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북인권단체 압박, 남북관계 영향 적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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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북한인권, 탈북민 단체들을 대상으로 한 한국 정부의 사무검사 계획 등에 대해 해당 단체들이 공동대응에 나섰습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 합니다.

목용재 : 위원님, 지난 주 잘 보내셨습니까?

고영환 : 네. 잘 보냈습니다.

목용재 : 한국 내 북한인권, 탈북민 단체들이 한국 정부에 대응하기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를 만들었죠? 공대위 발족 계기와 이들이 요구하고 있는 내용에 대해 먼저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고영환 : 한국 통일부는 지난달 16일 북한 인권과 탈북민 정착 지원 분야와 관련된 통일부 등록단체 25곳에 대해 사무검사를 벌이기로 결정한 바 있습니다. 통일부는 사무검사를 통해 법인의 사업 수행 내용과 절차, 운영 관리상의 문제 여부, 정관의 목적과 사업 목적이 일치하는지 여부 등을 살펴볼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사무검사라는 것은 북한 말로 일종의 검열 같은 것입니다. 한국 통일부는 이번 사무검사가 탈북민 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의 대북전단 살포 문제만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통일부의 조치에 반발해 한국 내 북한인권, 탈북민 단체들은 '한국 정부의 북한인권·탈북민 단체 탄압 공동대책위원회', 즉 공대위를 지난 11일 한국 국회에서 결성하고 최근 한국 통일부가 해당 단체들을 대상으로 취하고 있는 일방적인 조치들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날 공대위는 회의를 통해 한국 정부에 대한 4가지의 요구사항을 결정하고 이를 통일부에 전달했습니다. 공대위는 한국 통일부에 등록된 25개 사단 법인들에 대한 사무검사 계획을 중단하고 통일부에 등록된 64개 비영리 민간단체의 등록요건 유지를 위한 증명자료 제출 요구를 철회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공대위는 한국의 국가인권위원회가 한국 통일부에 대한 직권조사를 실시할 것과 한국 통일부의 북한인권, 탈북민 단체들에 대한 사찰 행위 등을 중단할 것도 요구했습니다. 이날 회의에서는 공대위 공동위원장들로 박선영 물망초 이사장과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가 선출됐습니다.

목용재 : 공대위에 참여한 단체들은 한국 정부가 자신들을 탄압하고 있다고 규정하고 공동 대응에 나섰습니다. 정부에 반발해 이들 단체들이 한 목소리를 낸 것에 대해 북한 주민들이 어떻게 생각할까요?

