미 메시지도 내놨는데요. 그는 "대양 건너에서 우리 땅에 화약내를 풍기고 싶어 몸살을 앓고 있는 미국의 새 행정부에도 한 마디 충고한다"며 "앞으로 4년간 발편잠을 자고 싶은 것이 소원이라면 시작부터 멋없이 잠 설칠 일거리를 만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미국에 주의를 보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서 처음으로 내놓는 대미 메시지치고는 경고 수위가 다소 낮아 보입니다.
목용재 :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에 대해 미국과 한국이 어떤 입장을 내놨나요? 위원님께서는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를 통한 북한의 의도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고영환 :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16일 기자회견에서 김여정 당 부부장의 담화와 관련된 질문에 "우리의 목표는 항상 북한에 대한 외교와 비핵화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만 말했습니다.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계속하여 "우리는 북한에서 나온 발언에 직접 언급이나 답변할 것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사키 대변인은 "지금 당장 우리의 초점은 한반도에서 안보를 포함, 다양한 문제에 관해 우리의 파트너, 동맹과 협력하고 조율하는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김여정 부부장의 날선 발언에 사키 대변인이 직접적인 대응을 자제하면서도 미국의 목표가 북한의 비핵화에 있다는 원칙적 입장을 견지한 겁니다.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도 나왔는데요.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 16일 "한미 연합훈련이 어떤 경우에도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을 조성하는 계기가 돼서는 안 되며 이를 위해 유연하게 지혜롭게 대처한다는 것이 한국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하면서 "북한은 연합훈련을 군사적 긴장의 계기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서욱 국방부 장관도 지난 16일 김여정 부부장의 비난에 "방어적이고 연례적인 연습에 대해 비난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 역시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을 삼가는 모양새입니다.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에 담긴 북한의 의도에 대하여 질문하셨는데 저는 미국의 국방, 국무 장관의 한국, 일본 방문과 연관이 있다고 봅니다. 북한은 미국이 한반도 주변 국가들과 고위급 회담들을 연쇄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만히 있을 수도 없었을 것이고 장거리미사일 발사나 외무성 혹은 국방성 성명 발표 같은 급이 높은 대응의 경우 현재 어려운 북한의 내부 형편을 고려해 하지 못했을 겁니다. 따라서 김여정 부부장이 한 것 같은 말로 하는 수준의 대응을 하는 것이 적당하다는 판단을 북한 지도부가 한 것 같습니다.
목용재 :미국의 CNN 방송이 미국 정부가 북한의 무기시험 가능성에 대해 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는데, 조만간 북한의 저강도, 혹은 고강도 도발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고영환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 이후 북한이 처음으로 무기 시험을 준비하고 있을 수 있다는 평가를 미국 정보당국이 내렸다고 미국의 CNN방송이 지난 16일 보도했습니다. CNN은 북한의 무기시험이 수일 내에 강행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미국 정부의 여러 부처들이 북한이 실제로 도발할 때 공식적으로 어떻게 대응할지를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 관리들의 이러한 우려는 한미연합훈련이 축소된 규모로 열리고 있고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오스틴 국방장관이 일본과 한국을 차례로 방문하는 상황에서 나온 것입니다. 저는 미 국무, 국방장관들의 한국, 일본 그리고 향후 중국과의 회담 등 과정에서 북한에 대한 지적이나 언급이 나올 경우 그 강도를 분석한 뒤 북한이 단거리, 중거리 혹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등 이른바 맞춤형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목용재 : 블링컨 장관과 오스틴 장관의 한국, 일본 방문 내용도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일본 방문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고영환 :먼저 미국 국무, 국방장관의 일본 방문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미국과 일본은 지난 16일 도쿄에서 미일 외교·국방장관, '2+2 회담'을 가졌습니다. 미일 '2+2 회담'에는 미국 측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과 일본 측의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 기시 노부오 방위상이 참석했습니다. 회담 이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미일 외교·국방장관은 한국과 미국, 일본 3국의 협력에 대해 "우리가 공유하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전, 평화 및 번영에 필수적"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미국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압력 수단을 포함해 모든 선택지를 열어 놓고 검토하고 있으며 특히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이나 인권 문제에 중점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목용재 : 블링컨, 오스틴 장관은 지난 17일부터는 한국을 방문했는데요. 이들의 한국 방문 소식도 정리 부탁드리겠습니다. 또한 이와 관련해 종합적인 평가도 부탁드립니다.
고영환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오스틴 국방장관이 17일부터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지난 17일 오후 먼저 한국에 도착한 오스틴 장관은 서욱 국방부 장관과 가진 회담에서 "한반도 주변과 동북아 지역,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공동의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한일 관계 개선을 통한 한미일 협력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블링컨 장관도 같은 날 한국의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회담을 가졌습니다. 지난 18일 오전에는 한미 외교, 국방 장관이 참석하는 '2+2 회의'가 열렸으며 이날 오후에는 두 명의 미국 장관들이 문재인 대통령을 의례 방문하여 한미동맹 강화문제, 북한의 비핵화 문제, 남북 및 미북대화 재개문제 등에 대한 의견들을 교환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고위급 인사들인 국무장관과 국방장관 두 명을 동시에 한국과 일본에 보낸 것은 미국의 새로운 정부가 미국과 한국, 미국과 일본관계를 얼마나 중시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방증입니다. 지금 중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영향력을 강하게 과시하고 있고 북한도 핵무기 고도화를 추진하면서 미국과 한국에 대한 위협을 증대시키고 있습니다. 미국 국무, 국방장관들의 한일 방문은 북중 두 나라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하여 미국이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동맹국들과 지혜를 모으고 공동으로 대처하는 과정의 일환으로 볼 수 있습니다.
목용재: 위원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한국과 일본을 방문한 자리에서 한미일 3국 간의 협력을 강조했고 이를 통해 북한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미국의 경우 조만간 대북정책 검토를 마칠 것으로 보이고 이와 같은 미국의 움직임에 북한이 향후 어떤 대응을 내놓을지도 주목되는 상황입니다. 북한이 도발을 통해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려 했던 과거와 같은 오판을 더 이상 하지 않길 바라봅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