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우한 폐렴, 즉 중국 우한 지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감염병이 전세계적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도 이에 대한 방역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데요.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이와 관련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목용재 : 위원님, 지난 주 잘 보내셨습니까?
고영환 : 네. 잘 보냈습니다.
목용재 : 이미 북한 주민들도 노동신문 같은 매체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그러니까 신종 코로나비루스로 인한 우한 폐렴에 대한 소식을 많이 접했을텐데요. 먼저 우한 폐렴이 무엇인지 발생 원인과 증상, 이런 부분에 대해 상세한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고영환 : 우한 폐렴은 호흡기로 감염되는 전염병이며 중국 후베이성, 즉 호북성 우한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우한 폐렴' 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라고 불립니다. 우한 폐렴 바이러스 즉 비루스의 잠복기는 평균 7일이고 잠복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습니다. 초기 증상으로는 발열, 기침, 호흡곤란 증상이 나타나며 심해지는 경우 가래, 근육통, 두통, 객혈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현재까지 백신, 즉 왁찐은 없으며 치료약도 없습니다. 이 전염병은 박쥐로부터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중국 의료계의 판단인데요. 현재 이 호흡기성 전염병이 급속도로 확산되는 것은 아닐지 이에 대한 우려가 전세계로 번지고 있습니다. 한국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28일 이 전염병의 치사율은 2.3%로 사스, 즉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4분의 1 수준이지만 확진자 수가 사스 당시를 넘어서면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우한 폐렴 발원지인 호북성에서만 약 3300명이 병원에 입원해 있고, 의심 환자는 2만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현재 '우한 폐렴'은 호북성을 넘어 중국 전역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습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지난 31일 0시를 기준으로 전국 31개 성의 우한 폐렴 누적 확진자는 9692명, 사망자는 213명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우한 폐렴은 중국 국경을 넘어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미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지역에서 9명, 홍콩 12명, 마카오 7명, 대만 9명, 일본 13명, 한국에서는 7명의 폐렴 확진자가 발생했습니다.
목용재 : 우한 폐렴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또한 우한 폐렴을 예방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서도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고영환 :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지난 3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와 관련한 대응 종합 점검회의에서 "오늘부터 중국 우한에 고립된 한국 교민 700여 명의 귀국이 시작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다시 말해 한국 정부가 특별기를 이용해 우한 지역에 있는 한국민들을 데리고 나온다는 의미입니다.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28일 방역 긴급 경제장관 회의에서 "신종코로나 방역에 208억 원, 약 1900만 달러를 신속하게 집행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정부가 우한에 있는 한국 교민의 이송, 한국인 위생 방역, 검역, 검사, 진단, 격리, 치료에 1900만 달러를 쓴다는 의미입니다.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우한 폐렴의 마땅한 치료제가 없습니다. 그 대신에 해열제, 항생제 등을 사용하면서 환자들의 면역력을 높이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치료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예방입니다. 우선은 마스크를 쓰는 것이 중요합니다. 면 재질의 마스크보다는 0.6㎛ 이상의 입자를 80% 이상 차단하는 방역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방법은 손을 자주 씻는 것입니다. 비누를 손에 묻혀 흐르는 맑은 물에 30초 이상 씻어면 병이 예방됩니다. 전염병이 묻은 손으로 눈이나 코, 입을 만지는 경우 비루스가 신체로 들어갑니다. 셋째는 재채기나 기침을 할 때 손수건이나 소매로 자신의 입을 막는 것도 전염병의 확산을 최소화하는 방법입니다.
목용재 : 북한 당국의 조치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습니까?
