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2023년 새해가 시작됐습니다. 북한은 연말에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진행한 결과를 1월 1일에 내놨습니다. 전술핵 무기 대량생산, 핵탄 보유량 기하급수적인 증가 등을 언급했습니다. 올해에도 북한이 한반도의 긴장 수위를 높일 것 같은데요.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올해 북한의 행보에 대해 전망해보겠습니다.
목용재 : 위원님, 이제 2023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늘 건강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올해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고영환 :청취자 여러분 새해를 축하합니다. 새해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
목용재 : 북한이 당 중앙위 전원회의 결과를 내놨는데요. 이 내용, 핵심만 짚어주시죠.
고영환 :북한은 지난달 26일부터31일 사이 당 중앙위원회 제8기 6차 전원회의를 진행했고 동 전원회의 결과문으로 올해 신년사를 대체했습니다. 김정은 당 총비서는 전원회의 보고를 통해 "남조선괴뢰들이 의심할 바 없는 우리의 명백한 적으로 다가선 현 상황은 전술핵무기 다량 생산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부각시켜주고 나라의 핵탄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발언했다고 중앙통신이 올해 1월 1일 밝혔습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계속하여 "우리 핵무력은 전쟁 억제와 평화안정 수호를 제1의 임무로 간주하지만 억제 실패 시 제2의 사명도 결행하게 될 것이다. 제2의 사명은 분명 방어가 아닌 다른 것"이라면서 "공화국의 절대적 존엄과 자주권, 생존권을 억척으로 수호하기 위한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의 핵무력 강화 전략과 기도에 따라 신속한 핵 반격 능력을 기본 사명으로 하는 또 다른 대륙간탄도미사일 체계를 개발할 데 대한 과업이 제시됐다"고 발언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김 총비서는 전원회의에서 올 한 해 북한 인민들이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은 제시하지 않고 핵무기와 미사일 그리고 전쟁준비를 강화하는 한 해로 만드는 방안들만 제시한 것입니다.
목용재 : 그렇다면 위원님, 이번 당 중앙위 전원회의에 대해 총평을 부탁드리겠습니다.
고영환 : 당 중앙 전원회의 총평을 하지면 북한은 올 한 해 한국, 미국과 협력하기보다는 그들과 힘으로 맞서겠다는 '강 대 강'의 대결의지를 재확인하였다는 것입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전원회의 보고에서 남측을 "의심할 바 없는 우리의 명백한 적"이라고 규정하였으며 "현 상황은 전술핵무기 다량생산, 핵탄 보유량의 기하급수적 증가를 요구하고 있다"고 함으로써 한국을 겨냥한 핵무기 전력 강화를 올해 국방부문의 핵심과제로 선정하였습니다. 김 총비서는 '핵무력의 제2의 사명은 분명 방어가 아닌 다른 것'이라고 하여 북한이 한국을 향해 핵무기를 선제공격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북한은 전원회의가 끝난 지난해 12월 31일과 새해 2023년 첫 날에 각각 초대형 방사포 3발과 1발을 발사하는 대남 무력시위로 지난해를 마감하고 새해를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12월 당 전원회의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국을 적으로 대하면서 핵과 미사일로 위협한 회의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목용재 : 이번에 가장 주목된 것은 핵과 관련된 내용이었는데요. 전술핵무기 대량생산, 핵탄보유량 기하급수적 증가 등이 언급됐습니다. 북한의 핵과 관련한 행보,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고영환 : 김정은 총비서의 발언들을 단어 그대로, 문장 그대로 인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북한의 능력으로 전술핵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릴 수 있는지 의문이지만 이런 발언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핵보유국', '전략국가 수립'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지난 10년 동안 오로지 이 한 길 만을 걸어왔습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2012년 4월 인민들 앞에서 "인민들이 다시는 허리 띠를 졸라매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한 공언을 헌신짝처럼 던져버리고 오로지 자신의 세습정권을 유지하고 공고히 하기 위한 핵무력 건설, 미사일 생산 확대에만 모든 국가적 역량을 투입해 왔습니다. 김정은 총비서의 이러한 의지는 올 한 해 더욱 더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인민 경제는 다 망가지고 인민들은 먹을 것도, 땔 것도 부족하여 아우성인데 인민을 사랑한다는 지도자는 끊임없이 핵무기를 늘려라, 미사일을 현대화하고 그 양을 늘여라, 또 전쟁 준비를 완성하라고 전체 북한인민을 압박하고 있는 것입니다. 김정은 총비서가 전원회의에서 인민경제, 인민생활은 거의 언급하지 않고 핵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라는 소리만 한 것으로 보아 북한은 올 한 해 핵무기 고도화, 미사일의 다종화 등 전쟁 준비에만 모든 것을 쏟아 부으리라고 판단합니다. 제가 방송에서 수십 차례 강조해서 하는 말이지만 구소련이 핵이 없어서 망한 것이 아니라 빵이 없어서 망했다는 점을 김정은 총비서는 언제쯤 알게 될지 답답합니다.
