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공무원 피살 관련 북 책임 끝까지 물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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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한국 국민이 서해상에서 북한의 총격을 받아 숨지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기에 앞서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유엔 총회를 통해 종전선언을 제안했었는데요. 향후 남북관계의 귀추가 주목됩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목용재 : 위원님, 지난 주 잘 보내셨습니까?

고영환 : 네. 잘 보냈습니다.

목용재 : 이번 주 충격적인 사건이 있었죠. 한국 국민이 북한에 의해 총격을 받아 사망한 사건인데요. 이번 사건 전후 상황부터 먼저 설명해주시죠.

고영환 : 한국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 해양수산부 소속 목포 소재 서해 어업지도 관리단 공무원, 북한에서는 사무원이라고 하죠. A씨가 지난 21일 소연평도 남방 1.2마일 해상에서 실종됐다가 북한 군에게 피살되는 엄중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A씨는 실종 당일 오전 11시 30분경 배에서 사라져 다른 선원들이 선내와 인근 해상을 수색한 후에 오후 1시경 한국 해양경찰에 이 사실을 신고했습니다. 당일 해경과 해군 함정, 해양수산부 등은 선박 20척과 항공기 2대를 수색에 투입했지만 A씨를 찾지 못했습니다. A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황해남도 등산곶 인근 해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을 한국 군이 포착한 시점은 지난 22일 오후 3시30분입니다. 이때 A씨는 북한 선박에 의해 발견됐고 오후 4시 40분 방독면을 착용한 북한 군인들이 해당 실종자에게 표류 경위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22일 오후 9시40분에는 천인공노할 만행이 일어났습니다. 북한 군은 상부의 지시를 받은 후 해당 공무원에게 사격을 가하여 사살한 후 밤 10시 11분 해당 공무원의 시신에 불을 질러 시신을 훼손했습니다. 북측 해상에서 시신에 기름을 부어 불태운 정황은 한국의 연평도 감시 장비에서도 관측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목용재 : 이번 사건으로 한국 군 당국이 북한을 강하게 규탄했죠? 한국 군 당국은 북한이 왜 한국 국민을 사살하고 이를 화장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까?

고영환 : 북한 군이 지난 21일 서해 소연평도에서 실종된 한국 공무원을 북측 해상에서 사살한 뒤 기름을 부어 불태운 것은 코로나19,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감염증 대응 차원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이 사건이 불러일으킬 파장은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국방부는 지난 24일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이 낭독한 입장문에서 "우리 군은 다양한 첩보를 정밀 분석한 결과, 북한이 북측 해역에서 발견된 우리 국민에 대해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음을 확인했다. 북한의 이러한 만행을 강력히 규탄하고 이에 대한 북한의 해명과 책임자 처벌을 강력히 촉구한다.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저지른 만행에 따른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음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군과 정보 당국은 북한의 이번 행위가 신형 코로나 방역을 위해 해상과 공중에 대한 봉쇄 조치를 강화한 상황에서 이뤄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저는 북한이 한국 국민을 사살한 것은 신형 코로나 감염 위험 때문에 그렇게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지난해 2월 하노이 회담이 미북 간 의견 차이로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하고 끝나면서 북한 지도부는 회담 결렬의 책임을 한국 정부에 전가하고 한국 정부와 한국 국민에 대한 적개심을 고취하는 차원에서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도 폭파한 바 있습니다. 이번 공무원 사살도 이러한 차원에서 일어난 사건이라고 평가합니다. 그러나 신형 코로나 상황이 엄중하다 하더라도 엄연하게 대한민국 국민을 총으로 사살하고 시신에 불까지 지른 것은 인륜에 어긋나는 정말로 반인도주의적인 도발 행위입니다.

