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미국이 북한과의 진정성 있는 대화를 촉구했습니다. 진전이 없는 만남은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건데요.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 이와 관련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목용재 : 위원님, 지난 주 잘 보내셨습니까?
고영환 : 네. 잘 보냈습니다.
목용재 :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진전 가능성이 있는 미북 정상회담을 언급했죠. 먼저 이와 관련된 내용 정리 부탁드리겠습니다.
고영환 : 지난 15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정치 전문매체 '더 힐'이 주관한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북한과의 충분한 진전이 담보될 때에만 미북 정상회담에 나서길 원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는 상당히 대선에 다가가고 있다. 북한은 엇갈린 신호들을 보내왔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2년여 전 싱가포르에서 시작된 결과들을 달성하는 데 있어 진정한 진전을 이룰 수 있다는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믿을 경우에만 정상회담에 관여하기를 원한다"고 발언했습니다. 계속하여 "우리는 한반도의 비핵화, 그리고 궁극적으로 그곳에서의 충돌 해결이 중요하다고 믿는다. 그리고 한반도에서의 안정은 엄청나게 중요하다"면서 "우리는 북한이 마음을 바꾸길 희망한다. 우리는 올바른 결과에 이를 수 있도록 그들이 대화에 관여하기를 고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 국무장관이 한 발언은 북한이 올해 안에 미북 정상회담 개최에 대해 부정적으로 언급한 상황에서 비핵화의 진전을 정상회담 개최의 전제 조건으로 제시하고 이에 대한 진전이 없다면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사진 찍기용 행사는 하지는 않겠다는 미국 정부의 입장을 표현한 것으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또한 미북 정상회담을 하려면 북한이 비핵화에서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목용재 : 폼페이오 장관이 미북 정상회담 보다는 미북 고위급 회담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듯한 느낌도 드는데요. 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고영환 :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15일 뉴욕 이코노믹클럽과의 행사에서 미국 대통령 선거 전에 미북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는지에 대해 "지금 7월이기 때문에 그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발언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중요한 진전을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그렇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그렇게 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적절한 경우에 북한과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의 최대 이익 속에 그것을 찾을 것이라고 자신한다"고 언급했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머지않아 북한과 고위급 논의를 할 수 있기를 바라고 그런 점에서 그 일에 더 진전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만나 합의된 광범위한 목표를 마련했다"며 "완전히 검증된 방법을 동반한 한반도의 비핵화뿐만이 아니라 북한 주민의 번영, 남북에 모두 만족스러운 안보 상황이 그 목표이고 우리는 이를 달성하기 위해 북한과 협력 시도를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들은 미북 정상회담이 열릴 수는 있지만 미북관계가 교착국면에 처해 있는 현재 상황에서 고위급 회담으로 돌파구를 여는 것도 한 방법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목용재 : 미국과의 대화를 거부하고 있는 북한이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북중러 간의 밀착도 전망되고요. 위원님께서는 어떻게 관측하십니까?
고영환 :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 15일 중앙통신 기자와의 회견에서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남중국해와 관련한 지난 13일 발언을 두고 "중국 인민에 대한 노골적인 무시이고 모독"이라고 비난했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은 불법"이라고 발언해 중국으로부터 반발을 불러 온 바 있습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폼페이오의 위험천만한 반중국 발언들을 준절히 규탄한다"며 "남의 일에 때 없이 간참하면서 여론을 혼탁시키고 소음공해를 일으키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한편 북한은 북중우호조약 체결 59주년을 맞아 지난 11일 노동신문에 박경일 조중친선협회위원장 명의로 '조중친선 관계는 끊임없이 강화 발전될 것이다'라는 제목의 논설을 통해 "중국 당과 정부가 나라의 주권과 안전, 영토 완정을 수호하기 위해 취하는 모든 조치들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러시아, 즉 로시야와의 관계도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지난 6월 러시아가 북한에 밀 2만 5000톤을 구호물자로 지원한 사실을 지난 7월초 공개했습니다. 이와 별도로 지난 7월 2일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차관이 러시아가 북한에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진단키트를 추가로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모르굴로프 차관은 러시아가 신형 코로나 진단키트 1차분을 지난 2월 북한에 전달한 사실도 밝혔습니다. 북한이 북중, 북러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은 경제적 이익을 취하는 의미도 있지만 미국과의 비핵화 대화에서의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북한 지도부는 경제난을 타개하고 외교적인 고립에서 벗어나 미국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중국, 러시아와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목용재 : 이런 가운데 일본이 이번에 내놓은 방위백서에 북한의 핵능력을 명시해 주목되고 있습니다. 내용 소개해 주시죠.
고영환 : 지난 7월 14일 발표된 일본의 방위백서에는 "북한은 핵무기 소형화, 탄두화를 실현해 이것을 탄도미사일에 탑재해 일본을 공격할 능력을 이미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표현이 들어갔습니다. 방위백서는 북한이 탄도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수준으로 핵무기를 소형화한 것으로 보이고 탄도미사일의 사정거리를 늘리는 데 필요한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이라는 기술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방위백서는 "이미 실전 배치된 것으로 보이는 노동, 스커드-ER에 더해, 북한이 '북극성'과 '북극성-2'라고 부르는 일본을 사정권에 둔 탄도미사일은 이미 필요한 재진입 기술을 획득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대륙간탄도미사일 등 사거리가 긴 핵탄두 운반수단의 실용화에 필요한 기술을 획득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계속 신중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일본이 방위백서에 북핵 능력, 대륙간탄도미사일 능력을 자세하게 소개하면서 일본에 대한 위협을 강조한 것은 일본의 일반 국가화를 위해 더욱 강한 군사력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볼 수 있습니다.
목용재 : 미 의회 산하 연구기관인 의회조사국(CRS)도 북한이 핵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진전시키고 있다는 보고서를 내놨죠? 위원님께선 대화 진전 여부와 관련 없이 북한이 이런 활동을 지속할 것이라고 보십니까?
고영환 : 미국 의회 산하 연구기관인 의회조사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핵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진전시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의회조사국은 지난 14일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 보고서에서 최근 북한의 미사일 시험들은 북한이 역내 탄도미사일 방어망을 피할 수 있는 신뢰할만한 핵 전투 능력을 키우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지난해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가 증가했으며 북한의 단거리, 중거리, 정밀 유도 다연장로켓트들은 주변국들에 가장 시급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저는 미북관계가 교착국면에 빠져 있는 틈을 이용해 북한이 핵과 미사일 능력들을 제고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북대화, 남북대화와는 무관하게 앞으로도 북한이 계속하여 핵과 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반복하여 말씀 드리지만 중요한 것은 핵과 미사일이 있어도 빵과 쌀이 없으면 결국은 나라가 위기에 처하게 되고 민심이 돌아서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목용재: 미국 국익연구소의 해리 카지아니스 한국담당 국장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16일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 당국자를 인용해 아시아 국가의 한 수도에서의 3차 미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전을 돕는 차원의 미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시사한 것인데요.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북한의 비핵화 과정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셈이 됩니다. 과연 이같은 움직임이 북한 비핵화의 실질적인 진전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 연구위원과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