고영환 :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28일 '신형 코로나비루스 감염증을 막기 위한 긴급대책'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위생 방역 부문의 일꾼들은 국경, 항만, 비행장들에서 위생 검역 사업을 보다 철저히 짜고 들어 북한에 이 병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대책을 강도 높이 세우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3일 베이징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고려항공은 '우한 폐렴'의 창궐을 막기 위한 예방 조치로 중국인을 포함한 외국인과 자국민의 베이징발 평양행 탑승을 금지했습니다.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은 지난 28일 "오늘부터 중국 단둥에서 신의주 세관으로 들어오는 화물 차량의 통행이 완전히 금지됐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지난 27일에는 중국 주재 북한 대사관, 영사관들이 북한 입국사증 발급을 중단한다고 공지했습니다. 이와 함께 북한은 중국으로부터 들어오는 모든 외국인에 대해 한 달간 격리와 건강 검진을 의무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이 전염병 예방을 위해 국경을 폐쇄하는 강경 조치를 취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목용재 : 북한 당국이 우한 폐렴의 확산을 막기 위해 상당히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현재 북한의 방역, 보건 체계 등에 대한 평가는 어떻습니까?
고영환 : 북한의 전염병 진단법은 한국이나 미국처럼 과학화되지 못한 상태입니다. 전염병이 발생하면 빨리 병원체를 찾아 내 그것이 무엇인지를 밝혀내야 하는데 현미경과 배양기 등 실험 기구는 40년 이상된 것이 대다수입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와 한국 질병관리본부 등은 판코로나바이러스 검사법, 염기서열 분석 또는 유전자 검출 검사법 등 최신 방법을 동원해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정확히 진단하고 있는데 북한에서는 그런 일이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여기에 항생제, 해열제 등 초보적인 의약품도 없는 상황입니다. 문제점이 너무 많습니다. 예방 백신도 없습니다. 북한 주민들의 경우 영양 상태가 좋지 않아 면역력도 떨어져 있어 한번 전염병이 돌기 시작하면 북한 내 파국이 올 수도 있습니다. 북한이 북중 국경을 닫을 정도로 특히 예민하게 반응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만에 하나 이러한 전염병이 최고지도자에게 옮겨져 그의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지도자 한 사람을 위한 나라입니다. 지도자가 와병하면 북한 국가 자체가 붕괴될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목용재 : 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께서도 우한 폐렴 때문에 걱정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위원님이 보시기에 북한 매체들이 우한 폐렴의 위험성과 예방 및 대처 방안 등에 대해 주민들에게 제대로 알리고 있다고 보시나요? 한국 정부 측의 안내와 설명 등과 비교해보면 어떤가요?
고영환 : 북한이 지난 30일자 노동신문 1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즉 우한 폐렴과 관련된 소식을 실었습니다. 통상 북한은 노동신문 1면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향이나 사설 등을 다뤄왔는데 이날만은 우한 폐렴 소식을 실은 겁니다. 지금 북한이 내놓고 있는 조치는 신문과 방송을 통해 관련 대책을 알리는 것, 폐렴 확산과 관련한 외부소식을 전하고 북중 국경이나 비행장을 봉쇄하는 것 정도 입니다. 한국이나 유럽 국가들처럼 예방 병원을 지정하고 중국을 다녀 온 사람들에 대한 확진 진단, 지정된 병원에서 의심환자 치료 및 격리, 마스크 착용 권고, 공공장소에 손 세척제 배치 등과 같은 조치들이 북한에서는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한국이나 미국, 일본 등 나라들은 중국 우한에 특별기들을 보내 자국민들을 데리고 와 치료하는데 북한은 중국에 나가 있는 대사관 직원, 외화벌이 일꾼, 무역 대표부 사람들에게 조국에 절대로 들어오지 말라는 지시를 내리고 국경을 봉쇄해 인민들의 생활에 막대한 지장을 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한 폐렴 사태는 사람을 최고로 존중한다는 북한이 실제로는 인민들의 건강에 관심도 없고 책임을 지지도 않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목용재: 국가는 자국민을 보호해야 하는 기본적인 책임이 있습니다. 해외에 있는 국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북한은 이 같은 국가의 의무를 소홀히하고 있는데요. 중국에 있는 북한 주민들의 입국이 금지됐다는 소식을 북한 내 주민들이 듣게 되면 만감이 교차할 것 같습니다. 방역, 보건 역량이 떨어지는 북한의 입장에서는 최선의 선택이라는 주장도 나오는데요. 하루빨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감염병 사태가 잦아들길 바라봅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