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한국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렸습니다. 후보자에 대한 다양한 검증이 이뤄졌는데요.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 이와 관련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목용재 : 위원님, 지난 주 잘 보내셨습니까?
고영환 : 네. 잘 보냈습니다.
목용재 : 남북관계 악화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김연철 전 한국 통일부 장관의 후임자로 내정된 이인영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렸죠? 이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고영환 :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지난 23일 열렸습니다. 민주주의 국가인 한국에서는 대통령이 장관, 즉 상을 북한처럼 곧바로 임명할 수 없습니다. 대통령이 적절한 인물을 장관 후보자로 추천하면 집권당인 여당과 야당의 국회의원들이 해당 인물이 장관직을 수행할 수 있는 인물인지를 알아보는 청문회를 연 후 청문 결과를 대통령에게 통보하면 대통령은 해당 인물을 장관에 임명합니다. 이날 이인영 장관 후보자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가 개최한 인사청문회 시작 발언에서 "미북관계가 멈칫 하더라도 남북관계는 그 자체로 목표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북핵 문제 해결과 남북관계 발전을 연계시키지 말고 독자적으로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발언했습니다. 계속하여 그는 "남북관계의 동력에 힘입어 미북관계도 진전될 수 있으며 실질적으로 선순환을 실현할 수 있다"면서 "북측도 미북대화가 안 된다고 남북관계를 경색시키는 태도에서 벗어나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인영 후보자의 발언은 미북관계가 교착국면에 빠져 있다고 해서 남북관계에 손을 놓고 있어서는 안 되며 개선된 남북관계가 미북관계 발전에 이바지하도록 하겠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목용재 : 이인영 후보자 측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제출한 답변자료와 인사청문회에서의 발언 중에 눈여겨 보신 부분이 있을까요?\
고영환 : 인사청문회가 열리기 이틀 전인 지난 21일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답변자료를 통해 북핵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 자료에서 이 후보자는 "북한 핵문제는 한국 국민의 생명과 안전, 국제사회의 평화를 위협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북핵을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후보자는 한국과 미국이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정착에 대해 완벽하고 일치된 이해를 공유하고 있다고 평가했고 한미동맹에 대해서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공유하는 가치 동맹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보다 하루 전인 지난 20일 이 후보자는 국회에 제출한 입장자료에서 북한의 개성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행위에 대해 "남북관계에서 전례를 찾을 수 없는 비상식적이고 있어서는 안 될 행위였다"고 강조했습니다. 제가 인사청문회 자리와 답변 자료에서 주의 깊게 본 점은 통일부가 북한 인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이 후보자가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1기 의장을 지낸 사람으로서 현재의 그의 생각을 말한 부분들이었습니다. 북한 인권과 관련해서 이 후보자는 "제3국에 있는 탈북민이 본인 의사에 반해 강제 북송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한편 이들이 신속하게 한국에 입국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장관으로 취임하면 유관부서와 함께 해외 체류 탈북민들의 여건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인영 후보자가 국회에서 "통일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젊은 시절부터 품어 온 평화 통일을 향한 소망과 이를 실현하기 위해 헌신해왔던 지난날의 행적을 돌아보았다"며 "순수한 열정으로 마음만 앞섰던 때도 있었다"고 발언했는데 이는 전대협 1기 의장일 당시 반정부, 반미 투쟁을 벌인 것과 관련한 소회를 말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가 이런 발언을 한 것은 전대협 출신이 통일부 장관이 되는데 대해 한국 사회 일각에서 일고 있는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의도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목용재 : 이인영 후보자는 남북관계 개선에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통일부 장관으로서의 역할이긴 하지만, 한미공조에 균열을 갖고 오는 것은 아닐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위원님께서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고영환 :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이인영 후보자는 대학생 시절, 전대협 의장으로서 반미, 반정부 투쟁을 벌였던 적이 있었고 후보자 답변 자료에서도 남북관계를 독자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현했습니다. 바로 이런 점들 때문에 그가 장관으로 임명되는 경우 한미관계를 남북관계보다 덜 중시하지 않을까, 한미관계에 균열을 만들지는 않을까라는 우려의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저는 북한의 비핵화는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가 바라며 추진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한국 혼자서 홀로 다른 길을 갈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후보자의 특별한 이력과 남북관계 발전에 대한 강한 의지 때문에 한미관계 발전보다는 남북관계 발전, 북한의 비핵화보다는 한반도의 평화유지 방향으로 정책들이 추진될 가능성은 있다고 봅니다.
목용재 : 한미 국방장관 간의 전화회담이 있었죠?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고영환 : 지난 21일 한국의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은 전화회담을 가졌습니다. 이날 전화회담 이후 미국과 공동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한국 국방부는 주한미군 감축은 논의되지 않았으며, 과거에도 논의된 바 없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오전 전화회담 이후 기자들에게 "주한미군 감축과 관련해 언급이 전혀 없었다"며 "어제든 오늘이든 언제든 주한미군 감축 관련 논의 자체가 없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특히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관련해 양 장관은 상호 합의된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계획과 일치되는 방향으로 전작권 전환을 흔들림 없이 지원해 나갈 것임을 강조했다"고 밝혔습니다. 계속하여 국방부는 "전작권 전환 계획에 제시된 조건들이 미래 연합군 사령부로 전작권이 전환되기 전까지 충분히 충족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언급했습니다.
목용재 : 이런 가운데 한국 정부가 한국 내 북한인권단체 등 비영리 민간단체들에 대한 점검, 사무검사에 착수했습니다. 이 같은 한국 정부의 조치,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고영환 : 한국 통일부는 지난 16일 대북전단, 즉 대북삐라 살포 건을 계기로 7월 말부터 통일부 소관 비영리 등록법인에 대한 사무검사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에게 "최근 상황을 감안해 북한 인권과 정착지원 분야를 중심으로 사무검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대북물자 살포 과정에서 국민 여론이 악화하고 접경지역 주민들과 충돌 직전까지 가는 등 사회적 위험요소가 현저히 증가했다"며 사무검사의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검사 대상은 통일부 등록법인 25곳입니다. 그러나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등 25개 북한 관련 민간단체들은 지난 22일 성명을 내고 "통일부가 최근 대북전단 사건을 빌미로 사무검사를 발표한 것은 북한 인권을 위해 힘쓰는 단체들을 손보고 정리한다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면서 통일부의 "부당한 표적 사무검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습니다.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도 지난 22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 등에 "통일부가 일부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 논란을 계기로 소관 비영리법인들을 사무검사하는 데 대한 상세한 설명 자료를 요청하겠다"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저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한국에서 북한 인권 단체들이 대북전단을 보내는 것에 한국 정부가 간섭하는 모양새를 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대북전단을 보내는 단체들도 한반도의 정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북한에 외부 소식을 보내는 올바른 방법을 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목용재:. 이인영 한국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평양에 특사로 갈 의향까지 밝히면서 남북관계 개선을 강조했습니다. 근본적인 문제인 북핵 문제를 잊은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또한 최근 북한이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북한에 확실히 묻겠다는 의지 표명도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인영 후보자가 취임하면 한국 정부가 북한이 일으킨 문제들과 비핵화는 등한시하고 남북관계에만 매몰되는 것은 아닐지 우려됩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 연구위원과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