목용재 :당 중앙위 전원회의 결과를 보면 올해 미북, 남북관계는 어떻게 될 것으로 관측하십니까?
고영환 : 지난해 말 당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총비서는 한미에 강한 적대 인식을 나타냈습니다. 회의에서 김정은 총비서는 "미국은 2022년에 각종 핵 타격수단들을 남조선에 상시적인 배치수준으로 자주 들이밀면서 공화국에 대한 군사적 압박 수위를 최대로 끌어올리는 한편 일본, 남조선과의 3각 공조 실현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동맹강화'의 간판 밑에 '아시아판 나토'와 같은 새로운 군사블럭을 형성하는데 골몰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한국에 대해서는 "남조선은 무분별하고 위험천만한 군비 증강 책동에 광분하는 한편 적대적 군사활동들을 활발히 하며 대결적 자세로 도전해 나서고 있다"면서 "강 대 강, 정면승부의 대적투쟁 원칙에서 우리의 물리적 힘을 더욱 믿음직하고 확실하게 다지는 실제적인 행동에 넘어갈 데 대한 구체화된 대미, 대적 대응방향이 천명됐다"고 강조했습니다. 올해 북한은 북한군 창건 75주년, 이른바 전승 기념일인 7.27 70주년, 북한 창건 75주년 등 굵직굵직한 명절들을 기념할 예정입니다. 공화국 창건일을 빼 놓고는 두 개 모두 군 관련 기념일입니다. 그만큼 북한이 대형 도발을 할 수 있는 정치적 계기들이 많다는 의미입니다. 지난해 김여정 당 부부장은 장거리 미사일을 정상각도로 쏘겠다고 단언을 한 바 있고 7차 핵실험도 준비가 끝난 상태입니다. 여기에 더해 김정은 당 총비서는 전원회의에서 대남관계를 대적 관계로 규정했습니다. 김정은 총비서와 김여정 부부장의 발언들, 당 전원회의 결과보고들을 종합해 보면 올 한 해 대남 관계, 미북관계는 2017년보다 훨씬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목용재 : 이런 가운데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9.19 남북 군사합의 효력 정지를 검토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평양공동선언 무효화도 검토 중이란 얘기가 나오는데요. 이에 대해 위원님은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고영환 :지난 4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국가안보실과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국방과학연구소로부터 무인기 대응에 대한 보고를 받고 "북한이 다시 우리 영토를 침범하는 도발을 일으키면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를 검토하라"고 국가안보실에 지시했습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이 회의에서 북한의 도발에 대한 비례적 수준을 넘는 압도적 대응 능력을 대한민국 국군에 주문한 것"이라며 "특히 확고한 안보 대비태세를 강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기자들에게 "비단 무인기뿐만 아니라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포함해 9.19 군사합의 위반이 사실상 일상화되는 비정상적인 나날이 지속됐다"며 "국민이 불안을 느끼지 않도록 단호한 대비 태세를 주문한 것"이라고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부연 설명을 했습니다. 남북은 7.4공동성명, 1991년 남북기본 합의서, 비핵화 공동 선언, 9.19 군사합의 등 수많은 합의들을 해왔지만 북한은 항상 합의들을 제멋대로 깨버렸습니다. 9.19 군사합의 역시 한국 영해 가까이에 쏜 미사일 발사, 해상 완충구역에 대한 미사일, 방사포, 해안포 사격, 한국 수도에 대한 무인기 침투 등으로 이미 유명무실해진 지 오래입니다. 저는 윤 대통령이 한 발언은 북한에 대한 최후통첩이자 선언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다시 한 번 한국의 영토, 영해, 영공을 침입한다면 그 후과는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크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목용재 :북한이 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핵무력 강화를 재차 강조하면서 한반도의 긴장 수위는 당분간 낮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위원님 말씀처럼 올해에도 북한은 '강 대 강' 기조로 나올 가능성이 커 보이는데요. 한국 정부는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를 검토 중 입니다. 향후 한국과 미국 정부의 슬기로운 대처가 필요해 보입니다. 오늘도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