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공개석상 모습 드러내지 못할 정도의 건강 이상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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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제기됐습니다. 그동안 북한 최고지도자의 건강과 관련한 소식은 많았지만 실제 사실로 밝혀진 바는 드문데요.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 제기로 이번 주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정세가 혼란스러웠습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 합니다.

목용재 : 위원님, 지난 주 잘 보내셨습니까?

고영환 : 네. 잘 보냈습니다.

목용재 : 이번 주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제기됐었죠. 먼저 어떤 내용이었는지 정리 부탁드리겠습니다.

고영환 :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근 심혈관계 시술, 혹은 수술을 받은 것으로 지난 20일 전해졌습니다. 북한 전문매체인 데일리NK는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12일 향산 진료소에서 심혈관계 시술을 받고 그 지역에 머물며 의료진들의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해 8월부터 심혈관 질환으로 힘들어 했는데, 최근 백두산을 지속해서 다녀오면서 더욱 심해졌다고 한다"며 "백두산은 기압이 낮아 혈압이나 심혈관 쪽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여러 번 가거나 오랫동안 머물면 안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김정은 위원장이 시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날짜인 지난 12일 평양에서 헬기가 뜨는가 하면 이와 비슷한 시점에 1호 전용 차량의 이동도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김정은 위원장이 수술을 받은 후 심각한 위험에 빠진 상태라는 정보를 미국 정부가 주시하고 있다고 미국 CNN방송이 사안을 직접 알고 있다는 미국 관리를 인용해 현지시간으로 지난 20일 보도했습니다. CNN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15일 김일성 주석의 생일 행사에 불참했으며 이에 따라 그의 건강을 둘러싸고 추측이 제기됐다고 하면서 CNN이 미국 중앙정보국, 미 국가안전보장회의, 국무부, 한국을 상대로 취재에 나섰다고 보도했습니다. CNN보도가 있은 직후 여러 나라의 통신사, 신문사, 방송사들이 이 소식을 긴급하게 전하면서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 악화 소식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목용재 :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대한 한미정부의 입장과 각계 반응도 짚어주십시오.

고영환 : 김정은 위원장의 심혈관계 수술 소식이 전해진 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1일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대한 일부 보도와 관련해 "우리는 모른다, 나는 그 보도가 사실이라는 것을 알지 못한다"고 기자들에게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있은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의 건강과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그가 잘 있기를 바란다"며 이렇게 밝혔습니다. 계속해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보도에서 말하는 그런 종류의 상태라면 매우 심각한 상태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가 잘 있기를 바란다"고 언급했습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지난 22일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보를 얻기 위해 북한에 연락을 시도해봤는가' 등의 질문을 받고 "나는 어떠한 것도 더할 게 없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저녁 말한 대로 우리는 북한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 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청와대는 지난 22일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과 관련해 "어제 북한 내부에 특이동향이 식별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냈는데 그 입장은 오늘도 유효하다"고 밝혔습니다. 청와대의 다른 핵심 관계자는 김정은 위원장이 원산에 있다는 내용의 보도나 수술을 받았다는 보도의 진위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김 위원장이 원산에 있는지 다른 곳에 있는지 확인해드릴 수 없다"며 "수술 여부도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답변했습니다. 한편 미국의 NBC 방송은 지난 21일 "한국 정부는 김 위원장이 위중하다는 설에 의구심을 제기했지만 미 당국자들은 심장 수술 후에 김정은 위원장이 정상 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하는 등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은 증폭되고 있습니다.

