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다음 주면 한국 국회의원 선거가 열립니다. 한국 국민들을 대변하는 국회의원들을 선출하는 절차이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매우 중요한 행사라고 볼 수 있는데요. 오늘은 오는 15일 열리는 국회의원 선거와 관련해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목용재 : 위원님, 지난 주 잘 보내셨습니까?
고영환 : 네. 잘 보냈습니다.
목용재 : 한국에서 오는 15일 국회의원 선거가 열립니다.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사태에도 불구하고 선거가 강행되는군요. 전반적인 진행 상황 정리 부탁드리겠습니다.
고영환 :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감염병이 계속해 진행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한국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15일 전국에서 국회의원들을 뽑는 선거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며 이에 앞서 10일과 11일에는 전국 3508개의 사전 투표소에서 사전 투표가 진행된다고 밝혔습니다. 사전 투표란 여러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투표 당일 투표하기 어려운 유권자들이 별도의 신고 없이 자신이 접근하기 편한 사전 투표소에서 투표를 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오는 15일 진행되는 국회의원 선거 당일은 공휴일이며 이날에는 자신의 주소지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자신이 지지하는 국회의원 후보와 정당에 투표를 하면 됩니다. 신형 코로나 감염병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선관위, 즉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유권자가 안심하고 투표할 수 있도록 사전투표, 본 투표 당일들을 전후해 투표소의 방역 작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유권자들은 투표소 입구에서 발열 체크, 즉 비접촉식 체온계로 체온이 37.5도 이상의 열이 나는지 확인을 받은 뒤 소독제로 손을 소독한 후 1회용 위생장갑을 착용해야 투표소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 방송을 청취하고 있는 일부 청취자분들께서 왜 신형 코로나가 잦아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도 굳이 선거를 진행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품을 수 있을 겁니다. 설명을 드리자면 한국은 자유민주주의 사회이고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입니다. 대통령, 국회의원, 도지사나 시장도 국민이 직접 선거로 뽑기 때문에 선거는 매우 중요합니다.
목용재 : 우선 청취자분들이 제일 관심 있게 보실 부분은 한국 내 주요 정당들이 어떤 대북정책을 공약으로 내놨는지일텐데요. 위원님. 한국 내 주요 정당들의 대북정책 공약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고영환 : 지난 9일 한국방송 KBS에서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 토론회에는 여야 각 정당 비례대표 후보들이 참석해 남북관계와 외교정책 등에 대한 각 당의 입장들을 밝혔습니다. 집권 여당의 비례대표 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김홍걸 후보는 "시민당은 남북의 평화와 교류를 확대해 한반도의 새로운 시대를 열고 더 나아가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의 공존, 새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습니다. 범여권에 속하는 열린민주당의 최강욱 후보는 "대북 문제는 북한의 이중적 지위를 최대한 감안해야 한다"며 "헌법에 명시된 평화 통일이라는 과제 완수를 위해 북한과 끊임없이 대화하고 신뢰를 쌓아가며 민족의 숙원인 통일을 앞당겨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한국의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의 비례 위성정당, 미래한국당의 조태용 후보는 "북핵 문제에 실질적인 진전이 없고 북핵 미사일 능력만 강화됐다. 북한은 중재자를 하겠다는 우리와 얼굴조차 맞대기를 거부하며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모욕과 막말을 퍼부었다"면서 "한국당은 강한 국가안보와 튼튼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한국 내 최초의 탈북민들의 정당인 남북통일당은 북한인권재단의 조속한 출범과 한국 내 북한 인권 기록 박물관 설립 등을 선거 공약으로 내걸면서 한국 대통령이 탈북민을 부통령으로 지명하도록 하는 통일준비법도 제정할 것이라고 밝혀 관심을 끌었습니다.
