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북한이 이번주 잇따라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한반도의 긴장감을 고조시켰습니다. 도발 수위를 점차 높이는 모양새인데요. 오늘도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 이와 관련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목용재 :위원님, 지난 한 주 잘 보내셨습니까?
고영환 :네. 잘 보냈습니다.
목용재 : 위원님 먼저 지난 주말 북한이 발사한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소식부터 정리해주시죠.
고영환 : 북한 중앙통신은 지난 13일 "국방과학원이 11일과 12일 새로 개발한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의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면서 "새로 개발한 터빈송풍식발동기의 추진력을 비롯한 기술적 지표들과 비행 조종성, 복합유도결합방식에 의한 말기유도명중 정확성이 설계상 요구들을 모두 만족시켰다"고 보도했습니다. 공개된 사진들을 보면 북한의 신형 순항미사일은 걸프만 전쟁 때 그 위용을 떨친 미국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이나 한국 군의 순항 미사일인 현무-3C와 비슷해 보입니다. 한국군 관계 당국은 북한이 이번에 시험 발사한 순항미사일이 한국군의 현무-3C나 미군의 토마호크처럼 위성위치확인시스템과 관성유도방식 등 복합 유도시스템을 탑재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순항미사일은 탄도미사일보다 그 속도는 느리지만 레이더를 피해 저고도로 비행하면서 매우 작은 오차를 가지고 목표물을 정밀 타격하는 미사일입니다. 북한은 지난 3월 21일 동해상으로 200여 km를 날아간 순항미사일을 시험한 바 있습니다. 그때로부터 6개월만에 사거리가 7배 이상 늘어난 순항미사일을 발사하고 시험에 성공하였다고 발표한 것은 북한의 기술력이 많이 발전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보입니다.
목용재 : 북한이 지난 15일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위반 사안에 해당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까지 발사했죠?
고영환 : 한국군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15일 오후 12시34분과 12시39분 등 2차례에 걸쳐 평안남도 양덕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1발씩 발사했습니다. 합동참모본부, 즉 합참은 북한 탄도미사일들의 비행거리가 약 800km, 최고 정점고도는 60여km로 탐지됐다고 발표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3월25일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한 적이 있으며 이때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사거리는 600km 정도로 평가된 바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15일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철도기동대미사일연대 훈련의 일환이라고 밝혔습니다. 중앙통신은 지난 16일 보도에서 "철도기동미사일연대는 9월 15일 새벽 중부산악지대로 기동해 800km 계선의 표적지역 타격 임무를 받고 훈련에 참가했다"고 하면서 "철도기동미사일연대는 철도기동미사일 체계 운영규범과 행동순차에 따라 신속기동 및 전개를 끝내고 받은 화력 임무에 따라 동해상 800km 수역에 설정된 표적을 정확히 타격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날 미사일 발사 현장에 김정은 당 총비서는 불참했고 박정천 군수공업담당 비서가 이날 발사훈련을 지도했습니다. 북한이 고도의 기술력과 막대한 자금력이 필요한 탄도미사일이나 순항미사일 개발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목용재 :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에 대한 한국과 미국 측 반응은 나왔습니까?
고영환 :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미국이 규탄했습니다. 지난 15일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는 대변인은 "우리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한다. 이번 미사일 발사는 여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고 북한이 주변국 및 국제사회의 다른 국가들에 위협을 제기한 것임을 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도 입장을 밝혔습니다.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지난 15일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하여 서훈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개최하고 "정세 안정이 매우 긴요한 시기에 이루어진 북한의 연속된 미사일 발사 도발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유엔과 유럽연합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이 지난 15일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외교적 관여만이 한반도의 지속가능한 평화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에 도달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유럽연합 대변인도 지난 15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고 하면서 "유럽연합은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를 준수하고 대화 환경을 해치는 모든 행동을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전세계의 많은 국가, 국제기구들이 규탄하고 있습니다.
목용재 : 북한이 점차 도발 수위를 높이는 것으로 보입니다.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 및 재차단을 비롯해 김여정 당 부부장과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의 한미연합훈련 비난, 열병식과 순항미사일, 탄도미사일발사까지. 북한이 최근 이같은 일련의 행태를 보이는 의도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고영환 : 순항미사일들과 탄도미사일들을 발사하면서 북한이 또다시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정세를 긴장시키고 있습니다. 북한이 순항미사일들을 발사한 날은 미국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등을 테러범들이 폭파한 날인 9월 11일 테러 20주년이 되는 바로 그날입니다. 3000여 명이 넘는 인명 피해가 발생한 9월11일 테러날에 맞추어 북한이 미사일들을 발사한 것은 굉장히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봐야합니다. 북한이 순항 및 탄도미사일들을 발사하고 열병식을 진행하고 김여정 부부장과 김영철 부장의 담화를 통해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우선은 미국에 대한 메시지를 발신하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즉 미국이 대북제재를 풀지 않고 대북 외교적 고립 전략을 풀지 않는다면 북한은 핵무기와 각종 미사일 등 무기개발들을 지속할 것이며 시간이 지날수록 핵능력과 그 운반 수단이 고도화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발신한 것으로 판단합니다. 다시 말해 미국에 대북전략을 수정하라고 요구한 겁니다. 다음으로는 대남 메시지로 보입니다. 한국이 미국의 대북정책을 추종한다면 북한의 핵무력 앞에 무릎을 꿇을 수 밖에 없다고 위협하는 것입니다. 향후 북한은 단거리 및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발사, 핵무기 관련 활동의 증가 등을 통해 대미, 대남 도발 수위를 높여 나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목용재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난 15일 한국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습니다. 의도치 않게 일정이 겹친 셈인데요. 이와 관련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김여정 부부장이 다시 비난 담화를 내놨죠.
고영환 한국 국방과학연구소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과 초음속 순항미사일 등 첨단 무기 개발에 성공했다고 지난 15일 발표했습니다. 이날 국방과학연구소는 종합시험장에서 문재인 대통령 등이 참석한 가운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발사시험을 실시했습니다. 이밖에 과학연구소는 장거리 공대지미사일의 항공기 분리 시험, 고위력 탄도미사일, 초음속 순항미사일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여러 종류의 미사일 전력 발사 시험의 성공을 통해 우리는 언제든지 북한의 도발에 대응할 수 있는 충분한 억지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발언했습니다. 문 대통령의 발언 당일 밤 김여정 부부장은 담화를 통해 "대통령의 실언이 사실이라면 소위 한 국가의 대통령으로서는 우몽하기 짝이 없는 것"이라며 "대통령까지 나서서 대방을 헐뜯고 걸고 드는데 가세한다면 부득이 맞대응 성격의 행동이 뒤따르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북남관계는 여지없이 완전 파괴로 치닫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김 부부장이 가지고 있는 상징적 의미를 고려해 봤을 때 위협의 수위가 꽤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김여정 부부장이 이런 담화를 발표한 것은 한국의 국방력 발전을 방치할 수 없다는 위기감, 북한에 유화적인 태도를 한국이 견지하지 않을 경우 거센 공세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경고가 섞여 있다고 봅니다.
목용재 :이제 곧 한민족 최대 명절 중 하나인 추석을 맞게됩니다. 한국 내 이산가족들은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 소식을 듣고 이산가족상봉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가졌다가 다시 악화한 남북관계로 이 같은 기대를 접었다고 합니다. 북한은 더이상 긴장을 격화시키지 말고 남북관계에 좌우되지 않는 이산가족상봉 정례화부터 신경써야 한다고 봅니다. 오늘도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