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진단 한반도] “북, 바이든-윤석열 정부 내내 극한 긴장관계 유지할 것”

0:00 / 0:00

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북한이 올해 처음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을 발사했습니다. 북한 관영 매체에 따르면 이번에 발사된 ICBM은 화성-15형이었는데요. 이를 계기로 미국에 대한 입장도 드러냈습니다. 오늘도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 이와 관련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목용재 : 지난 주말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을 발사했습니다. 지난해 11월 화성-17형 발사 이후 처음인데요. 이 내용 먼저 정리해 주시죠.

고영환 :북한이 지난 18일 동해상으로 ICBM, 즉 대륙간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고 한국군 합동참모본부가 밝혔습니다. 합참, 즉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후 5시 22분께 북한이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장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합참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한미 간 공조를 통해 미사일 상황을 긴밀히 공유하고 북한의 어떠한 위협과 도발에도 연합 방위 태세를 더욱 굳건히 할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합참은 이번 북한의 장거리탄도미사일 발사가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중대한 도발 행위이며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고 규정했습니다. 한국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6시 30분부터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를 열어 북한 탄도미사일의 구체적인 제원과 도발 의미 등을 분석하고 대응책을 논의했습니다. 북한도 지난 19일 "2월 18일 오후 평양국제비행장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15'형을 최대사거리체제로 고각 발사하였다. 미사일은 최대 정점고도 5768.5km까지 상승하여 거리 989km를 4015초간 비행하여 조선 동해 공해상의 목표 수역을 정확히 타격하였다"고 발표했습니다. 잠잠한 듯 싶었던 북한의 도발이 다시 격화되고 있습니다.

목용재 : 북한의 ICBM에 대한 한국 정부와 국제사회의 입장은 나왔습니까?

고영환 : 한국 대통령실은 지난 18일 북한이 동해상으로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직후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를 열었습니다. 상임위원회 회의 후 발표된 보도자료를 통해 대통령실은 "참석자들은 북한의 장거리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자 한반도와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심각한 도발임을 강조하고 이를 강력히 규탄했다"고 전했습니다. 계속하여 상임위원회는 "북한 내 심각한 식량난으로 아사자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 정권이 주민의 인권과 민생을 도외시하며 대규모 열병식과 핵·미사일 개발에만 매달리고 있다"며 북한을 비판했습니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미국 정부는 현지시간 지난 18일 "북한의 이번 발사는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는 대변인 명의의 성명에서 "미국은 북한의 ICBM 테스트를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미국은 미국 본토와 동맹국인 한국, 일본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도 성명을 내고 "미국은 이런 행위들을 규탄하며 북한이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유발하는 행위들을 추가로 하지 않도록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같은 날 주요 7개국 외교부 장관들은 회담을 가진 후 발표한 성명에서 "안보리 결의상 의무를 충실하게 이행할 것을 북한에 강력하게 촉구한다"며 "북한의 무모한 행동은 유엔 안보리 차원에서의 중대 조치를 포함해 국제사회의 단합된 대응을 요구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전 세계가 분노와 우려로 들끓고 있습니다.

목용재 : 북한이 ICBM을 발사한 다음날 김여정 당 부부장의이 성명을 낸 뒤 또다시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습니다. 한동안 잠잠했던 북한이 다시 무력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을까요?

고영환 : 김여정 당 부부장은 지난 20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우리는 그것이 우리 국가의 안전에 미치는 영향 관계를 치밀하게 따져보고 있으며 직간접적인 그 어떤 우려가 있다고 판단될 때는 상응한 대응에 나설 것임을 이 기회에 다시금 기정 사실화 하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계속하여 김여정 부부장은 "태평양을 우리의 사격장으로 활용하는 빈도수는 미군의 행동 성격에 달려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ICBM 도발에 대응해 지난 19일 한미연합군은 한반도 상공에서 미국 B-1B 전략폭격기와 한국 공군의 F-35A 스텔스 전투기 등을 동원한 공중훈련을 실시한 바 있습니다. 김여정 부부장이 담화를 발표한 바로 그날 북한은 평안남도 숙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2발을 발사했습니다. 북한이 단 이틀 사이에 장거리미사일과 대형 방사포들을 발사한 것은 북한이 한미 훈련이 진행되는 3월에 맞추어 대규모 군사도발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올해 봄 한반도의 긴장 수위가 한껏 높아질 것으로 평가됩니다.

