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한미 연합훈련이 종료되는 시점에 맞춰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미북 비핵화 실무협상이 조만간 재개될지 관심이 모아지는데요.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 합니다.
목용재 : 위원님, 지난 주 잘 지내셨습니까?
고영환 : 네 잘 보냈습니다.
목용재 : 이번 주 한미 연합훈련이 종료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먼저 정리 부탁드리겠습니다.
고영환 : 지난 8월 5일에 시작된 한미 연합훈련이 지난 20일 종료됐습니다. 한미는 지난 5일부터 나흘 간 올해 하반기 연합훈련의 사전 연습 성격인 위기관리 참모훈련을 실시했고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는 북한의 공격을 막기 위한 방어 훈련을,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는 반격 훈련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번 훈련의 특징은 미래의 한미 연합군사령부체계를 시험할 목적으로 진행되었다는 점과 주한미군사령관이 지휘했던 지난 훈련들과는 달리 한국의 최병혁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이 이번 연합훈련의 총사령관 역할을 맡았다는 점입니다. 이번 훈련에서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은 부사령관 역할을 맡았습니다. 이번 훈련은 한국 군의 전시작전통제권 행사 능력을 평가하는 기본운용능력을 검증할 목적으로 군사 병력과 장비를 실제로 기동하지 않는 지휘소 연습형태로 진행됐습니다. 이번 훈련은 미국과 북한 사이에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회담이 현재 추진되는 상황을 고려해 실제 군 병력, 장비들의 기동없이 컴퓨터로 진행한 모의 훈련이었습니다.
목용재 : 한미 연합훈련이 종료됐으니 향후 북한은 더 이상 미사일 발사 등의 행위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십니까?
고영환 : 북한은 한미 연합훈련을 전후해 지난 2일과 6일, 10일과 16일 등 모두 4차례에 걸쳐 미사일과 방사포 등을 쏘면서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습니다. 지난 5월과 7월 미사일 발사까지 합하면 100여 일이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8차례의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셈입니다. 북한은 한미 연합훈련이 시작된 다음 날인 지난 6일 발사체 발사와 함께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발표하면서 한국과 미국을 향해 "새로운 미북관계를 수립하고 한반도에서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기로 합의한 6.12 미북 공동성명과 판문점 선언, 9월 평양 공동선언을 위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연합지휘소훈련 첫날이었던 지난 11일에는 외무성의 미국 담당 국장 명의의 담화를 통해 "군사연습을 아예 걷어치우든지 군사연습을 한 데 대해 그럴싸한 변명이나 해명이라도 성의껏 하기 전에는 남북 사이의 접촉 자체가 어렵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한미 연합훈련이 끝났고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조속한 시일 내에 회담을 가지자고 한 만큼 북한이 당분간 미사일이나 대구경 방사포 발사 같은 도발 행위를 자제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북핵 문제 해결 시기를 올해 12월까지로 한정했고 미국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고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미북회담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거나 북한 지도부가 미국이 양보를 하지 않는다고 평가하는 경우 언제든 미사일 도발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미국으로부터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서 말입니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를 대미 압박수단으로 활용할 것입니다.
목용재 : 한미 연합훈련이 종료된 가운데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표가 방한했습니다. 일부러 한미 연합훈련 종료 시점에 맞춰 방한했다고 봐야 할까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고영환 : 북한의 비핵화 실무협상을 맡은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한미 연합훈련이 끝난 지난 20일 서울에 도착했습니다. 비건 대표가 일부러 한미 연합훈련 종료 시점에 맞춰 방한했다고 봐야 하는지 질문하셨는데, "그렇다"고 대답을 하고 싶습니다. 아무래도 한미 연합훈련 기간에 대북협상 대표가 한국을 방문하면 북한이 신경을 쓸 것이 틀림 없으니 훈련이 종료된 시점에 맞춰 한국을 방문한 겁니다. 이렇게 되면 북한에 보내는 신호가 아무래도 긍정적일 것이라는 점을 미국 측이 계산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미북 간 핵 협상은 교착국면에 빠져 있습니다. 여기서 돌파구를 찾기 위하여 비건 대표가 한국에 온 것인데요. 비건 대표의 방한은 기본적으로 미북 비핵화 협상이 재개되기 전에 동맹국인 한국의 당국자들을 만나 향후 한미가 어떻게 공동으로 북한에 대응할지를 모색하는 것에 그 목적이 있었을 것으로 평가합니다.
목용재 : 비건 대표가 한국을 방문해 어떤 일정을 소화했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고영환 : 비건 대표는 한국 도착 다음 날인 지난 21일 한국 외교부 청사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협의를 가졌습니다. 협의 후 비건 대표는 기자들에게 "북한의 카운터파트, 즉 대화 상대방로부터 소식을 듣는 대로 실무협상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발언했습니다. 이어 비건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지난 6월 30일 판문점 회동 뒤 "트럼프 대통령은 나와 나의 실무진에게 싱가포르 합의를 성공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실무협상 재개의 임무를 맡겼다"며 "나는 이 중요한 임무에 완전히 전념해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비건 대표는 같은 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김연철 통일부 장관과의 면담에 앞서 한 발언에서 "통일부와 우리의 팀이 함께 진행한 여러 노력이 북한과 평화 프로세스, 즉 평화 정착 과정을 진전시키기 위한 목표 진전에 도움을 주고 있다"며 "이런 노력이 남북 간 사이를 더 가깝게 하는 데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비건 대표는 지난 22일에는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을 만나 북핵협상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현종 차장은 비건 대표와 회담을 한 뒤 "북미 간에 대화가 곧 전개될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비건 대표가 이번 한국 방문 기간 외교부, 통일부, 청와대 국가안보실 등 북핵협상과 남북, 미북관계를 담당하는 당국자들을 만나 대북 비핵화 협상 전략을 토론한 것은 틀림없어 보입니다.
목용재 : 오는 29일 북한이 최고인민회의를 개최합니다. 한미 연합훈련이 종료됐고 비건 대표가 미북 실무협상을 재개할 준비가 완료됐다는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북한이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하십니까?
고영환 : 북한이 오는 29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2차 회의를 개최한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해 한국 통일부가 지난 4월 개최됐던 최고인민회의가 불과 4개월 만에 다시 개최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은한 통일부 부대변인은 지난 9일에 가진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로 최고인민회의는 통상 1년에 한 번 정도 개최됐다"며 "2012년과 2014년 두 번 개최된 사례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4월에 이어 8월에 개최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밝혔습니다. 김 부대변인은 "북한의 최고인민회의 개최 사유와 의제 등에 대해 예단해서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저도 북한이 1년에 2차례에 걸쳐 최고인민회의를 개최하는 것은 특별한 경우라고 생각합니다. 이 회의를 개최하는 북한 최고지도부의 의중을 미리 알아내는 것은 사실상 어렵습니다. 그러나 올해 4월의 최고인민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북한 핵문제 해결시한을 올해 말로 정했고 올해 말까지 불과 4개월 남짓 남아 있는 상황에서 핵문제나 대미문제가 최고인민회의 의제 중 하나로 논의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북한이 비핵화, 실무협상 등과 관련해 어떤 입장을 정리해서 내보낼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목용재 : 북한은 23일 미국을 비난하는 담화를 내놨습니다. 북한의 미북 실무협상 책임자인 리용호 외무상이 담화를 통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미북 협상의 훼방꾼"이라며 비난한 건데요. 그러면서도 "대화와 대결, 다 준비돼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비난은 없었습니다. 위원님 말씀대로 다음 주 최고인민회의에서 대미 메시지가 나오지 않을까 예상되는데요.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 했습니다. 위원님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