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김여정 당 부부장이 미국과 한국을 대상으로 위협적인 담화를 내놨습니다. 북한 외무성도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하지 않으면 한반도에서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고 위협했는데요. 오늘도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목용재: 김여정 당 부부장과 북한 외무성이 지난 7일 담화를 통해 한미에 위협적인 발언을 내놨죠. 이 내용, 어떻게 보셨습니까.
고영환: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과 북한 외무성이 지난 7일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김여정 부부장은 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문에서 "미군과 남조선 괴뢰군부의 군사적 동태를 빠짐없이 주시, 장악하고 있다. 최근에 간과할 수 없을 정도로 도를 넘어 극히 광기적인 추이로 나가고 있는 미국과 남조선의 과시성 군사행동들과 온갖 수사적 표현들은 의심할 바 없이 우리가 반드시 무엇인가를 통하여 대응하지 않으면 안 되는 조건부를 지어주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여정 부부장은 특히 존 아퀼리노 미 인도·태평양 사령관이 "북한이 태평양 지역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경우 즉각 격추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한국의 한 언론 보도를 언급하며 "실제 미 군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이러한 실언을 하였는지 아니면 괴뢰언론의 상투적인 말장난질인지 그 진위는 알 수 없으나 사실유무, 이유 여하를 떠나 명백히 사전 경고해 두려고 한다. 태평양은 미국이나 일본의 영유권에 속하지 않는다"며 "우리의 전략무기시험에 요격과 같은 군사적 대응이 따르는 경우 이는 두말할 것 없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대한 명백한 선전포고로 간주될 것"이라고 발언했습니다. 북한 외무성도 같은 날 보도국 대외보도실장 명의 담화에서 "국제사회는 조선반도와 지역의 긴장 완화를 도모하기 위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평화애호적인 노력에 합세하여 미국과 남조선에 전쟁연습을 당장 중단할 데 대한 명백한 신호를 보내야 할 것"이라며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군사적 적대 행위를 지체없이 중지할 것"을 요구했다고 중앙통신이 보도했습니다. 북한의 입이라고 할 수 있는 김여정 부부장과 외무성의 발언 수위가 점차 높아지고 있습니다. 저의 눈에는 이런 발언들이 자신들의 나약함을 숨기기 위하여 밖으로는 더 센 척을 하는 사람들의 행동처럼 보입니다.
목용재: 이 같은 북한의 위협에 대한 한국 정부의 반응은 나왔습니까?
고영환: 김여정 부부장이 한미를 위협한 담화문에 통일부가 "북한은 이제라도 도발과 위협이 아닌 평화를 위한 올바른 길을 선택해 주기를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통일부 당국자는 김여정 부부장 발언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현재 정세 악화는 북한의 무모한 핵과 미사일 개발로 초래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짧으나 확실하게 한국 정부의 입장을 밝힌 것입니다. 김여정 부부장의 비난 담화와 관련해서 유엔도 "우리는 모든 당사국이 한반도의 긴장을 악화할 수 있는 어떤 수사도 피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파르한 하크 유엔 부대변인은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에 대한 미국의 한 언론사의 질문에 "궁극적으로 당사국들이 대화에 복귀하고 한반도의 평화적 비핵화 달성을 위한 방법을 모색하기를 바란다. 우리는 당사국이 그 목적에 도움이 되지 않는 어떤 것이라도 피하길 바란다"며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기 바란다. 한반도 상황은 충분히 긴장 상태였고 우리는 그것이 상당히 진정되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목용재: 북한이 한미 연합연습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요. 김여정 부부장과 외무성 등 최근 북한 측 입장은 조만간 있을 수 있는 북한의 도발 명분 쌓기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위원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고영환: 한국에서는 3월 13일부터 한미 연합연습 '자유의 방패훈련'이 시작됩니다. 김여정 부부장과 북한 외무성의 담화문은 바로 이 연합훈련 대응 차원에서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한미가 연합연습을 중지하도록 유엔과 국제사회가 촉구해야 한다는 주장을 북한이 펼치고 있어 주목됩니다. 북한이 한미 연합연습 중지를 국제사회에 호소했는데도 훈련이 시행되면 북한이 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를 앞세울 것입니다. 대외보도실장이 "긴장 완화와 정세안정을 바라는 국제사회의 지향과 배치되게 화약내 짙은 호전적 무력 시위에만 몰념하고 있는 미국과 남조선의 무책임한 행위로 하여 조선반도에서의 핵전쟁 발발 위험은 가상적인 단계로부터 현실적인 단계로 이행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국제사회를 향해 "미국과 남조선에 전쟁연습을 당장 중단할 데 대한 명백한 신호를 보내야 할 것"이라고 촉구한 부분은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나 정찰 위성 발사, 국지적인 도발 등 향후 북한이 감행할 대형 도발의 명분 쌓기로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특이한 점은 외무성이 유엔 등 국제사회가 나서 한미 훈련을 막아야 한다고 한 점입니다. 북한은 수십년 동안 유엔이 미국의 거수기 역할을 해왔으며 따라서 유엔은 하나의 허수아비라고 비난해 왔는데 이번에는 유엔이 나서서 한미 훈련을 막아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는 다른 말로 말하면 현재 국제사회에 호소할 정도로 북한이 궁지에 몰려 있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습니다.
