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당국, 코로나19·수해 등에도 열병식 강행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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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미국 정부가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을 겨냥해 처음으로 부처합동 주의보를 발령했습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 이와 관련된 내용 짚어보겠습니다.

목용재 : 위원님, 지난 주 잘 보내셨습니까?

고영환 : 네. 잘 보냈습니다.

목용재 : 미국이 범정부 차원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을 정조준한 주의보를 내놨죠? 이는 사상 처음인 것으로 아는데요. 이 내용부터 정리 부탁드리겠습니다.

고영환 : 미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국과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 상무부 산업안보국은 지난 1일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관련된 조달 활동에 대해 주의보를 발령했습니다. 미국 범정부 차원의 주의보에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에 동원된 주요 기관과 북한이 미사일 프로그램에 사용한 기만적 기술, 북한의 핵확산 활동 등과 관련된 미국의 법조항들이 열거돼 있습니다. 또한 북한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사용되는 주요 물품 목록과 현재 미국 정부의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 인사, 기관의 명단도 포함됐습니다. 주의보 발표 후 국무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우리는 주의보에 명시된 구체적인 물품을 포함해 미사일 관련 장비와 기술을 획득하려는 북한의 시도에 대해 민간 분야가 계속 경계해주기를 촉구한다"며 "북한의 탄도미사일 관련 조달을 부주의하게라도 지원했다가 미국과 유엔의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길 촉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이 탄도미사일 역량 확대를 정조준한 주의보를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미국은 북한의 제재회피, 사이버 공격 등을 겨냥한 주의보도 발령했습니다. 미국 정부 부처의 공동주의보는 한 마디로 전 세계 정부나 산업계가 북한의 기술 및 장비 확보에 협조하지 말라는 경고이며 이를 어길 경우 그 누구든지 강력하게 제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목용재 : 이번 주에는 미국에서 나온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역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주목을 받았는데요. 왜 시점에서 이 같은 메시지들이 나오는 것이라고 보십니까?

고영환 : 지난 2일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조달에 관한 미국 정부 부처의 합동 주의보를 세계 산업계에 발령한 데 대해 북한이 위협 대신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스틸웰 차관보는 이날 언론 회견에서 정부 공동 주의보와 관련해 "이는 북한에 그들의 주민을 위한 더 밝은 미래가 있지만 고립된 채로 남기보다는 앞으로 나와 협상하고 이런 일들에 대해 대화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같은 날 롭 수퍼 미국 국방부 핵·미사일 방어정책 담당 부차관보는 미 공군협회 산하 미첼 연구소가 화상 주최한 핵 억지 포럼에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능력 증강을 시도하고 있다며 신형 요격 미사일 배치가 위협 대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미국의 신형 요격 미사일인 'SM3 블록 2A'의 성능 실험과 향후 배치 계획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이와 같이 밝히며 "우리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능력을 키우려 노력하고 있고 아마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SLBM으로 옮겨가려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런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은 'SM3 블록 2A' 미사일을 연말 전에 실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정부의 고위간부들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의 역량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미국 정부 부처 합동으로 북한의 ICBM과 관련한 주의보를 내놓은 것은 올해 11월에 예정되어 있는 미국 대통령 선거를 계기로 미사일 도발 등 미국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 하지 말라는 대북경고의 강력한 신호라고 판단합니다.

목용재 : 북한이 당 창건 75주년을 앞두고 열병식 예행연습을 진행했다는 보도도 나왔죠?