고영환 : 한국 통일부는 해당 단체들에 대한 사무검사 등 일련의 조치들이 법인 설립 허가 취소나 등록 요건 말소가 목적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지난달 30일 이종주 한국 통일부 인도협력국장은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과의 면담에서 사무검사와 단체 등록요건 점검의 취지에 대해 "단체들이 자격을 유지하며 활동하는 데 필요한 시정, 보완 사항을 함께 찾아가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지적한 바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되면 한국 통일부의 사무검사를 받는 탈북민 단체, 북한 인권단체들의 경우 활동이 위축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 통일부의 사무검사를 반대하는 공대위가 결성된 겁니다. 탈북민 단체 하나하나는 작지만 뭉치면 커다란 힘을 낼 수 있습니다. 이런 소식을 듣게 되는 북한의 청취자분들은 크게 두가지 생각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우선은 한국 정부가 탈북민 단체들의 활동에 왜 제약을 하는지 의문을 가질 것 같고 둘째로는 탈북민 단체들의 경우 한국 정부가 하는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정부에 반해 공동으로 반정부 연대 투쟁도 할 수 있구나란 생각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목용재 : 이런 상황에서 한국 통일부는 한국 내 민간단체들을 대상으로 한 사무검사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입장과 외신들과의 만남에서는 대북방송에 대한 조치 검토도 언급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고영환 : 지난 12일 통일부의 여상기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등록 법인 25곳에 대한 사무검사는 이번 주에 착수했고 점차 사무검사 범위를 넓혀갈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사무검사 문제와 별도로 대북 라디오 방송 문제도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지난 11일 미국의 'NK뉴스'는 북한이 한국 인권 단체들의 대북 라디오 방송을 문제 삼으면 지난 6월 대북전단 살포를 금지시킨 것과 동일하게 대응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종주 한국 통일부 인도협력국장이 긍정도 부정도 할 수 없다고 답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지난 12일 대북 라디오 방송 중단 조치 여부를 묻는 자유아시아방송의 질문에 이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이런 소식들을 접한 한국 내 민간 대북방송사들은 일단은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통일부가 대북방송에 대한 조치를 검토한 바 없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현재 상황에서 이를 신뢰하기 어렵다"고 말했고 김승철 북한개혁방송 대표도 "한국 정부가 대북방송까지 검열하고 제재하는 것은 아닐지 우려된다"고 발언했습니다. 저는 통일부가 공식적으로 부인했지만 통일부 인도협력국장의 대북방송에 대한 모호한 답변으로 보아 통일부 내부에서 대북방송 중단 문제를 논의했을 가능성은 있다고 봅니다. 가정이지만 만일 한국 통일부가 이런 토론을 했고 대북방송 중단을 잠시라도 고려했다면 이는 외부의 소식, 한국의 소식을 갈구하는 2500만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권유린이자 역사의 흐름에 역행하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목용재 :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 같은 한국 정부의 조치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남북대화와 교류협력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고영환 : 김여정 제 1 부부장이 탈북민 단체의 북한 내 전단살포를 반대하고 대남관계를 대적관계로 변화시키겠다고 위협한 후 한국 정부가 탈북민 단체들에 대한 사무검사를 시작하고 탈북민 단체들인 '자유북한연합'과 '큰샘'에 대한 통일부 등록법인 취소 결정을 내리는 등 일련의 압박조치들을 취하고 있습니다. 저는 한국 정부가 김여정 제 1 부부장의 담화문 발표 등에 순응해 탈북민 단체 등록 취소, 사무검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는 믿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강력한 반발이 있은 뒤 한국 통일부가 탈북민과 북한인권 단체들에 대해 일련의 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습니다. 한국 정부가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애를 쓰는 것은 이해합니다. 그러나 저는 북한 지도부가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몰두하고 비핵화 문제를 미국과 해결하려는 입장인 만큼 한국이 북한인권, 탈북민 단체들에 대한 관련 조치를 취한다고 해서 북한이 남북대화에 나설 가능성은 작다고 판단합니다.

목용재 : 이런 가운데 이번 주에도 비가 계속 내렸죠. 북한이 또 통보 없이 댐의 수문을 개방했는지 궁금한데요. 남북 접경 지역에 피해가 발생한 것이 있나요?

고영환 : 한국에도 비가 많이 왔지만 북한의 여러 지역도 홍수, 즉 큰물 피해를 입고 있다는 보도들이 연이어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북한이 임진강 상류에 있는 황강댐의 수문을 개방해 하류, 즉 한국 쪽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 11일 기자들과 만나 임진강 수위 상승으로 남북 접경지역 주민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집중호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계속하여 "접경지역 한국 국민의 안전에 필요한 사안은 관계 기관 간 공유하며 주민 사전 대피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북한이 댐 방류시 우리에게 알려주면 주민 안전 보장에 있어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은 여러 차례 밝힌 적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북한은 한국 측에 통보하지 않고 황강댐의 수문을 여러차례 개방했고 이로 인해 임진강 하류, 한국측 지역의 강물 수위가 급작스럽게 올라가 소형 어선들이 전복되고 농작물, 자동차들이 물에 잠기는 등 피해들이 발생했습니다. 북한이 상류 댐의 수문을 개방하면 하류쪽 한국 주민들이 피해를 입습니다. 북한은 '우리민족끼리'를 말로만 외치지 말고 행동으로 보여주면 좋겠습니다.

목용재: 위원님께서 말씀하셨듯이 북한인권, 탈북민 단체들에 대한 한국 정부의 압박은 북한의 반발이 계기가 된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이 때문에 단체들은 한국 정부가 북한의 하명을 받아 움직이고 있다고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 정부가 단체들에 대해 취하고 있는 일련의 조치들은 법적 근거가 미약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한국 정부는 이들 단체들에 대한 조치와 관련해 다시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