목용재 : 위원님께서 한국 내 주요 정당들의 대북정책 공약을 소개해주셨는데요. 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고영환 :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은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의 대북정책으로 남북 이산가족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상시 상봉 사업의 추진, 개성공단 재가동과 확대를 위해 북한과 관련 접촉, 희토류 등 북한 자원 광물에 대한 남북 공동 개발 등을 제시했습니다. 한국의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은 북한인권재단을 조속히 가동시키고 탈북민들의 강제북송 금지법을 제정하며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 간 핵 동맹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공약을 보면 평화, 교류, 협력 등과 같은 단어들이 먼저 눈에 띕니다. 지금 세계적인 문제가 되고 있는 북한의 비핵화 문제에 대한 해법, 북한인권개선 대책 등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야당인 미래통합당이 내놓은 대북정책은 북핵 문제, 북한인권 개선 노력 등을 강조해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북한 주민들의 삶의 질을 어떻게 개선하고 북한 주민들과의 접촉면을 어떻게 늘릴지 구체적인 방안은 내놓지 않아 아쉽습니다.
목용재 : 이번 한국 국회의원 선거에서 주목되는 점은 한국 내 탈북민들의 정치권 진출 시도가 그 어느 때보다 두드러지고 있다는 겁니다. 위원님께서도 탈북민으로서 탈북민 국회의원 후보들에게 어떤 점을 기대하고 계십니까?
고영환 : 오는 15일 치러질 한국의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여러 명의 탈북민들이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 소속으로 서울 강남 지역에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출마했습니다. 태 전 공사는 지난 6일 한국의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에서 주관한 후보자 토론회에서 대한민국 헌법에 따라 귀순의사를 밝힌 북한 주민을 반드시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미래통합당의 비례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한 지성호 전 나우 대표는 지난 7일 사회관계망 서비스인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선거에 당선된다면 한국 내 탈북민들의 더 나은 삶과 많은 탈북민들이 안전하게 한국으로 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내 탈북민들이 주도하는 남북통일당의 비례대표 후보인 김주일 국제탈북민연대 사무총장은 지난 7일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에서 주관한 비례대표 후보자 토론회에서 "우리 민족의 생존을 위해선 통일이 필수"라며 이를 남북한 주민들이 함께하는 남북통일당이 이뤄내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는 북한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전 공사, 북한에서 꽃제비로 지내다가 탈북해 인권단체에서 일한 지성호 전 대표, 김주일 사무총장과 이애란 자유통일문화원장 등 탈북민들이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이 출마했습니다. 저는 탈북민 출신 국회의원이 나온다면 탈북민들의 한국사회 정착과 삶의 질 향상, 북한 주민들의 인권개선을 넘어 북한 주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활동들을 하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꽃제비 출신의 지성호 전 대표가 한국 최고 권력 기관인 국회로 입성한다면 천지개벽이 일어날 수 있다고 봅니다. 이는 북한 주민들의 통일에 대한 열망에 불을 지필 것으로 확신합니다.
목용재 : 북한은 한국 국회의원, 대통령 선거 때마다 선전매체들을 동원해 선거개입을 해왔는데요.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의 북한의 개입, 어떻게 평가하고 계십니까?
고영환 : 북한의 대남 인터넷 매체인 우리민족끼리가 지난 7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야당인 미래통합당을 동시에 비판했습니다. 우리민족끼리는 "괴이한 48.1cm"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번 총선에 등장한 투표용지의 길이가 48cm에 달한다면서 "이번 총선에서 민생은 안중에 없이 오직 권력욕에만 미쳐 돌아가는 정객들을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국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4.15 총선 비례대표 선거에 나선 정당은 35개입니다. 이에 따라 정당 투표 용지의 길이는 지난 총선 당시의 기록을 갱신해 48.1cm로 늘어났는데 북한이 이를 비난한 겁니다. 북한은 노동당이 유일한 당이고 최고인민회의 후보자도 당이 결정한 후보자 한 명뿐입니다. 그러나 한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누구나 원하면 정당을 만들 수 있습니다. 탈북민들의 정당인 남북통일당도 그렇게 만들어졌습니다. 북한은 한국의 모든 선거 때마다 선거에 영향을 주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개입을 다 해왔습니다. 그런 개입을 해서 한국의 자유민주주의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이는 커다란 오산입니다.
목용재: 위원님께서도 말씀하셨다시피 이번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유례없이 많은 탈북민들이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과거 탈북민 출신 국회의원으로는 조명철 전 새누리당 의원이 유일했는데요. 이번 국회의원 선거를 통해서는 그보다 많은 탈북민들이 당선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들이 당선돼서 북한인권 개선과 통일준비를 위해 큰 역할을 하길 기대해봅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