목용재 :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이 확실한 2인자로 부상했다는 소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고영환 : 일본의 요미우리 신문은 지난 22일 작년 말부터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긴급 시 최고지도자 권한을 대행하는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고 한미일 협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요미우리 신문 보도에 따르면 평양에서 작년 말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사망 등을 이유로 통치를 할 수 없게 될 경우 '권한을 모두 김여정에게 집중한다'는 내부 결정이 내려졌다고 합니다. 한미일 소식통은 "그 이후 김여정 부부장 명의로 당과 군에 지시문이 많이 내려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여정 부부장은 지난달 3일과 22일에 자신의 명의로 남북, 미북관계에 관한 담화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저는 김여정 부부장이 당 조직지도부 제 1 부부장인 것을 고려할 때 외무성이나 당 통전부가 해야 할 일을 김여정 부부장이 한다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는 판단을 한 바 있었습니다. 김여정 제 1 부부장에게 이토록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은 김 위원장이 11일째 공개활동의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심장 수술설, 건강 악화설까지 나오는 것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국제사회 일각에선 김정은 위원장의 후계자로 '백두혈통'이라고 하는 김여정 제1부부장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저도 현재 김여정 부부장이 북한에서 2인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목용재 : 육안으로 봤을 때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가 썩 좋아 보이지는 않기 때문에 언제든 김 위원장의 건강에 이상이 발생해도 이상할 것 같진 않습니다. 다만 관련 소식의 신뢰성 판단은 차원이 다른 문제로 보이는데요. 위원님께서는 최근 이번에 제기된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고 계십니까?

고영환 : 지난 14일 한국군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14일 아침 강원도 문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여러 발을 발사했다고 밝혔습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14일 오전 7시 이후 40여 분에 걸쳐 발사체 수 발을 발사했으며 미사일 발사 이후에는 원산 일대에서 수호이 전투기와 미그 전투기들이 공대지미사일 등 무기를 발사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하루가 지난 4월 15일 북한은 이 훈련에 대해 아무런 보도도 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이 이 훈련을 참관했는지에 대해서도 침묵을 유지했습니다. 이는 김정은 위원장이 사라지기 전인 지난 4월 11일 김정은 위원장이 서해지구에서 비행훈련 등을 참관한 소식을 12일에 상세히 전한 것과 대조됩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15일 이른바 '태양절'에 금수산기념궁전에 있는 김일성 주석의 시신에 참배도 하지 않았고 이와 관련된 보도도 없었습니다. 이른바 '김일성 민족'이라고 하는 북한이, 김일성 주석의 백두혈통이라고 하는 김정은 위원장이 김일성 주석 시신에 참배하지 않은 것은 불충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앞뒤 상황을 종합하여 보면 적어도 김정은 위원장이 수술, 골절 등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할 수준의 건강 이상은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목용재 : 사실 그동안 북한 최고지도자의 신변 이상설, 사망설은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이렇게 지속적으로 북한 최고지도자의 신변 이상설 등이 제기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고영환 : 김정은 위원장이 이른바 '태양절' 행사 등에 모습을 보이지 않아 그의 신변에 이상이 생겼다고 보는 것은 그의 건강이 좋지 않아 보이기 때문입니다. 김 위원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함에 따라 집권한 이후부터 급격히 살을 찌워 왔습니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지난 2016년 국회에서 집권 당시 키 170cm 정도에 90kg 정도였던 김 위원장의 몸무게는 5년 정도 만에 130kg까지 불어난 것으로 보고했습니다. 어린 시절 마른 체형이었던 김 위원장이 할아버지인 김일성과 비슷한 외모를 만들기 위해 억지로 몸집을 불린 결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국가정보원은 김정은 위원장이 심장계통 질환, 당뇨병 등 심혈관계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 바 있습니다. 지난 2018년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백두산 천지에 오르면서 힘들어하는 김 위원장의 모습을 전세계가 지켜보기도 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건강에 대한 각종 소문이 난무하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다시 공식석상에 모습을 나타낼 때 까지는 건강에 문제가 생긴 것이라는 관측이 수그러들지 않을 겁니다. 사태의 추이를 저희들도 예의 주시하면서 관련 소식이 들어올 때마다 청취자분들께 전해드리겠습니다.

목용재: 네. 이번주는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로 떠들썩했습니다. 사망설까지 제기되기도 했는데요. 위원님 말씀처럼 김일성 주석의 생일에 김 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은 이례적인 일인 만큼 김 위원장이 지속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경우 관련된 소문과 억측이 계속 증폭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 위원장의 재등장 여부에 대해 앞으로 주시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