목용재: 최근 국가정보원의 국회 보고가 있었는데요. 여기서도 북한의 전략 도발 가능성이 언급됐죠?
고영환: 한국의 국가정보원은 지난 7일 북한이 조만간 대규모 훈련을 펼치는 등 도발 가능성이 있다고 국회에 보고했습니다. 국정원은 국회 정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북한이 한미훈련과 정상회담이 예정된 3, 4월에 핵과 재래식을 결합한 대규모 훈련을 전개하고 신형 고체 ICBM을 발사할 소지가 있다"며 "김정은 지시에 따라 4월 중 정찰위성을 발사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했다고 더불어민주당 정보위원회 간사인 윤건영 의원이 전했습니다. 계속하여 국정원은 "특히 기술적 수요와 김여정의 예고 등을 감안할 때 사거리를 축소한 ICBM의 정상 각도 시험발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했습니다. 한편 미국 국가정보국(DNI)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8일 공개한 '미 정보당국의 연례 위협평가' 보고서에서 "김정은은 핵무장을 강화하고 핵무기를 국가안보체계의 중심에 두겠다는 강한 의지를 계속 보이고 있다"며 "김정은은 미국과 동맹을 겨냥한 핵 및 재래식 역량을 강화하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목용재: 이런 상황에서 한미정상이 다음달 회담을 가질 예정입니다. 어떤 내용들이 논의될 것으로 보십니까.
고영환: 윤석열 대통령이 다음 달 26일 미국을 국빈 방문합니다. 정상들의 외국 방문은 실무 방문, 공식 방문, 국빈 방문 등으로 나뉘는데 국빈 방문은 최상급의 대우를 받는 방문입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취임 이후로 한미 정상회담에 나서는 것은 이번까지 세 번째인데요. 올해는 한미동맹 70주년이라는 역사적 상징성도 있습니다. 참고로 지난해 5월 조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한 바 있습니다. 백악관은 지난 7일 카린 장-피에르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내고 "바이든 대통령과 질 바이든 여사는 4월 26일 국빈으로 미국을 방문하는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맞이한다"며 "이는 바이든 정부 들어 두 번째 국빈 방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증폭하는 현 상황에서 한미동맹을 전방위로 강화하고 한미동맹을 인도·태평양 지역의 중심축으로 다지겠다는 한미 양국의 의지 표현으로 볼 수 있습니다. 김은혜 대통령 홍보수석은 기자 설명회에서 "양국 정상은 연합방위태세 및 확장억제, 미래 첨단기술 및 경제안보, 문화·인적 교류, 지역 및 국제적 도전과제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협력 방안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저는 이번 윤 대통령의 미국 방문이 지난 70년간 한미동맹의 역사와 성과를 총화하고 한미동맹의 미래와 더 강력한 동맹을 구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들을 합의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목용재: 북한이 조만간 대형 도발을 벌이지 않을지 우려가 되는 상황입니다. 위원님께서도 최근 한미에 대한 북한의 비난은 향후 벌일 대형 도발의 명분 쌓기라는 분석을 전해주셨는데요. 북한의 비핵화를 비롯해 남북, 미북관계 개선은 여전히 요원해 보입니다. 오늘도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