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한국은 현재 추석 연휴인데요. 이번 연휴가 끝나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한국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이와 관련해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목용재 : 위원님, 추석 연휴 잘 보내고 계십니까?
고영환 : 네. 잘 보냈습니다.
목용재 :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오랜만에 한국을 방문할 예정인데요. 관련 소식 먼저 정리해주시죠.
고영환 :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올 10월 초 한국을 방문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최근 한국 정부 소식통은 "폼페이오 장관이 내달 초 방한하는 것으로 안다"며 "10월7일부터 1박2일 일정이 유력하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의 또 다른 소식통은 "폼페이오 장관이 스가 일본 신임 총리를 만나러 일본에 오는 상황에서 한국도 방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한미 당국은 폼페이오 장관 대표단의 수행원 규모와 구체적인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해 6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판문점에서 만날 때 동행했으며 지난 2018년 10월 평양을 방문한 뒤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의하면 폼페이오 장관이 방한 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회담을 진행하고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는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비롯한 한미동맹 현안과 북핵 문제를 포함해 한반도 정세 토의 그리고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로 연기된 주요 7개국 정상회의, 다른 말로 G 7 회의에 한국을 초청하는 문제 등이 논의될 전망입니다. 외교가는 폼페이오 장관이 갈수록 격화하는 미국과 중국 간 갈등에 대한 미국 입장을 설명하고 미국 측 입장에 대한 한국의 지지를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이 일본을 방문하는 기회에 미국과 일본, 호주, 인도 등으로 구성되는 4개국 안보 연합체의 외교장관 회담이 열릴 것으로 보여 주목됩니다. 일본 교도통신은 복수의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4개국 외교장관이 10월 도쿄에서 만날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관심의 초점은 4개국 연합체에 한국이 동참할지 여부입니다.
목용재 :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방한의 주요 목적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고영환 :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방문이 당 창건 75주년 기념일 직전에 이뤄진다는 점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그의 방한 목적이 북한과 관련된 사안에 집중돼 있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다시 말하여 북한이 당 창건 기념일과 미국 대통령 선거일을 전후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공개하거나 발사하는 식으로 미국 대선에 개입하려는 것을 한미가 공동으로 막으려는 것이 그의 방한 목적 중 하나라는 겁니다. 미국은 북한이 미국 대선 전에 사태를 악화시키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해왔고 이번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도 이와 관련이 있어 보입니다. 사실 북한은 미림비행장 등에서 당 창건 기념일에 맞춘 대형 열병식을 준비 중입니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감추는 임시 시설물들이 위성 등을 통해 관측되기도 했습니다. 북한이 당 창건 기념일을 전후하든, 미국 대선을 전후하든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경우 미국은 신속하게 대응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홍수와 태풍, 신형 코로나와 유엔 제재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에 치명타를 입힐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목용재 :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달 중순 북한과 관련된 언급을 한 바 있죠. 그 뒤 한 달여 만에 한국을 방문하는 것인데요. 북한 측과 접촉할 가능성이 있을까요?
고영환 :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15일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 진전을 위해 많은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며 한국 등 동맹과, 그리고 북한과도 노력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날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 연구소 애틀랜틱카운슬과의 화상 대담에서 진행자가 국무장관으로서 북한과 관련해 실망한 점은 없는지, 더 잘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없는지를 묻는 질문에 "우리는 추가 진전을 이룰 수 있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다른 방향으로 갈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다"고 아쉬움을 표하면서 "그러나 나는 여전히 낙관적"이라고 말했습니다. 계속하여 폼페이오 장관은 "공개적으로는 고요했지만 진행 중인 많은 노력이 여전히 있다"며 "우리 스스로 그 지역 내 우리 동맹인 일본, 한국과 진행 중인 노력이 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을 알아내기 위해 심지어 북한과의 노력도 하고 있다"고 발언했습니다. 지난 2018년부터 미북 정상 간 세 차례의 정상회담과 실무협상에도 불구하고 미북 비핵화 협상은 현재 교착국면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은 대화 재개와 협상 진전을 위한 물밑 작업이 있음을 시사한 대목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이 이번 방한 기간 중 북한 측 고위 인사와 만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입니다. 일단 방한 기간이 매우 짧고 북한이 신형 코로나로 인해 엄중한 봉쇄 조치를 하고 있으며 여기에 한국 공무원 피살 사건까지 겹치면서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 고위 인사를 만날 가능성은 낮다고 할 수 있습니다.
목용재 : '10월 서프라이즈 설', 그러니까 미북 간 만남이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뤄질 수 있다는 말인데요. 이에 대한 가능성이 어느 정도 된다고 보십니까?
고영환 :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과의 물밑 대화 움직임을 시사한 데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새벽 제75차 유엔 총회 화상 기조연설을 통해 '한반도 종전선언'을 제안한 것과 맞물려 현재 교착 상태에 머물러 있는 미북, 남북관계의 분위기가 전환될지 북한 전문가들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미북 간 '10월 서프라이즈', 즉 미북 깜짝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한 설이 그동안 제기돼 왔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미국에서 제기되는 미북 대화 가능성은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대선을 앞두고 북한 리스크, 즉 북한으로부터의 위협을 관리하는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는 만큼 미북 간 특별한 접촉이 이뤄지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이 미북 간 접촉이 있다고 암시한 만큼 실무급에서의 접촉은 지속되고 있다고 봅니다. 저는 미국 대선까지 50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에 대한 미국의 관심이 떨어졌다고 봅니다. 미국은 현재의 상황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북한 또한 누가 미국 대통령이 될지도 모르고 신형 코로나도 심각한 현재 정세 아래에서 미국 사람들과 만나려 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결론적으로 미북 실무 접촉은 가능하라도 10월 깜짝 미북 정상회담은 어렵다고 봅니다.
목용재 : 이제 추석연휴가 끝나면 북한의 당 창건일이 다가옵니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도 다음 달로 다가왔습니다. 북한의 당 창건일과 미국 대통령 선거와 관련해 향후 남북, 미북관계가 어떻게 이어질지 위원님의 전반적인 전망을 부탁드리겠습니다.
고영환 : 만일 북한이 당 창건 기념일이나 당 창건 기념일을 전후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미북관계는 악화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첨부할 말은 북한이 당 창건 기념일을 전후해 혹은 당일에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공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당 창건 기념일을 그냥 넘기더라도 미국 대선을 전후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거나, 핵실험을 하거나, 대형 군사도발을 하는 경우 남북관계나 미북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문제는 제재, 신형 코로나, 장마 등의 피해를 입은 북한이 대형 도발을 할 내부적인 여력이 있는지 여부입니다. 이번 10월이 남북관계, 미북관계에서 중요한 계기로 작동할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만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나 공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의 발사 등을 하지 않고 조용히 10월과 11월 초를 넘긴다면 미북관계나 남북관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목용재: 지난주 북한 당국이 서해상에서 표류하던 한국 국민을 사살해 불태우는 충격적인 사건이 있었죠. 이런 상황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한과 북한 당 창건 기념행사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가 향후 1, 2주 사이에 변곡점을 맞이할 것 같습니다. 북한이 더 이상 긴장을 고조시키지 않는 현명한 선택을 하길 바랍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