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방역협력 관심사 아닐 것…남북협력 재개 가능성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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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지난 10일은 문재인 한국 대통령의 취임 3주년이었습니다. 문 대통령도 이를 맞아 특별연설을 했는데요. 남북협력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북한이 과연 호응해 올지 주목됩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 합니다.

목용재 : 위원님, 지난 주 잘 보내셨습니까?

고영환 : 네. 잘 보냈습니다.

목용재 : 지난 주말인 10일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취임 3주년을 맞아 특별연설을 했죠? 북한과 관련된 내용 정리 부탁드리겠습니다.

고영환 : 지난 10일은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취임한 지 3년이 되는 날입니다. 이날에 즈음하여 문 대통령은 한국이 당면한, 현재 제기되고 있는 문제들 그리고 향후 전망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저는 여기서 문 대통령이 북한과 관련해 내놓은 입장과 관련 사항에 대해 문 대통령의 발언을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문 대통령은 남북 문제에 대해 "남과 북도 인간 안보에 협력해 하나의 생명 공동체가 되고 평화 공동체로 나아가길 희망합니다"라고 짧게 언급했습니다. 한국 기자가 북한 문제에 대해 한 문장만 언급한 이유, 그리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답례방문 문제, 남북협력 사업 등에 대한 질문을 하자 문 대통령은 "취임 3주년 연설이기는 하지만 국정 전반을 다 말씀드리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여러 가지 경제 위기, 또 국난 극복을 위한 대책 쪽에 집중해서 말씀드렸다는 것을 이해를 해 주시기 바란다"며 "제가 거듭 제안하는 것은 이제는 북미 대화만 바라보지 말고 남북 간에 있어서도 할 수 있는 일들은 찾아내서 해 나가자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기존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에 저촉되지 않는 사업들도 있고, 또 일부 저촉된다 하더라도 예외 승인을 받을 수 있는 사업들도 있기 때문에 그런 사업들을 함께 해나가자고 지금 제안하고 있는 것" 이라며 "특히 지금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국면과 관련해서는 남북이 모두 신형 코로나 대응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또 남과 북 모두가 이번 코로나 대응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또 다시 2차 팬데믹, 즉 전염병 대유행이 닥쳐올 것이라고 많은 전문가들이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그에 대비하는 차원에서라도 남북이 함께 방역에 협력하고 공조한다면 남북 모두의 국민들의 보건과 안전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차원에서 방역에 대한 우선적인 협력을 제안했다"고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은 신형 코로나로 인한 상황이 진정되는대로 한국 정부의 제안을 북한이 수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대화하고 설득할 것이라는 입장도 밝혔습니다.

목용재 : 결국 한국 정부는 방역 협력을 통해 남북 교류 협력을 재개한 뒤 이를 확대하겠다는 계획 같은데요. 문제는 북한이 이에 호응해올지 여부입니다. 위원님께서는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의 이 같은 제안을 수용할 것으로 보시는지요?

