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행사, 남북보단 미북 간 개최 가능성 더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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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미국 정부가 미북 이산가족의 상봉을 위해 노력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도 향후 열릴 수도 있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위해 미리 준비하고 있는데요.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 이와 관련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목용재 :위원님, 지난 한 주 잘 보내셨습니까?

고영환 :네. 잘 보냈습니다.

목용재 : 미국 정부가 최근 미북 이산가족 상봉 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죠? 이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고영환 :지난 7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미북 이산가족 상봉 문제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 하원 세출위원회 소위원회 청문회에서 한국계 미국인 이산가족의 상봉 노력을 주문하는 그레이스 멩 미국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대해 "이는 정말 가슴이 찢어지는 일로 이분들은 헤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이들의 운명조차 모르고 있다는 점을 안다"며 "약속할 수 있는 것은 이에 관해 전적으로 노력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와 함께 한국계 미국인 이산가족의 이해관계가 미국의 노력에 반영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겁니다. 계속하여 블링컨 장관은 "알다시피 이는 매우 도전적인 일"이라며 "우리가 북한으로부터 어떤 형태의 약속을 받을지 알지 못한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멩 의원은 지난 2월 미북 이산가족 상봉을 지원하고 국무부에 이산가족 상봉 논의를 요구하는 내용의 법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습니다. 한국계인 영 김 공화당 하원 의원도 지난 4월 미북 이산가족 상봉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제출했고 브래드 셔먼 민주당 하원 의원은 미국 국적자의 북한 장례식 참석 문제가 포함된 법안을 지난 5월에 발의했습니다. 미북 이산가족 문제란 북한 출신이면서 미국 시민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북한에 남아 있는 자신들의 가족, 친척들과 상봉, 교류를 추진하는 문제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미국 국회와 정부가 인도주의적 문제인 미북 이산가족 상봉 및 교류를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목용재 : 한국 정부의 경우 향후 열릴 수 있는 화상 이산가족상봉 행사를 위해 관련 시설 증설에 착수했죠?

고영환 : 한국 정부는 향후 남북 이산가족 교류가 성사될 경우 고령 이산가족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각지에 화상상봉장을 추가 설치하는 사업에 11억8천만 원, 미화 100만 달러 이상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지난 3일 열렸던 제321차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에서 정부는 한국의 전국 7곳에 화상상봉장을 증설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회의에서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거둔 또 하나의 성과는 한미가 이산가족 상봉 추진을 지원하기로 한 것"이라며 "90세 이상 초고령 이산가족이 급증하는 현실에서 이산가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는 것을 한 순간도 잊어본 적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남북대화와 협력에 지지를 표명한 만큼 한국 정부는 남북관계 추진에 있어 우리의 역할과 공간이 더 확대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화상상봉장, 즉 영상을 통해 남과 북에 흩어져 있는 가족, 친척들이 만날 수 있는 시설이 추가되는 곳은 이산가족들이 많이 살고 있고 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지역인 경기도 의정부, 강원도 강릉과 원주, 충청북도 청주, 충청남도 홍성, 경상북도 안동, 전라북도 전주 등이 선정됐습니다. 화상상봉장 공사는 6월 중에 시작돼 오는 8월 내 완료될 예정입니다. 한국에서 이산가족상봉 문제는 한시도 미룰 수 없는 가장 중요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저는 한국에 와서야 이산가족 문제가 왜 그리 중요한지 왜 역대 한국 정부들이 남북 이산가족 상봉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토록 엄청난 노력을 기울여 왔는지 알게 됐습니다. 생이별을 한 가족, 친척들이 서로 만나는 것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이 세상에 없습니다.

목용재 :위원님께서는 미북,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열릴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북한이 이에 응할 것이라고 보시나요?

