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도발로 자위력 강화 및 외교적 성과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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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시험발사했습니다. 북한의 이 같은 도발행위는 올해들어 여덟 번째인데요. 한반도 관련국들이 북한과의 대화 및 북한에 대한 관여를 협의하는 중에 이런 행동을 감행했습니다. 오늘도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 이와 관련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목용재 :위원님, 지난 한 주 잘 보내셨습니까?

고영환 :네. 잘 보냈습니다.

목용재 : 북한이 지난 19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했는데요. 먼저 이 내용부터 정리해주시죠.

고영환 : 북한 중앙통신이 지난 20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과학원은 19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탄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중앙통신은 "국방과학원은 5년 전 첫 잠수함발사전략탄도탄을 성공적으로 발사하여 공화국의 군사적 강세를 시위한 '8·24영웅함'에서 또다시 새형의 잠수함발사탄도탄을 성공시킨 자랑과 영광을 안고 당 중앙에 충성의 보고를 드렸다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잠수함 함교에 '824'라는 숫자가 칠해져 있었습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19일 오전 10시 17분 함경남도 신포 동쪽 해상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으며 이 미사일은 정점 고도 60km로 590km를 비행하였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북한은 2016년 8월 24일 함경남도 신포 앞바다에서 첫 SLBM인 북극성-1형의 수중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했으며 이 때 시험발사에는 김정은 당 총비서가 참관해 "전략잠수함 탄도탄 수중 시험 발사는 성공 중의 성공, 승리 중의 승리"라고 언급했습니다. 이날 시험발사에는 유진 당 군수공업부장, 김정식 군수공업부 부부장 등이 참석했습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참석하지 않았으며 지대공미사일과 극초음속미사일, 열차 발사 미사일 등 최근의 시험 발사들을 지도한 박정천 군수공업 담당 비서도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북한이 최신형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발사에 성공하였다고 하면서 김정은 총비서는 물론 박정천 당 중앙위원회 비서도 참석하지 않은 것을 보면 이번에 발사한 SLBM이 시험 중이거나 북한이 주장하는 것처럼 잠수함에서 직접 발사한 것보다는 물속 바지선이라고 하는 운반선을 가라앉혀 놓고 발사하였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평가됩니다.

목용재 :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한미 정부, 국제사회는 어떤 입장을 내놨습니까?

고영환 : 미국 현지시간으로 지난 19일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즉 SLBM으로 추정되는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미국 정부가 비판했습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기자설명회에서 북한의 "이번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다수 결의에 대한 위반이자 역내 위협"이라며 규탄했습니다. 미 국무부는 지난 19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견해를 묻는 자유아시아방송의 질문에 "이 발사는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위반"이라고 하면서 "한국과 일본 방위에 대한 미국의 약속은 철통과 같다"고 답변했습니다. 같은 날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는 "미국은 (북한의) 이런 행동을 규탄하고 추가로 상황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행위를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북한이 SLBM을 발사한 직후 한국 청와대는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열어 최근 한국과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주요 국가들 간 협의가 진행되는 시기에 북한이 SLBM 발사를 감행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유엔도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지난 19일 파르한 하크 유엔 부대변인은 기자설명회에서 북한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에 대한 질문에 "우리는 북한 지도부가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라 국제의무를 완전히 준수할 것을 거듭 촉구하며, 또한 북한 지도부가 지속가능한 평화와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신속하게 재개할 것을 촉구해왔다"고 말했습니다. 유엔과 미국, 한국 등 많은 나라들이 북한의 거듭되는 도발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목용재 : 북한이 지난달에 이어 이번에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는데요. 점차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북한의 의도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고영환 : 북한은 최근 들어 지대공미사일, 극초음속미사일, 열차 발사 미사일,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 등을 연이어 발사하면서 긴장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장거리 탄도미사일, 핵실험 등은 하지 않으면서 지대공 미사일, 순항미사일 등 국제사회를 크게 자극하지 않는 범위에서 도발 강도를 올리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저는 북한이 도발 수위를 높이는 의도는 우선 국제사회를 크게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북한 문제, 북핵 문제를 북한이 원하는 방향으로 시급히 해결하지 않으면 결국에는 감당할 수 없는 문제에 봉착할 수 있다는 것을 미국에 인식시키고자 하는 뜻이 있다고 봅니다. 한국에 대해서는 문재인 정부가 미국 정부를 움직여 제재의 해제와 이른바 '적대시 정책' 등의 수정을 유도해 내려는 의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부적으로는 김정은 총비서가 나라의 국방력을 세계 최고의 수준으로 발전시키려고 한 선대 지도자들도 못 이룬 업적들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선전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봅니다.

