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지난 15일 북한의 최대 명절인 김일성 주석의 생일, 즉 태양절이었습니다. 관련 행사를 5년마다 성대히 치르는 정주년도 아니었고 여러 상황 때문에 이번 김일성 주석의 생일은 통상적인 수준으로 치러졌는데요. 이런 가운데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발사관을 탑재한 잠수함과 관련한 동향이 지속적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 하겠습니다.
목용재 :위원님, 지난 한 주 잘 보내셨습니까?
고영환 :잘 보냈습니다.
목용재 : 북한 최대 명절인 김일성 주석의 생일이 지난 15일이었습니다. 정주년이 아니기 때문에 성대히 치르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았는데요. 실제 어땠습니까?
고영환 :기자님께서 말했듯이 올해 이른바 태양절은 정주년이 아닙니다. 그래서인지 올해 태양절 행사는 대내적으로 비교적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습니다. 지난 14일 노동 신문 등 북한 매체들에 따르면 김일성 주석 생일을 맞아 중앙사진전람회 '언제나 인민들과 함께 계시며' 개막식과 직총중앙노동자예술선전대 공연 '영원한 우리 어버이' 등이 지난 13일에 진행됐습니다. 이와 함께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9주년을 축하하는 중앙의 예술선전대들과 평양시 안의 기동예술선전대, 예술소조들이 지난 11일에 이어 13일 수도 곳곳에서 야외 공연들을 진행했습니다. 지난 4월 1일 평양·평성·함흥·사리원 등에서 만경대상체육경기대회 등이 개최됐으며 4월 5일부터 15일까지는 평양 시내 경기장들에서 '태양절 경축 전국 도 대항 군중체육대회-2021'이 진행됐습니다. 한편 김정은 위원장은 리설주와 함께 금수산궁전을 참배했고요. 또한 김 위원장이 지난 13일 당 제6차 세포비서대회 참가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였다고 노동신문이 전했습니다. 북한이 이른바 "민족최대의 명절"이라고 하는 이번 태양절은 대규모의 대외, 대남 적대행위가 없었습니다. 북한은 대내행사들에만 집중해 태양절을 치른 모양새입니다.
목용재 : 북한 당국이 이번 김일성 생일과 관련된 행사를 예년 수준으로 치른 것은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 상황 관리에 대한 자신감 표출이라는 평가도 나왔죠?
고영환 : 지난 13일 한국 통일부는 북한이 올해 김일성 주석의 생일 기념행사를 예년 수준으로 재개한 것은 신형 코로나 감염증 상황 관리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이날 취재진과 만난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지난해 신형 코로나 방역 조치로 태양절 기념행사 대부분을 하지 않거나 규모를 대폭 축소했던 것에 비해 올해는 신형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행사를 대부분 회복한 걸로 보인다"고 언급했습니다. 계속하여 그는 "최근 당세포비서대회 등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참석하는 대규모 당 행사들이 개최됐다"며 "북한이 국가적으로 필요한 대규모 행사는 대면 방식으로 개최할 수 있다는 상황 관리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평양에서 열렸던 6차 세포비서 대회참가자들 사진이 노동신문 등에 실렸는데 이 사진을 보면 참석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앉아 있었습니다. 세포비서대회를 마스크 착용 없이 진행하고 체육경기대회, 전시회 등을 진행하는 것을 보면 적어도 평양에서는 신형 코로나가 크게 퍼지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북중 국경이 아직도 닫혀 있는 것을 비롯하여 장마당 운영 시간도 통제되고 주민들 이동도 자유롭지 못한 것으로 보아 북한이 전국적 범위에서 신형 코로나 상황을 완벽하게 통제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목용재 :북한의 잠수함 건조 동향과 관련된 소식도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고영환 :한미 정보 당국은 북한이 3000톤 급으로 추정되는 잠수함의 건조를 끝내고 진수식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정보 당국의 이런 평가는 잠수함 건조 시설이 있는 함경남도 신포조선소에서 일련의 움직임이 있었다는 미국 연구기관의 최근 분석이 제기된 직후 나와 주목됩니다. 복수의 한국 정부 소식통들은 지난 11일 "북한이 2019년 7월 공개했던 3000톤 급 추정 잠수함의 건조 작업을 이미 완료했다는 것이 한미 정보 당국의 공동된 평가"라고 밝혔습니다. 한국 군과 정보 당국은 1800톤 급 잠수함을 개조해 건조한 3000톤 급 잠수함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3발을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 잠수함은 신포조선소에 있는 길이 190여 미터, 폭 36미터의 대형 건물 안에서 건조됐고 지난 2019년 7월 김정은 위원장이 해당 잠수함 건조장을 시찰한 장면이 공개되면서 확인됐습니다. 미국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지난 10일 민간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신포조선소에 있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즉 SLBM 시험용 바지선에서 미사일 발사관이 제거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기존 발사관을 정비하거나 더 큰 SLBM을 담을 수 있는 새 미사일 발사관 혹은 새로운 발사 장치로 교체하는 작업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입니다. 한국 군 당국도 지난 12일 북한이 잠수함을 건조하는 함경남도 신포조선소에서 최근 활발한 움직임들이 포착된 사실과 관련하여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과거 핵실험, 대륙간탄도미사일 등을 발사한 북한이 이번에는 새로 건조된 잠수함에서 잠수함 발사탄도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국방력을 과시하고 미국을 자극, 압박해 북한 문제에 미국의 시선을 붙잡아 두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평가합니다.
