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북한이 지난 5월부터 단거리 탄도미사일 등을 연이어 발사하고 있습니다. 이에 한국 국방부가 대응책을 내놨는데요.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목용재 : 위원님, 지난 주 잘 지내셨습니까?
고영환 : 네 잘 보냈습니다.
목용재 : 북한이 지난 5월부터 미사일 발사를 재개했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16년과 2017년에도 수많은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바 있는데요. 북한의 당시 미사일 도발과 최근 미사일을 발사한 행위의 의도에는 어떤 차이가 있다고 보십니까?
고영환 : 북한은 김일성 국가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 집권 시절부터 꾸준히 미사일 발사를 감행해왔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집권 직후인 2012년부터 대륙간탄도미사일 등을 발사하며 한반도 주변 정세를 긴장시킨 바 있는데요. 그러다가 지난 2016년에는 장거리, 중거리, 단거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다양한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2017년에도 화성-12형과 15형 등 중장거리 미사일 등을 발사했습니다. 지난해 남북 정상회담, 미북 정상회담 이후 미사일 도발을 중단했던 북한은 지난 5월부터 현재까지 다시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4일에는 한미 당국이 'KN-23'이라고 분석한 미사일 두발을 발사했고 9일에도 같은 미사일 두발을 쏘아올렸습니다. 지난 7월 25일과 31일에는 대구경방사포탄 두발, 지난 2일과 6일에는 KN-23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두발, 지난 10일에는 신형 전술지대지유도탄 두발을 발사했습니다. 16일에도 강원도 통천 북방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발사체 2발을 발사했습니다. 현재 한미 당국이 이를 정밀 분석 중입니다. 북한은 지난 시기 주로 중장거리 미사일 등을 발사했습니다. 발사 빈도도 수개월에 한 번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주로 단거리 미사일들을 쏘고 있고 지난 5월부터 현재까지 4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무려 8회에 달할 정도로 잦은 미사일 발사를 감행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씀 드리면 지난 시기에는 주로 사거리를 연장할 목적으로 중장거리미사일을 발사했고 최근에는 사거리가 짧은 단거리미사일과 대구경방사포들을 쏘고 있다는 점에 차이가 있다는 겁니다. 저는 북한이 이렇게 단기간에 많은 미사일들을 발사한 이유가 북한 군과 주민들의 사기를 높이고 미사일의 성능을 현대화하는 것에 있다고 봅니다. 특히 최근 미사일을 연이어 발사하고 있는 북한의 의도는 미국에 북핵 폐기와 관련한 셈법을 바꾸라는 신호를 보내고 한국에는 미국이 아닌 북한 편에 서라는 강한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봅니다.
목용재 : 북한이 최근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등에는 한국 군의 요격을 회피할 수 있는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도 포함돼 있어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이와 관련해 한국 국방부가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계획을 내놨죠?
고영환 : 한국 군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이 가중됨에 따라 내년부터 5년간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의 방어지역을 확대하고 북한 미사일 요격 능력을 더욱 향상시키는 계획을 수립했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지난 14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이 담긴 '2020∼2024년 국방중기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국방부는 탐지거리가 800km 이상인 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 2대와 이지스구축함의 신형 레이더들을 추가로 확보해 전 방향에서 날아오는 북한 미사일을 탐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 군은 합동화력함도 건조할 계획입니다. 이 함선은 유사시 육상의 표적을 즉각 타격할 수 있도록 함정에 미사일을 탑재하고 다니는데요. 이 때문에 떠다니는 '미사일 기지'로 불립니다. 이 함선을 보유할 경우 육상의 미사일 기지 전체가 선제 공격을 받아 초토화되더라도 해상의 함선에서 반격이 가능해집니다. 이에 따라 적이 쉽게 공격 결심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억제력이 있다고 평가를 받습니다. 한국 군은 또한 패트리어트 미사일 요격체계와 요격성능을 개량한 한국형 요격미사일인 철매-Ⅱ를 배치하고, 장거리 지대공미사일인 L-SAM의 개발을 완료할 예정입니다. 한국 군은 최신 요격미사일 체계를 갖춰 북한의 요격회피용 미사일 등 모든 미사일들을 무력화한다는 계획입니다.