목용재 : 북한이 한미일 정보기관장들이 협의를 벌이는 19일에 SLBM을 발사한 점도 주목됩니다. 최근 한반도 관련국들이 북한 문제와 관련한 협의를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십니까?

고영환 : 지난 19일 미 국무부에서는 성 김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이 참석하는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가 진행되었습니다.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긴장을 완화하고 진전을 이루기 위해 3국이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미 국무부 대변인실이 밝혔습니다. 협의에서 성 김 특별대표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다수 위반하는 북한이 19일 발사한 탄도미사일에 대해 미국이 이를 규탄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한편 지난 19일 애브릴 헤인스 미국 국가정보국 국장, 박지원 한국 국가정보원장, 다키자와 히로아키 일본 내각 정보관은 국가정보원에서 한미일 정보기관장 회의를 열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 문제 등을 토론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국가정보원은 한미일 정보기관장들이 지난 18일 국가정보원, 즉 국정원에서 있었던 한미, 한일 정보기관장 간 양자 회의에 이어 지난19일 종합 회의에서도 한반도 정세 등 현안 문제들을 협의하였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발표했습니다. 한미일 정보기관장, 한미일 북핵 특별대표 등이 연이어 협의들을 진행하는 것은 북핵문제, 북한문제가 시급한 해결을 요하는 문제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북한은 연이어 미사일들을 발사함으로써 군사력도 강화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소기의 외교적 성과도 거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합니다.

목용재 :이런 가운데 한국의 국방과학연구소(ADD)에 대한 국정감사가 이뤄졌는데요. 이 자리에서 ADD가 한국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의 성능에 대해 설명했죠?

고영환 : 지난 19일 한국 국회 국방위원회는 국방과학연구소, ADD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했습니다. 국정감사는 국회가 정부 및 정부기관들이 제 할 일을 제대로 하느냐를 검열하는 중요한 행사입니다. 이 자리에서 박종승 ADD 소장은 한국의 잠수함 발사탄도미사일, SLBM에 대해 "우리가 핵을 탑재하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정확도가 굉장히 높다", "(우리 SLBM의) 탄두 위력과 정확도, 등 이 두 개가 상생이 되면 위력이 그보다 훨씬 더 배가된다. 앞으로도 그렇게 발전해야 될 것으로 본다"고 발언했습니다. 한국 군은 지난달 15일 3000 톤급 도산 안창호함에서 SLBM 발사에 성공한 바 있습니다. 박 소장은 "북한이 SLBM을 실제 잠수함에서 발사하려면 넘어야 할 관문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바지선에서 SLBM을 발사한 것과 잠수함에서 발사한 것의 기술적인 큰 차이는 잠수함을 물속에서 속도감을 가지고서 운용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이 잠수함에서 직접 SLBM을 발사하였는지 바지선에서 발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확실한 것은 북한이 SLBM의 완성에 매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목용재 :. 북한의 도발적인 행위가 거듭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정부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행위에 대해 '도발'이라는 표현은 사용하지 않으면서 종전선언 추진을 위해 관련국들과 논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북한의 불법적인 행태를 지적하지 않으면서 종전선언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자칫 북한의 도발을 용인한다는 잘못된 메시지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오늘도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