목용재 : 이와 관련해 미국 정보당국이 북한이 대량살상무기(WMD) 재개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최근 북한의 잠수함과 관련된 소식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서 더 주목되는데요. 실제 북한의 WMD 시험 재개가 임박했다고 보십니까?
고영환 :김정은 위원장이 대미압박을 위해 올해 핵실험이나 장거리미사일 시험발사 재개를 검토할 수 있다는 미 정보당국의 평가가 나왔습니다. 미 국가정보국장실은 지난 13일 '미 정보당국의 연례위협평가' 보고서 '대량살상무기' 항목을 통해 "가까운 미래에 북한의 대량살상무기가 위협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미 국가정보국장실은 보고서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이 북한의 조건대로 그와 협상하게 만들려고 올해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여부를 검토할지도 모른다"고 전망했습니다. 보고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핵실험과 ICBM 시험재개를 포함해 다수의 공격적이고 잠재적인,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위를 할 수 있다고 분석하면서 "김정은 위원장은 재래식 군사력 현대화 시도와 핵무기 및 미사일 개발, 제재 회피, 사이버능력 등을 통해 핵 보유국으로서의 인정과 위신, 안보를 얻는 목적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신형 코로나, 제재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이 인민들의 불만을 외부의 적으로 돌리기 위해 가까운 시일 내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포함한 대량살상무기들의 시험을 진행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저는 전망합니다.
목용재 :이런 가운데 미국 정보 당국이 미국의 위협 국가도 꼽았죠? 여기에 북한이 포함돼 있었는데요. 이 소식도 전해주시죠.
고영환 :미 국가정보국장실이 발표한 '미 정보당국의 연례위협평가' 보고서에서 미국 정보당국은 미국에 대한 위협 국가 가운데 중국을 1순위로 꼽았습니다. 중국 다음으로 미국에 위협적인 국가들로는 러시아, 이란, 북한을 차례로 꼽았습니다. 보고서는 "중국과 러시아, 이란, 북한은 세계적 전염병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미국 동맹을 희생시켜 자신들의 이익을 증진하려는 의도와 능력을 입증했다"고 평가하였습니다. 이 보고서를 토대로 지난 4월 14∼15일 미 상·하원이 미국에 대한 위협을 평가하는 청문회를 열었고 동 청문회에는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 국장과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 국장,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 국장 등이 참석했습니다. 향후 미국 대외정책의 바탕이 될 수도 있는 이 보고서에 북한이 중국, 러시아, 이란 등과 같은 나라들과 미국에 위협적인 나라들로 꼽혔다는 것은 미 당국이 북한 문제를 얼마나 심각하게 보는지, 세계에서 현재 북한이 차지하고 있는 위치가 어디인지를 보여줍니다.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하여 북한 경제를 발전시키고 인민 생활을 향상시키기 위해 북한이 갈 길이 아직 너무 먼 것 같습니다.
목용재 : 위원님께서 북한이 가까운 시일 내에 대량살상무기의 시험을 재개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전망하셨는데요. 북한이 이 같은 도발을 벌인다면 과거 미국의 오바마 행정부 당시 그랬던 것처럼 미북 비핵화 대화는 상당 기간 성사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여전히 미국 정부가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인만큼 북한도 이를 고려해 대량살상무기 시험과 같은 무모한 도발을 하지 않길 바라봅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