고영환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저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 문제보다 미북 이산가족 상봉문제가 더 빨리 해결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물론 미북관계가 개선돼야 한다는 전제는 있습니다. 제가 이렇게 보는 이유는 북한이 미북관계 개선에 목을 맬 정도로 대미외교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도주의적인 문제인 미북 이산가족 상봉 문제에 북한이 성의를 보이면 미국 여론도 북한에 이롭게 형성될 것이며 이런 우호적인 여론을 북한 지도부가 북미관계 개선에 활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미국의 여론이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를 움직인다는 사실을 스위스 유학파인 김정은 당 총비서가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미북 이산가족 상봉 문제는 언제든지 급물살을 타며 해결될 가능성이 큽니다. 반대로 남북관계가 꽁꽁 얼어 있고 북한은 남북관계에 관심조차 두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볼 때 북한이 남북 이산가족 상봉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은 현 시점에서는 매우 적어 보입니다.

목용재 : 이런 가운데 북한의 도쿄 올림픽 불참이 확정됐는데요. 이 소식도 정리해 주시죠.

고영환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다음 달 열릴 예정인 도쿄올림픽에 북한이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공식화했습니다. 로이터 통신, 교도 통신 등은 지난 9일 국제올림픽위원회가 북한의 불참에 따라 북한에 할당된 올림픽 출전권을 재배분할 계획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북한은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 감염증으로부터 북한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올해 도쿄에서 열리는 하계올림픽에 참가하지 않는다고 지난 4월 6일 '조선 체육'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 발표한 바 있습니다. 제임스 매클리오드 국제올림픽위원회 올림픽 연대 국장은 화상 기자회견에서 "4월에 북한은 총회를 열었고 당시(불참을) 결정했다"며 "문제는 그들이 우리에게 공식적으로 알리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말했습니다. 계속하여 그는 "우리는 그 이유에 대해, 그리고 그들에게 가능한 한 많은 확약을 제공하기 위해 많은 논의를 했다"면서 "우리는 출전권에 관해 결정을 해야 할 지경에 이르러 오늘 IOC, 즉 국제올림픽위원회 집행위원회가 재배분을 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세계인의 축제인 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하지 않게 된 것은 정말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목용재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로 인해 북한이 월드컵에 이어 올림픽 출전도 포기한 건데요. 북한이 코백스 측의 백신, 즉 왁찐 지원에 대해서도 적극 응하지 않고 있죠? 북한이 국제사회의 백신 지원에 대해 왜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고 보시는지요?

고영환 :신형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북한의 전염병 방역도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북한이 북중 무역, 북러 무역을 중단한 데 이어 올림픽에도 선수단을 보내지 않고 카타르 세계 축구선수권대회에도 불참을 선언하면서 북한의 경제, 무역에 이어 체육 관련 교류도 멈춰 선 느낌입니다. 또한 중국 주재 신임 북한 대사가 베이징에 부임한 반면 평양 주재 중국 신임 대사는 북한에 아직도 부임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공산당 중앙대외연락부 부부장을 지낸 왕야쥔이 평양 주재 중국 대사로 내정됐다고 보도된 바 있으나 북한 주재 중국 대사관 홈페이지에는 신임 대사의 활동에 관한 언급이 없습니다. 백신, 즉 신형 코로나 왁찐의 공동 구매와 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를 통해 백신을 북한에 들여보내려는 계획도 실현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코백스를 통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99만 2000회 분, 즉 99만 6000명 분을 배정받은 북한은 지난달에 1차로 170만 4000회 분을 공급받을 예정이었지만 이 계획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코백스를 통한 신형 코로나 왁찐 지원을 받지 않고 있습니다. 자존심 때문인지 아니면 신형 코로나가 없다고 세계에 공식 선언을 해서인지 북한 지도부의 진의를 정확하게 알 수는 없습니다. 북한이 신형 코로나가 두려워 외국과의 인적, 물적 교류를 막는 것까지는 이해가 되지만 왜 왁찐 지원까지 적극적으로 받지 않는지 정말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목용재 :최근 신형 코로나와 관련된 소식들은 몇 명이 왁찐 접종을 했고 왁찐을 얼마나 확보했는지 등과 관련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전 세계 국가들이 왁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고 신형 코로나 확산세가 점점 잡히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여전히 북한은 문을 걸어 잠그고 외부로부터의 왁찐 지원도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데요. 김정은 총비서가 진정 북한 주민들을 위한다면 하루빨리 왁찐과 관련된 외부 지원을 받아들여야 할 것 입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