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전원회의 통해 대미·대남 정책 도출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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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북한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 전원회의를 진행했습니다. 미국이 대북정책을 북한과 공유하고 난 이후 열리기 때문에 주목되는데요.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 이와 관련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목용재 :위원님, 지난 한 주 잘 보내셨습니까?

고영환 :네. 잘 보냈습니다.

목용재 : 북한이 지난 15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열었죠? 김정은 당 총비서가 이 자리에서 어떤 발언을 했는지 먼저 정리 부탁드립니다.

고영환 :지난 6월 15일 평양에서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 전원회의가 열렸습니다. 북한 중앙통신은 지난 16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 전원회의가 6월 15일에 열렸으며 김정은 동지께서 전원회의를 지도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중앙통신은 "2021년도 당과 국가의 주요 정책 집행 정형을 중간 총화하고 경제사업과 인민 생활에 절실한 현안들에 대한 해결 대책을 수립하며 조성된 정세에 맞게 국가적인 중대 사업들을 강력하고 정확히 추진하는 문제를 토의, 결정하기 위해 이번 전원회의를 소집했다"며 전원회의 소집 배경을 언급했습니다. 전원회의 의제들로는 농사에 힘을 총 집중할 데 대한 문제,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 비상 방역 상황에 대비할 데 대한 문제, 인민 생활을 안정시킬 데 대한 문제 등이 상정됐습니다. 김정은 당 총비서는 회의 연설에서 "현재 우리 앞에 가로놓인 여러 가지 애로와 난관으로 인해 국가 계획과 정책적 과업들을 수행하는 과정에 일련의 편향들도 생겼다"며 "지난해 태풍 피해로 알곡 생산 계획을 미달한 것으로 해 현재 인민들의 식량 형편이 긴장해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신형 코로나 감염병에 대해 김정은 총비서는 "비상 방역 상황의 장기화는 인민들의 의식주를 보장하기 위한 투쟁의 장기화이며 경제지도기관들이 비상 방역이라는 불리한 환경 속에서 그에 맞게 경제사업을 치밀하게 조직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계속하여 김 총비서는 "우리 식 사회주의의 전도와 인민들의 운명이 걸려있는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와의 투쟁을 더욱 공세적으로 실속 있게 전개해나가는 것은 지침으로 삼아야 할 원칙적인 문제"라고 언급했습니다. 전원회의 의제들로 보아 북한 정권에 있어 현 시기 가장 시급한 문제들이 바로 식량 문제, 신형 코로나 감염병 문제, 비사회주의와의 투쟁 문제 등이라는 것을 명백하게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목용재 : 전원회의에선 현 국제정세에 대한 분석과 당의 대응 방향에 관한 문제가 언급됐습니다. 미국이 대북정책을 북한에 공유한 상황에서 이런 언급이 나와 주목되는데요.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십니까?

고영환 : 이번 전원회의에서는 주요 안건으로 '현 국제정세에 대한 분석과 우리 당의 대응 방향에 관한 문제'가 상정됐습니다. 북한 보도에 따르면 전원회의 개최 전날 김정은 당 총비서는 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위원, 후보위원들을 소집하여 소규모 협의회를 주재했습니다.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주재하는 회의도 열렸는데 이 회의에는 리병철과 박정천 총참모장, 정경택 국가보위상 등이 참석했습니다. 이는 이 회의가 국방, 군수, 외교, 보위 및 안전 등에 대한 문제들을 토론한 회의였음을 증명합니다. 노동신문은 전원회의 3일 차 회의가 지난 17일에 있었으며 여기에서 김정은 총비서가 "국가의 존엄과 자주적인 발전 이익을 수호하고 평화적 환경과 국가의 안전을 믿음직하게 담보하자면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돼 있어야 하며 특히 대결에는 더욱 빈틈없이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는 발언을 소개했습니다. 현재 국제 정세는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지난달에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하여 바이든 미 대통령과 회담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6월 12~13일 사이에 영국에서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국가들의 모임인 G7회담이 진행된 후 나온 공동성명에는 '우리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북한의 불법적인 대량 살상 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의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적 포기를 촉구한다'는 강력한 대북 메시지가 포함됐습니다. 북한 지도부가 신경을 쓰지 않으면 안 될 큰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이번 전원회의에서는 중요한 대미, 대남 정책들이 도출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김정은 총비서가 회의에서 미국에 강한 반발을 보이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북한의 이러한 입장으로 보아 저는 북한이 아직은 미국의 대북정책 진의에 대하여 분석 중이거나 혹은 좀 더 미국의 반응을 지켜보고 대응하겠다는 기조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합니다.