목용재 : 위원님께서는 이번 사건이 우발적으로 벌어진 것이라고 보시는지요? 이번 사건에 대한 한국 내 여론도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고영환 : 저는 이번 한국 공무원 사살 사건과 관련해 발생부터 처리 과정까지 북한이 보여준 행위는 다분히 의도적이라고 판단합니다. 한국 국민이라는 것이 밝혀졌다면 한국 측에 넘겨주든가 백번 양보하더라도 일단은 격리를 했다가 조사를 마친 후 한국 정부에 인도해야 했다고 봅니다. 한국은 표류해 오는 북한 주민들을 그들이 원하는 경우, 신속하게 북측에 인도해 왔습니다. 이것이 정상국가가 하는 일입니다. 한국 여론은 부글부글 끓고 있습니다. 한국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4일 이번 사건과 관련해 "우리 국민에 대한 북한 군의 살인 행위를 규탄한다"고 밝혔습니다. 송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글을 올려 "눈과 귀를 의심할 일이고 백주대낮에 있을 수 없는 행위이다. 전투상황도 아니고 한밤 중도 아닌 대낮에 사람을 체포해 심문했다면 그 이유가 월북이든, 표류이든 비무장 상태의 민간인임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인데 재판 절차도 없이 현장에서 사살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야당인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은 지난 24일 논평에서 "정부가 비핵화 없는 종전선언 제안 이벤트에 국민의 생명을 뒷전으로 밀어 놓은 것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탈북민 출신인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4일 "북한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대한민국을 우습게 아는 것"이라고 북한을 비판했습니다.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였다가 국회의원이 된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도 입장문을 내고 "우리 정부는 북한에 공동조사단을 꾸릴 것을 촉구하고, 사건을 명명백백히 밝혀 우리 국민의 의구심과 울분을 해소해야 한다"며 "우리 정부는 조속히 이번 사안과 지난번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사건을 함께 UN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해야 한다. 당연히 사건 조사 결과에 따라 책임자는 국제형사재판소에 고발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목용재 :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지난 22일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종전선언을 제안한 뒤 이 사건의 소식이 전해졌죠. 한국 국민의 피살 사건으로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이 무색해졌는데요. 당시 문 대통령이 어떤 내용으로 연설했는지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고영환 : 한국 공무원 피살 사건이 일어난 바로 다음 날 새벽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열린 제75차 유엔 총회 일반토의에서 "이제 한반도에서 전쟁은 완전히, 그리고 영구적으로 종식돼야 한다"면서 "그 시작은 평화에 대한 서로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한반도 '종전선언'이라고 믿는다.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비핵화와 함께 '항구적 평화체제의 길'을 여는 문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계속하여 문 대통령은 "무엇보다도 남과 북은 생명공동체"라면서 "방역과 보건 협력은 한반도 평화를 이루는 과정에서도 대화와 협력의 단초가 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한국 청와대는 지난 24일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 연설은 지난 15일에 녹화돼 18일 유엔으로 보내졌다"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청와대의 입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우리 공무원에 대한 총격과 시신 유기를 보고 받고도 종전선언을 강조한 유엔 연설을 한 것에 대해 야당이 "북한의 도발을 알고도 대통령이 유엔 연설에서 종전선언을 했느냐"고 비판한 것에 대한 해명으로 보입니다.

목용재 : 향후 남북관계는 어떻게 될 것으로 전망하십니까? 이번 사건이 미북관계에도 영향을 미칠까요?

고영환 : 한국은 인민들의 여론에 의하여 정치와 정책이 이뤄지는 나라입니다. 한국 국민이 전연지역에서 표류하다가 북한 군에 의해 사살되고 시신까지 심하게 훼손된 사실에 한국 국민 절대 다수가 극도로 분노하고 있습니다. 국가의 가장 큰 책임은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입니다. 국민이 북한 군에 의해 잔인하게 희생됐는데 한국 정부가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됩니다. 따라서 한국 정부는 북한에 책임을 물어야 하고 그렇게 해야 할 것입니다. 북한의 핵 보유국 선언과 미북관계 교착 국면으로 남북관계가 얼어있는 상황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으니 남북관계는 얼어붙을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미북관계도 남북관계가 냉각되면 영향을 받게 될 것입니다. 미국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어 여력이 없는데다 이런 사건까지 일어났으니 미북관계 역시 악화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다만 김 위원장이 한국 정부에 이번 사건과 관련해 유감을 표한 상황이기 때문에 지켜볼 필요는 있어 보입니다.

목용재: 북한이 25일 오후 이번 사건에 대해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표명했지만 그 진정성이 의심됩니다. 또한 북한 군이 서해상에서 민간인을 상대로 사격을 가한 것도 분명한 사실입니다. 자신들이 국제사회의 일원이라고 주장하는 북한이 이 같은 만행을 저지른 것에 대해 한국 정부와 국제사회는 반드시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입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