목용재 : 한국 국방부는 북한의 미사일 방어 계획뿐만 아니라 한국 군 전력을 보강, 향상시키는 계획도 발표했는데요. 이 내용도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고영환 : 한국 국방부는 지난 14일 발표한 '2020∼2024년 국방중기계획'에서 '대형수송함-Ⅱ'라는 사업명으로 진행되는 경량급항공모함 도입 사업을 시작해 늦어도 2030년대 초에는 항공모함의 전력화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항공모함에 '보이지 않는 전투기'로 불리는 F-35B를 탑재하는 방안이 검토 중입니다. 현재 전 세계에서 항공모함을 보유한 나라는 미국, 중국, 러시아(로씨야), 영국, 프랑스, 스페인(에스빠냐) 등 몇개 나라에 불과합니다. 한국 공군은 2021년까지 세계 최고의 스텔스 전투기인 F-35 40기를 도입하게 되며 이중 일부가 한국형 항공모함에 탑재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 국방부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시설 등 전략표적 타격을 위해 지상, 군함, 잠수함, 전투기 등에서 발사하는 정밀 유도탄을 확충하고 정전탄과 전자기펄스탄 등을 개발할 계획입니다. 정전탄과 전자기펄스탄은 전시에 북한 인명 피해를 줄이면서 전력 송신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고고도미사일 요격체계인 SM-3 지대공미사일을 탑재한 이지스구축함들을 추가로 건조하고 3000톤급 잠수함을 건조해 배치할 계획도 마련됐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2025년, 늦어도 2030년에는 한국이 세계적인 군사강국이 된다는 것입니다.
목용재 : 이 같은 계획을 실행시키기 위해 한국 정부가 투입할 예산은 얼마입니까? 북한의 국방비와 비교해보면 어느 정도의 차이가 있을까요?
고영환 : 위에서 언급한 한국 군 국방중기계획에는 모두 290조 5000억 원이 투입됩니다. 연간 58조 원이 넘는 국방비가 들어간다는 건데요. 이 돈을 미국 화폐로 환산하면 매년 한국의 국방비는 483억 달러 이상, 5년 동안 소요되는 비용은 모두 2415억 달러 이상입니다. 액수로만 보아도 엄청난 규모의 자금임을 알 수 있습니다. 북한의 국방비는 공식적으로 발표된 것이 없습니다. 다만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 2016년 5월 4일 서울에서 열린 '2016 K-디펜스 조찬포럼' 행사에서 2013년 기준 북한의 국방비가 약 100억 달러 수준이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전체 경제 규모, 일인당 국민소득 등을 따져 보면 그 정도의 금액이 국방비로 쓰이는 게 가능할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한 전 장관이 밝힌 북한의 국방비가 비록 맞다 하더라도 북한의 국방비는 한국의 4분의 1 수준입니다. 한반도선진화재단이라는 한국 내 민간단체도 북한의 국방비에 대해 언급한 바 있는데요. 지난 2017년 이 단체는 미 국무부가 2016년 12월 발표한 세계 군비지출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 2004년부터 2014년까지 북한의 연평균 국방비를 최소 35억 달러에서 최대 83억 달러로 추정한 바 있습니다.
목용재 : 이런 가운데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 행위를 비판하지 않았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 미국의 기조를 그대로 따라가는 모양새인데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고영환 :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평화경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위에 북한이 핵이 아닌 경제와 번영을 선택할 수 있도록 대화와 협력을 계속해 나가는 데서 시작한다"며 "최근 북한의 몇차례 우려스러운 행동에도 불구하고 대화 분위기가 흔들리지 않는 것이야말로 한국 정부가 추진해 온 한반도 평화정착 과정의 큰 성과"라고 발언했습니다. 북한의 최근 이어진 미사일 발사를 비판하지 않고 "우려스러운 행동"이라고 우회적으로 표현한 겁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어제 '매우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는데 김 위원장이 미사일 시험 발사에 대해 설명했다"며 "김 위원장과 또 다른 만남을 갖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한미 모두 현재 추진하고 있는 북한 핵무기 폐기를 위한 협상의 틀을 깨지 않으려 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목용재 : 북한 비핵화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한국 정부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는 것은 아닐지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북한은 16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 대변인 담화를 통해 "한국 당국자들과 더 이상 할말도 없고 다시 마주 앉을 생각도 없다"며 한국을 비난하기도 했는데요. 당분간 남북관계의 진전이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정부가 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 나갈지 지켜봐야 겠습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 했습니다. 위원님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