고영환 : 한국 정부는 그동안 신형 코로나 방역협력을 시작으로 남북협력 확대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왔고 철도연결, 개별관광, 이산가족 상봉, 비무장지대의 국제평화지대화 등 다양한 제안을 했지만 북한은 현 시기까지 묵묵부답의 태도를 보여 왔습니다.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신형 코로나 방역 부문에서의 남북협력을 또 다시 제안했지만 북한이 긍정적으로 호응해 올지는 미지수입니다. 북한 비핵화 협상에서 성과가 나지 않았고 그래서 미북관계가 교착국면에 빠져 전진하지 못하고 있는 현 상황을 고려해 볼 때 남북협력이 재개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저는 평가합니다. 지난해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은 영변 핵시설을 폐기하는 조건으로 미국과 국제사회가 북한에 걸고 있는 주요 제재들을 해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이에 미국은 영변 플루토늄 시설 이외의 것들도 폐기하라고 반박했고 이에 따라 미북회담은 결렬된 바 있습니다. 북한은 한국 정부를 이용해 미국과 협상하고 부분적인 비핵화를 구실로 대북제재를 완화하려 했는데 그러한 구상이 미국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고 따라서 북한은 한국과 그 무엇을 해 봐야 소용이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지금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를 발전시켜 모든 제재를 푸는 것이 목표이며 신형 코로나 방역 같은 문제는 관심조차 없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목용재 : 김연철 한국 통일부 장관은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가 해결되면 북한 개별관광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는데요. 위원님께서는 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고영환 : 지난 12일 한국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강연에 참석한 김연철 한국 통일부 장관은 신형 코로나 상황이 해결되면 북한 개별 관광을 집중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금 세계는 신형 코로나와 전쟁 중이고 북한도 예외가 아닙니다. 북한은 자국에 신형 코로나가 없다고 하지만 북중이 국경을 같이하고 있고 무역관계가 긴밀하다는 점 등을 고려해 볼 때 이 주장은 설득력을 잃을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북한은 북중 국경을 봉쇄하고 있고 그래서 체제에 덜 영향을 주는 중국 관광객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제재 문제까지 존재합니다. 물론 한국 국민들의 북한 개별관광은 미국이나 국제사회의 제재에 직접적으로 저촉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을 막기 위해 외화의 유입을 차단하는 등 대북제재를 이행하고 있는데다가 대북제재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이 한국 정부의 개별관광 추진을 불편하게 볼 수 있다는 점 등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북한은 신형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고 종식되면 중국 단체 관광객부터 받을 것으로 저는 전망합니다. 북한 지도부에 있어서 한국 관광객을 받는 것은 정치적으로 위험 부담도 크고 개별관광은 수익성이 좋지도 않습니다. 따라서 비록 신형 코로나 사태가 진정된다고 하더라도 한국 관광객의 북한 개별 관광까지는 갈길이 멀다고 판단합니다.

목용재 : 이런 가운데 한국 통일부가 북한 주요 인물들의 정보를 담은 자료집을 발간했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고영환 : 한국의 통일부는 지난 13일 2019년 이후 북한의 주요 인물 활동, 신규인물 등을 추가한 총 1189쪽 분량의 '2020 북한 인물정보'와 '2020 북한 기관별 인명록'이라는 제목의 책자를 발간했습니다. 지난해 1월과 비교해 올해 4월 기준으로 당 정치국 위원은 박태성, 김영철, 최부일, 오수용 등 4명만 유임되고 김재룡, 리일환, 최휘, 리병철 등이 대거 충원됐습니다. 정치국 후보위원으로는 김여정을 제외하고 김형준, 허철만, 리호림, 조용원, 리선권이 이름을 올리는 등 80% 가량이 교체됐습니다. 여기에서 주목되는 인물들은 김여정 제 1 부부장, 현송월 당 부부장 등 김정은 위원장의 측근들과 북한의 대남, 해외 공작, 외교 활동을 책임지는 북한군 정찰총국장, 호위사령관, 외무상 등의 인물들입니다. 림광일이 정찰총국장으로, 곽창식이 호위사령관으로, 위성일이 제1부총참모장, 김정호가 인민보안상으로 새로 임명된 것이 이번에 확인됐습니다.

목용재 : 이번에 통일부가 발간한 자료집은 지난해 말부터 이뤄진 북한의 주요 정치 행사 결과가 반영된 것인데요. 북한의 주요 인사들이 대거 교체됐군요. 위원님께서는 북한에서 최근 단행된 인사 가운데 주목하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까? 또 북한이 주요 인사들을 대폭 물갈이한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으로 봐야 할까요?

고영환 : 지난 1년 남짓한 기간에 당 정치국 위원, 후보위원이 80% 이상 교체된 것을 두고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김정은 위원장의 친정체제가 공고화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평가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계속하여 "김 위원장 집권 이후, 특히 최근들어 지속적인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저는 김일성 주석, 김정일 위원장 시기와 비교해보면 김정은 위원장의 간부 교체주기가 매우 짧다는 분석부터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이 성과 중심주의로 나가면서 간부들이 성과를 내지 못하면 곧바로 갈아치우는 인사 성향이 있다고 평가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북한이 국제사회로부터 제재를 받고 있어서 당, 정, 군 간부들이 성과를 내기가 매우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는 겁니다.

목용재: 한국 정부가 남북협력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는데요. 이에 대해 한국 내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북한 비핵화 협상이 진척되지 않고 있는 상황인데다가 북한은 이 같은 한국 정부의 제안에 호응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인데요. 특히 한국 정부가 조급하게 남북협력에 나서다가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조에 균열이 생기는 것은 아닐지 염려됩니다. 남북협력은 국제사회와 발을 맞추며 진행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