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종전선언과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한 북한이 또다시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이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북 통신연락선을 복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오늘도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 하겠습니다.
목용재 :위원님, 지난 한 주 잘 보내셨습니까?
고영환 :네. 잘 보냈습니다.
목용재 : 북한이 지난달 28일 또다시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이번에 발사한 것은 극초음속 미사일이라고 하는데요. 이와 관련한 소식 먼저 전해주시죠.
고영환 :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9월 29일 "국방과학원이 28일 오전 자강도 용림군 도양리에서 새로 개발한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하면서 "국방과학자들은 능동 구간에서 미사일의 비행조종성과 안전성을 확증하고 분리된 극초음속 활공비행전투부의 유도 기동성과 활공비행 특성을 비롯한 기술적 지표들을 확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음속의 5배가 넘는 속도로 표적을 타격할 수 있어 주요 선진국들이 이미 실전배치했거나 개발 중인 무기입니다. 김정은 당 총비서는 이미 8차 당대회 사업총화 보고에서 "가까운 기간 내에 극초음속 활공 비행 전투부를 개발 도입할 데 대한 과업이 상정됐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시험발사에 참가하지 않고 박정천 노동당 비서와 국방과학 부문 지도 간부들이 시험발사를 지켜봤습니다. 북한의 올해 탄도 및 순항미사일 발사 시험에서 특이한 점은 김정은 총비서가 모두 참여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김정은 총비서가 신형 미사일들의 발사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이 미사일들이 완성된 무기가 아닌, 시험 중인 무기들이라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평가됩니다.
목용재 : 북한의 미사일에 대해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이 이와 관련된 입장을 내놨죠. 여러 논의도 이뤄졌고요. 이 내용도 정리해 주시죠.
고영환 : 지난 달 29일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외신기자클럽이 주관한 화상간담회에서 "북한의 최근 미사일 발사에 대해 매우 우려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여러 결의에 대한 위반으로 역내를 불안정하게 하고 주변국들을 위협한다"고 발언했습니다. 성 김 대표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자마자 한국, 일본 측과 통화하는 등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발언했습니다. 성 김 대표의 발언에서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우리는 평양으로부터 회답을 기다리고 있다. 북한에 많은 경로로 접촉했고 광범위한 주제에 대한 대화를 제안했지만 답신을 받지 못했고 곧 받기를 희망한다"고 발언한 부분입니다. 미국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면서도 군사적 대응보다는 아직은 대화나 외교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 다음날인 지난 9월 29일 유럽연합 대변인은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는 북한과 대화를 재개하고 북한 주민들을 돕기 위한 국제적 노력에 어긋난다고 규탄하면서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른 의무를 준수하고 대화 환경을 훼손하는 모든 행동을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과 중국 외교당국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한중 북핵 수석대표는 지난 9월 29일 화상회의를 가지고 최근 한반도 정세 평가, 향후 대응방안 등을 논의했습니다. 북한의 초음속 미사일 발사 이후 한국, 미국, 유럽, 중국 등 주변국가와 국제사회의 대응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목용재 : 이번 미사일은 신형 미사일이라는 점에서 주목되는데요. 한미가 이에 대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한국 군당국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고영환 : 한국군 당국은 북한이 시험발사했다고 밝힌 극초음속 미사일이 실전에 배치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한국군 합참, 즉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9월 29일 출입기자들에게 "북한이 시험 발사했다고 공개한 '극초음속 미사일'의 탐지된 속도 등 제원을 평가해볼 때 개발 초기 단계로 실전배치까지는 상당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습니다. 합참은 "(북한이 시험 발사한 극초음속미사일은) 현재 한미연합자산으로 탐지와 요격이 가능한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부연설명을 했습니다. 북한이 이번에 시험발사한 미사일은 약 200km를 날아갔으며 그 속도는 대략 음속의 3배 수준이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현재 음속의 5배로 날아가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만드는데 성공한 나라들은 중국, 러시아, 미국 등 수개국에 불과합니다. 북한이 성공하였다고 발표한 극초음속 미사일은 비록 선진국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북한이 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목용재 : 이런 상황에서 김정은 당 총비서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을 통해 한미동맹을 규탄하면서도 10월 초부터 남북 통신연락선들을 다시 복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의도는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요?