목용재 :김정은 총비서가 전원회의에서 식량난을 언급했고 이와 관련된 논의도 이뤄진 것으로 보이는데요. 북한의 현재 식량 상황은 어떻습니까?

고영환 :농업 및 식량기구로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FAO, 즉 유엔식량농업기구가 지난 14일 북한의 식량사정에 대한 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가 발행한 '북한 2020/21 식량 공급과 수요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0~2021년 영농연도 기간 북한의 식량 생산량 추산치는 총 556만 1000톤으로 최근 5년 북한 농사 평균치인 561만 2000톤에 못 미쳤습니다. 세계식량농업기구는 북한의 주요 농경지가 지난해 수해로 타격을 입으면서 올해 식량이 약 86만 톤 부족해질 것이라는 분석을 결론적으로 내놓았습니다. FAO는 "식량 생산과 소비 간극이 수입이나 식량 원조로 적절하게 해소되지 않으면 북한 가정들이 2021년 8월부터 10월 사이에 혹독한 어려운 시기를 겪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김정은 총비서가 전원회의에서 가장 중요한 의제로 식량 문제를 언급한 것, 그리고 세계식량농업기구의 분석 등을 보면 올해 여름이 지난 후 북한의 식량 사정이 매우 긴장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목용재 : 오는 19일부터는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한국을 방문합니다. 북한의 전원회의 일정과 겹칠지 여부는 두고 봐야겠지만요. 성 김 대표의 방한 목적은 무엇이라고 봐야 할까요?

고영환 :지난 16일 한국 외교부 당국자가 "성 김 미 대북정책특별대표가 19∼23일 방한하는 일정을 한미 외교당국이 조율하고 있다"며 "그의 방문 목적은 지난번 한미 정상회담 계기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간의 합의 내용을 신속히 이행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밝혔습니다. 성 김 대표는 방문 기간 동안 노규덕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가지며 통일부 당국자도 만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 정부에서 북한 핵 문제를 총괄하는 성 김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취임 이후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 것이어서 관심들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저는 성 김 대표가 바이든 행정부의 구체적인 대북 전략, 북핵 비핵화 전략 방안 등을 가지고 와서 한국 정부 인사들과 회담하며 구체적인 해결 방안들을 도출해 낼 것으로 전망합니다. 현재까지 미국의 대북 정책은 대화와 외교에 방점이 찍혀 있는 만큼 어떠한 방식으로든 이번 기회에 북한에 대화 제의를 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목용재 :이런 가운데 북한이 미얀마에 인도지원을 했다는 소식이 흥미롭습니다. 북한도 현재 내부적으로 어려운 상황일텐데요. 위원님께서는 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고영환 :지난 17일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재정확인서비스는 북한이 '미얀마 인도주의적 대응 계획 2021' 사업에 30만 달러를 기여했다는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미얀마는 지난 2월 군부가 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잡은 이후 반군부 시위가 이어지는 나라입니다. 북한이 이번에 유엔을 통해 미얀마에30만 달러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했는데요. OCHA, 즉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 집계에 따르면 북한이 유엔의 인도 사업에 자금을 지원한 것은 2010년이 마지막입니다. 북중 무역폐쇄, 신형 코로나 등으로 위기에 몰려 있는 북한이 11년 만에 타국에 대한 지원에 나서면서 궁금증이 커지고 있습니다. 저는 북한이 미얀마를 지원한 배경으로 북한과 미얀마 그리고 북한 군과 미얀마 군부 사이에 밀접한 관계를 꼽고 싶습니다. 북한 군은 미얀마 군대에 무기와 탄약 등을 지속하여 지원해 왔습니다. 그런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서 국제적인 비난을 사며 고립돼 있는 상황에서 비록 적은 돈이나마 상징적인 지원을 하여 미얀마 군대에 대한 지지 입장을 표명한 것이라고 판단합니다.

목용재 :한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대외 메시지를 처음으로 내놔 주목되고 있습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대화와 대결을 동시에 준비해야 한다면서도 특히 대결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점에서 걱정이 됩니다. 다만 북한이 대남, 대미 강경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는 점에서 좀 더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