고영환 : 미국의 인터넷 매체인 38노스는 지난 1일 미림비행장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들을 분석한 결과에 근거해 북한이 오는 10월 10일 당 창건 75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평양의 미림비행장에서 군사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38노스는 북한이 열병식을 진행하는 김일성 광장을 본뜬 시설물들을 미림비행장에 설치하였고, 이 일대에 수천 명의 군 병력과 수백 대의 차량 등 장비를 주차장에 대기시켰다고 밝혔습니다. 이전에 열병식 병력의 숙식을 위해 임시 천막을 세웠던 장소에서는 몇 달째 건설 공사가 진행 중이며 이동식 발사대, 전차 등 대형 장비를 넣어두는 임시 보관소가 설치됐던 부지에는 대략 100개의 차고 건물이 들어섰다고 38노스는 밝혔습니다. 차고 건물들은 이번 열병식에 어떤 무기들을 동원하는지, 위성사진에 찍히지 않게 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한편 한국 정부의 한 소식통은 지난 2일 "평양 미림비행장에서 열병식 예행연습을 하는 병력 규모가 1만 명이 넘는다"며 "병력을 동원한 차량 수백 대가 포착되고 있으나 예상되는 ICBM 등 전략무기는 아직 식별되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와 큰물 피해 등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군사 열병식을 강행하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목용재 :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ICBM을 시험발사했습니다.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십니까?

고영환 : AP통신은 미 공군이 지난 2일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모의 탄두를 장착한 ICBM인 '미니트맨-3'를 태평양 해상의 목표물을 겨냥해 시험 발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ICBM 작전을 총괄하는 미 공군 지구권타격사령부는 시험 발사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 SNS에 '미니트맨-3' 발사 장면을 담은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지구권타격사령부는 지난 2일 "이번 시험 발사는 미국의 핵 억지력이 안전하고 믿을 수 있으며 효과적이라는 것을 입증한다"며 "ICBM 부대는 미국 전략군을 뒷받침하고 동맹국을 보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발사된 '미니트맨-3'는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태평양 마셜 제도의 과절레인 환초까지 6759km를 비행했습니다. '미니트맨-3'는 미국이 보유한 핵전력 가운데 반응 속도가 가장 빠릅니다. 미국 본토에 있는 지하격납고에서 발사되면 최대 마하 23의 속도로 날아 30분 남짓이면 동북아시아 상공에 도달합니다. 미국이 최신 ICBM인 미니트맨을 시험 발사한 것은 북한이 핵을 탑재한 ICBM을 오는 10월 10일 열병식 당일 공개하든, 시험발사를 하든 미국을 자극하지 말라는 경고성 시험발사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목용재 : 장마와 태풍으로 인한 수해, 그리고 미국의 대북 압박 메시지 속에서 북한이 당 창건 75주년을 어떻게 치를 것으로 전망하십니까?

고영환 : 지난 8월 장마 때 큰 피해를 입은 북한에 9호 태풍 '마이삭'이 덮치면서 강원도 등 동해안 지역이 바람과 큰물로 인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앙텔레비전 화면에 의하면 원산시 중심지는 완전히 물에 잠겼고 금강군에서는 하천이 불어나 주민이 대피했으며 통천군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원산 시내의 도로가 완전히 흙탕물에 뒤덮여 큰 강과 같은 모습으로 변했고 넓은 광장 주변의 아파트와 주석단 건물, 가로수도 전부 물에 둘러싸인 모습입니다. 이런 피해들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당 창건 75주년을 크게 기념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이번 당 창건 기념일이 정주년이기 때문에 기념행사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어 보이지만 신형 코로나 감염병, 홍수, 태풍 등으로 이중, 삼중고를 겪고 있는 인민들을 생각해 북한 당국이 열병식을 취소하거나 강행한다고 하더라도 그 규모를 크게 줄였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특히 미국이 ICBM에 대한 주의보를 발표하면서 경고 수위까지 높이는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북한이 군사행동은 멈추고 신형 코로나 방역과 태풍, 장마 피해 복구에 집중하는 것이 여러 의미에서 좋을 것 같습니다.

목용재: 위원님께서도 말씀하셨다시피 북한은 현재 대북제재와 신형 코로나 등으로 경제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장마와 태풍으로 인한 수해까지 입었습니다. 다음주에는 10호 태풍 '하이선'도 북한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북한의 피해가 확대되는 것은 아닐지 염려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 주민들이 당 창건일을 맞아 열병식까지 준비해야 할지에 대해 북한 당국은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