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진단 한반도] “북, 새해에도 미 ‘적대시정책’ 철회 등 입장 유지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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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한국 정부가 미국과의 종전선언과 관련된 조율을 마무리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과 중국이 이에 호응할지 여부가 주목되는데요. 2022년 새해 첫 방송,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 합니다.

목용재: 위원님, 2022년 임인년, 그러니까 검은 호랑이의 해를 맞았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라겠습니다.

고영환: 네. 감사합니다.

목용재: 지난 연말에 정의용 한국 외교부장관이 종전선언과 관련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설명했는데요. 먼저 이 내용부터 정리해주시죠.

고영환: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외교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종전선언과 관련해 한미 간에 "이미 사실상 합의가 돼 있는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정의용 장관은 12월 중순 영국 리버풀에서 열린 주요 7개국 외교개발장관 확대회의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을 만나서도 종전선언 문제에 있어서 한미 사이에는 합의가 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발언했습니다. 종전선언에 대해 한미 간 합의가 이뤄졌다는 내용을 한국 정부의 고위당국자가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종전선언과 관련, 북한과의 협의를 어떻게 진전시킬지를 여러 가지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정 장관은 종전선언 문안을 북한과 공유했는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는 "세부적인 내용을 현 단계에서 대외적으로 공유하기 어렵다"고 언급했습니다. 정 장관은 김정은 당 총비서가 비핵화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상대방의 의지를 믿어주는 방향으로 협상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북한이 협상에 대한 한국 측의 진정성을 의심할 것"이라고 답변했습니다. 북한이 지속하여 핵개발 움직임을 보이는 것과 관련해서는 "한국 정부도 깊은 우려와 관심을 갖고 계속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며 "북핵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되기 때문에 빠른 시일 안에 북한을 대화로 이끌어야 한다"고 발언했습니다. 임기가 끝나기 전에 종전선언을 실현하려는 문재인 정부의 의지가 대단히 큰 것 같습니다.

목용재: 한국 정부의 이 같은 종전선언 언급에 미국은 어떤 입장을 보였습니까?

고영환: 미국 정부가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한국전쟁 종전선언 문안을 한미가 사실상 합의했다고 밝힌 것과 관련한 입장을 지난 12월 29일 내놓았습니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의용 장관의 언급과 관련해 '한미가 합의한 것이 맞느냐, 북한에 공식 제안할 것이냐'는 한국 언론사의 질의에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 외교를 통해 한반도에서 항구적인 평화를 달성하는 데 계속 전념하고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대변인은 계속하여 "이를 위해 우리는 미국과의 동맹, 배치된 군대의 안보를 강화하는 가시적인 진전을 이루기 위해 조정되고 실용적인 접근 방식의 일환으로 북한에 관여를 지속해서 모색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한미가 종전선언 문안에 합의했다는 한국 외교부 장관의 발언을 즉석에서 확인하지는 않으면서 대화와 외교를 통해 북한 문제에 접근해 나간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원칙적 입장을 재확인한 겁니다. 다시 말씀드리자면 종전선언과 관련하여 한미가 동일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는 확실한 대답을 미국이 하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미국이 종전선언에 대해 한국과 생각이 완전하게 일치하는 것으로는 보이지는 않습니다.