고영환 : 김정은 총비서가 지난 9월 29일 평양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5차회의 연설에서 "경색되어 있는 현 남북관계가 하루빨리 회복되고 조선반도에 공고한 평화가 깃들기를 바라는 노력의 일환으로서 일단 10월초부터 관계악화로 단절됐던 남북통신 연락선들을 다시 복원하도록 할 의사를 표명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달 30일 보도했습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제안한 종전선언에 대한 입장도 밝혔습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북남 사이의 불신과 대결의 불씨로 되고 있는 요인들을 그대로 두고서는 종전을 선언한다해도 적대적인 행위들이 계속될 것이고 그로 인하여 예상치 않았던 여러가지 충돌이 재발될 수 있으며 온 겨레와 국제사회에 우려심만을 안겨주게 될 것"이라며 "종전을 선언하기에 앞서 서로에 대한 존중이 보장되고 타방에 대한 편견적인 시각과 불공정한 이중적인 태도, 적대시 관점과 정책들부터 먼저 철회되어야 한다는 것이 불변한 요구"라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가 제안한 종전선언에 비록 조건들을 붙이긴 했지만 일단 반응을 했다는 점, 그리고 아무 이유없이 끊었던 남북 통신연락선들을 10월 초라는 시한까지 밝히며 복원하겠다고 강조한 것은 북한이 처한 상황, 그리고 한국의 정세와 관련이 있어 보입니다. 대내적인 측면을 우선 분석해 보겠습니다. 북한 지도부가6.25 전쟁 때만큼 어렵다고 시인할 정도로 현재 북한은 코로나19, 신형 코로나비루스와 국경봉쇄로 인한 극도의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한국과의 관계 개선으로 대규모 인도적, 경제적 지원을 받고 이런 지원을 촉매제로 제재에 대응해보겠다는 인식을 북한 지도부가 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음은 대남관계 측면입니다. 한국에서는 내년 3월에 대통령 선거를 합니다. 북한이 통신선 복원 등 남북관계 개선의 신호로 한국의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를 추진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목용재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의 담화와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사관의 발언, 그리고 김정은 총비서의 시정연설까지 일관되게 주장하는 것은 미국의 적대시정책 철회입니다. 북한의 한미연합훈련과 전략자산 전개의 영구 중단은 사실상 이뤄지기 어려울 것 같은데요. 앞으로 미북 및 남북관계, 그리고 북한의 행보는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고영환 : 북한은 정전이후부터 현재까지 시종일관 미국에 대해 대북적대시정책 중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대북적대시정책 철회 주장 안에는 한미군사훈련 중지, 전략무기 도입 중단, 한미군사동맹철폐, 주한미군 철수, 평화협정 체결 등이 다 들어가 있다고 봅니다. 한국과 미국이 받아들일 수 없는 주장들인 것입니다. 북한이 6.25 전쟁을 일으키지 않았다면 한미 군사동맹도, 주한미군도, 한미 군사훈련도 없었을 것입니다. 정전 후에도 북한은 청와대 기습 사건, 랑군 테러사건, 대한항공 폭파 사건,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사건 등을 끊임 없이 벌이는 등의 도발을 자행해 왔습니다. 모든 원인 제공자가 북한이라는 의미입니다. 여기에 북한은 핵무기까지 만들며 세계 평화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미북, 남북관계 모두 구조적으로 관계 개선이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인데요. 북한은 향후 김 부자 세습 체계도, 핵무기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저는 판단합니다.
목용재 :북한이 지난달 30일 신형 반항공 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고 1일 밝혔습니다. 위원님께서 말씀해주신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 이후 이틀만에 다시 무력시위를 벌인 겁니다. 북한은 지속적으로 이중기준 철폐와 적대정책 철회를 요구하고 있는데요.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은 과거 북한이 국제규범에 어긋나는 핵개발에 돌입하면서 시작됐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오늘도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양성원,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