목용재 :김여정 당 부부장이 최근 내놓은 담화를 보면 한국은 상대하지 않고 미국을 상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는데요. 지난 2017년에도 북한은 긴장 수위를 급격하게 높였다가 평창 동계올림픽 참석을 계기로 미북대화까지 진행한 바 있습니다. 북한이 또 이런 수순으로 갈 가능성에 대해선 어떻게 보십니까.

고영환 : 지금 한반도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보면 그 때와는 180도 다를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는 북한이 핵무력 건설의 완성을 선포하고 이른바 '평화공세'에 스스로 나섰고 한국과 미국 역시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믿고 대화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2019년 하노이에서 북한이 비핵화를 할 의지를 밝히지 않으면서 제재만 풀려고 하자 하노이 회담은 결렬됐습니다. 하노이 회담 이후 한국에서는 북한과의 관계에서 원칙론을 주장하는 윤석열 신정부가 들어섰고 미국에서는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자신의 재선에 이용하려는 의지가 워낙 강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물러나고 유엔 및 국제 제재를 유지하겠다는 바이든 신행정부가 들어섰습니다. 미국과 한국, 두 나라의 상황이 달라졌으니 북한 역시 현 바이든 정부와 윤석열 정부에서는 얻을 것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내년에 실시될 미국 대통령 선거까지 기다리면서 올해 내내 긴장의 수위를 올릴 것으로 판단됩니다. 한국과의 관계 역시 미국이 움직이지 않으면 한국 정부 역시 움직이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극한의 긴장 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목용재 : 한국 군 정보당국의 국회 보고에서도 북한이 미국을 의식해 ICBM 정상발사의 일정을 조정 중이란 내용이 나왔습니다. 북한의 의도, 무엇이라고 봐야 할까요.

고영환 :한국군 당국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정상 각도 발사를 공언한 바 있기 때문에 현재 동 미사일의 정상각도 발사 시기를 살펴보고 있으며, 현재 개발 중인 고체연료 기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올해 안에 시험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국회에 보고했습니다. 국방정보본부는 지난 22일 국회 정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ICBM을 지금까지 정상 각도로 발사하지 않았는데 북한에서는 능력은 다 보유했고 다만 대미 압박을 위해 타임라인, 즉 발사 시기를 조정 중"이라고 밝혔다고 국민의힘 정보위원회 간사인 유상범 의원이 기자들에게 밝혔습니다. 한국 군 정보당국이 북한이 지금까지 고각으로만 발사한 ICBM을 향후 대미 압박 차원에서 국제 정세, 대미관계, 한반도 상황 등을 고려해 유리한 시기에 정상 각도로 발사할 것으로 본다는 의미입니다. 1만km 안팎의 사거리를 실제로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것 같습니다. 저는 김여정 당 부부장이 장거리 미사일의 정상각도 발사를 공언한 바 있고 미국과 '강 대 강' 원칙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 안에 괌을 겨냥하든, 아니면 좀 더 먼 곳을 겨냥하든 정상 각도에 준하는 미사일을 발사할 것으로 봅니다. 미국을 최대한 압박해서 제재를 풀고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 받자는 북한의 의도가 명백해 보입니다.

목용재 : 북한의 관영매체가 23일 새벽 전략순항미사일 발사 훈련을 진행했다고 24일 밝혔습니다. 순항미사일은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고 정교한 시설 타격이 가능한 무기입니다. 위원님 말씀대로라면 북한이 앞으로도 계속 긴장 수위를 높일 텐데요. 이런 북한의 폭주를 막을 방법을 국제사회가 하루빨리 마련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도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