목용재: 문제는 종전선언을 북한이 수용할지 여부입니다. 이에 대한 북한의 대응이 어떨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고영환: 먼저 청취자분들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북한이 전략적으로는 종전선언에 대해 탐탁지 않게 여기고 있다는 것입니다. 완전한 평화협정도 아니고 전쟁이 끝났다는 정치적 선언일 뿐이기에 종잇장 한 장에 불과하며 이에 운명을 맡길 수가 없다는 것이 북한이 지속적으로 천명해 온 입장입니다. 다만 전술적 입장은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김정은 총비서와 김여정 당 부부장의 발언들을 보면 미국이 이른바 '적대시 정책'을 포기한다면 종전선언을 토론해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미 간 한국전쟁 종전선언 문안이 사실상 합의된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종전선언에 대한 입장은 이번 당 8기 4차 전원회의 결과나 그에 대한 분석, 신년에 쏟아낼 북한의 입장들과 그에 대한 분석들이 끝나 봐야 알 것 같습니다. 로버트 매닝 아틀란틱카운실 선임연구원은 지난 12월 2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김 총비서가 내년 신년사에서 종전선언에 관해 언급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본다"면서도 "반면 북한과 관계개선을 위한 한국 정부의 여러 시도에 대해 북한 측이 답변을 보류하는 모습은 우선은 내년 한국의 대선 결과를 지켜보자는 것이라는 분석도 일각에선 제기되고 있다"고 언급하였습니다. 같은 날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 역시 노동당 전원회의 결과 혹은 김정은 총비서의 2022년 신년사에서 종전선언에 대한 북한의 생각을 엿볼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면서 한미 당국이 종전에 대한 일방적인 선언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발언했습니다. 저는 당 전원회의 결과와 혹시 있을 수 있는 김정은 총비서의 2022년 신년사를 봐야 종전선언에 대한 북한의 입장을 알겠지만 김정은 총비서가 이미 밝힌 미국의 북한에 대한 이른바 '적대시 정책'을 완전 포기하고 한국과 미국이 북한에 더 이상 '이중잣대', '이중 기준'을 들이대지 않는다는 약속을 한다면 북한이 긍정적으로 나올 용의가 있다는 수준에서 대응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목용재: 미국과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중국의 경우 종전선언과 관련해 향후 어떤 입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십니까?

고영환: 우선 최근까지 나온 중국의 입장을 요약해 드리겠습니다. 2021년 12월 2일 중국 텐진에서 서훈 청와대 안보실장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정치국 위원 간에 한중 회담이 있었습니다. 여기에서 양제츠 중국 정치국 위원은 "종전선언 추진을 지지하며, 종전선언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증진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발언했습니다. 동 발언에 대해 한국 정부 당국자는 "종전선언 논의에서 중국이 건설적 역할을 할 용의가 있다는 뜻"이라고 해석하였습니다. 기자님께서 언급한 바와 같이 현재 중국은 미국과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미중이 서로 갈등하니 종전선언 문제에서도 미중이 갈등하고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겠는가 하는 것이 요점인데요. 저는 미중이 전반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갈등하더라도 종전선언 문제에 대해서는 협조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종전선언 문제, 평화체제 문제 등은 한반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사안입니다. 중국이 이런 문제에서 뒤로 빠지려고 하지는 않을 겁니다. 더욱이 중국은 미국과 함께 정전협정 당사자이기도 합니다. 중국은 종전선언 문제와 관련한 협상에 참여하려 할 것이고 자신들의 영향력을 행사하려 할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북한입니다. 북한이 거부하면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습니다. 미국도 완전한 지지를 표명하는 기색이 아닙니다. 그래서 종전 문제는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목용재: 한국 국민들이 종전선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도 궁금한데요. 최근 이와 관련된 설문조사 결과도 나왔죠?

고영환: 통일연구원이 지난 2021년 12월 28일 공개한 '2021 통일의식조사'에서는 현재 야당인 국민의힘 지지자의 70%가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종전선언이 이뤄지는 것을 찬성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습니다. 이 조사는 2021년 10월21일부터 11월22일까지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6명에 대해 대면 면접조사를 통해 실시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최대 허용 표집 오차는 ±3.1%P라고 통일연구원은 밝혔습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야당인 국민의힘 지지 의사를 밝힌 조사 대상 중 70%가 베이징 동계올림픽 계기로 남북, 미국, 중국 사이의 종전선언 추진에 찬성 의사를 밝혔으며 올림픽이 아니더라도 종전선언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68.6%가 찬성 의사를 밝혔습니다. 전쟁이 아닌 평화를 원하는 한국 국민들이 절대 다수인 것 같습니다.

목용재: 2022년 새해를 맞았습니다. 새해에는 미북관계나 남북관계 등이 잘 풀려서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에 한 걸음 더 다가서길 기대합니다. 또한 북한 주민들의 삶도 좀 더 나아져서 걱정이 줄어드는 한 해가 됐으면 합니다. 위원님 새해를 맞이했는데, 청취자 여러분께 새해 인사 말씀해주시죠.

고영환: 우리 청취자분들께 올해는 좀 더 행복하고 건강하게 새해를 보냈으면 하는 마음을 전해 드립니다. 새해를 축하합니다.

목용재: 네 감사합니다. 청취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지금까지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올해에도 고 연구위원과 청취자 여러분께 알찬 내용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