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북한이 최근 발사한 미사일을 둘러싸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내에서 이 같은 논란이 계속되고 있고, 미일 정상회담에서도 이와 관련된 미일 간의 이견이 드러났습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목용재 : 위원님, 지난 한 주 잘 지내셨습니까?
고영환 : 네 잘 보냈습니다.
목용재 : 최근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과 관련해 논란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번주에 미국 고위 관료들은 북한이 최근 발사한 미사일에 대해 비판했는데요. 우선 이 내용 소개해주십시오.
고영환 :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5월 25일 이달 초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AP통신,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은 볼턴 보좌관이 일본 도쿄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는 북한에 대해 어떠한 탄도미사일 발사도 금지시켰다"며 "북한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의 측면에서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볼턴 보좌관은 "북한이 5월4일과 9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을 했다"며 이는 북한이 2017년말 이후 유지해 온 미사일 발사 시험 중단을 끝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볼턴 보좌관의 이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그 누구도 이에 대해 행복하지 않다"고 표현한 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볼턴 보좌관은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북한측 상대와 빨리 대화하고 싶어했지만 그들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동남아시아를 방문한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장관 대행도 지난 5월 29일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확실히 말하겠다. 이것들은 단거리 미사일들이었고 이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을 '작은 무기들'이라고 평가하고 이 작은 무기들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지적에 "나는 견해를 달리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미국은 한국과 같은 민주주의 국가입니다. 지도자의 발언 한마디에 무조건 복종하는 북한과는 완전히 다르다는 의미입니다. 각 부처, 즉 북한의 성과 위원회 같은 부서, 그 부서의 장들이 부서의 특성에 맞는 견해들을 밝히며 의견을 조율해 나간다는 것 입니다. 더 확실한 것은 미국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원하고 있다는 겁니다.
목용재 :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이번 미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의 미사일에 대한 입장을 내놨죠?
고영환 : 5월 25일부터 28일까지 일본을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5월 27일 도쿄 영빈관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뒤 개최한 공동기자회견에서 "지난 2년 동안 북한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은 각각 '제로', 즉 영이였다"며 '작은 미사일들에 대해 전혀 신경이 안 쓰인다는 것이냐'라는 질문에도 "개인적으로는 신경이 안 쓰인다"고 대답했습니다. 이어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 발사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도 "나의 사람들은 그것이 위반이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나는 다르게 본다. 나는 아마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관심을 끌기를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발언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아베 총리는 최근 북한 미사일에 대해 "극히 유감"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북한 문제에서 미국과 일본의 입장은 완전히 일치한다"면서도 북한 미사일 문제에 대해서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반돼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총리의 발언 직후 니시무라 야스토시 일본 관방 부장관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일본의 인식은 기본적으로 일치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그런 표현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일본 언론들은 이 기자회견 뒤 미일정상들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견해 차이를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저는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 국제사회의 견해는 일치한다고 봅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회담을 통해 북핵 폐기를 실현하려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상황이 더 악화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은 미북 정상회담의 직접적인 당사자이기 때문에 미국의 정부 관리들, 그리고 일본과 같은 국가 수반들과는 결이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목용재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음에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한 신뢰를 여전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고영환 :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일본을 3박 4일 일정으로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방문 사흘째인 5월 27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경제적으로 큰 힘을 가진 나라를 만들려고 한다"며 "김 위원장과 그것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는 북한이 다른 개발도상국처럼 엄청난 경제적 잠재력이 있다고 믿는 것에 푹 빠져 있다"고 발언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핵이 있으면 절대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는 매우 똑똑한 사람이며 그는 그것을 잘 이해한다"고 언급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조금도 서두르지 않으며 대북제재는 유지되고 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비핵화 성과가 있을 때까지 제재를 유지하겠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부터 하노이회담이 결렬된 이후 오늘까지 김 위원장에 대한 큰 틀에서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그 이유가 여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회담을 통해 북한 핵 폐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결국 핵보유가 북한 정권에 부담이 되고 정권 유지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질 것이라는 믿음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미국과 북한은 모두 북핵 문제를 군사적으로 해결하는 최악의 상황은 피하고 싶어합니다. 이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상황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신뢰한다고 반복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겁니다.
목용재 :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위반이라는 미국 고위관료들의 발언에 대해 북한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고영환 : 볼턴 보좌관과 섀너핸 국방장관 대행 등 미국의 고위간부들이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 북한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5월 27일 중앙통신 대담에서 "볼턴이 우리 군대의 정상적인 군사훈련을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했는데 정도 이하로 무식하다"면서 "볼턴을 안전보장을 위해 일하는 안보보좌관이 아니라 평화와 안전을 파괴하는 안보 파괴 보좌관이라고 부르는 것이 마땅하다"고 비난했습니다. 북한이 볼턴 보좌관을 맹비난하는 것은 강경파로 알려진 그를 배제해야 미북대화가 재개될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으로 관측됩니다. 즉, 대통령과 그의 안보보좌관 사이를 이간하기 위한 북한의 이간계로 볼 수 있다는 겁니다.
목용재 : 이런 가운데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공개 강연이 내달 4일에 열릴 예정입니다. 어떤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고영환 :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오는 6월 4일 미 워싱턴DC에서 공개 강연에 나선다고 한미경제연구소가 밝혔습니다. 2차 미북 정상회담 결렬 이후 미북협상이 교착되고 있는 상황에서 비건 대표가 북한에 어떤 메시지를 발신할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저는 비건 대표의 강연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이뤄질 예정이기 때문에 그가 미국 정부의 기본 원칙을 재강조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다시 말해 북한은 핵을 폐기해야 하며 핵무기를 포기할 때까지 대북제재가 지속될 것이라는 점, 북핵 문제 해결은 평화적으로 해야 한다는 점, 3차 미북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미국 정부는 모든 것을 다할 것이라는 점 등을 재강조할 것으로 보입니다.
목용재 :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보좌진의 사이를 벌려 놓으려 한다는 위원님의 말씀이 인상적입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행위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위반이라고 규정하면서도 북한을 비핵화 대화로 끌어들이기 위해 전략적으로 대북 강경, 유화 메시지를 동시에 내놓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미국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이 북한 비핵화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