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벼랑 끝 외교’ 재개하나...“인공위성 발사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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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최근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대미 비핵화 협상 중단을 고려하겠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북한 미사일 발사장 복구 움직임도 포착됐습니다. 2차 미북 정상회담 결렬 직후에 이 같은 상황이 연이어 벌어지고 있어 북한의 의도가 주목됩니다.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목용재 : 위원님 지난 한 주 잘 보내셨습니까?

고영환 : 잘 보냈습니다.

목용재 : 지난주 금요일이었죠.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중단을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북한이 이른바 '벼랑끝 외교'를 재개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까요? 실제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을 중단할 가능성이 어느 정도 있다고 보십니까?

고영환 : 북한의 최선희 외무성 부상은 지난15일 평양에서 열린 외신기자회견에서 "북한은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중단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러시아 타스통신이 보도했습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최 부상은 이날 회견에서 "우리는 미국의 요구에 어떤 형태로든 양보할 의사가 없다"면서 "미국은 지난달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의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황금 같은 기회를 날렸고 우리는 미국과 협상을 지속할 지, 그리고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중단을 유지할 지 등을 곧 결정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최 부상은 "하노이에서 고국으로 돌아오는 길에 김정은 위원장은 '대체 무슨 이유로 우리가 다시 이런 기차 여행을 해야 하겠느냐'라고 말했다"면서 "미국의 강도 같은 태도는 결국 상황을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미국의 기이한 태도에 곤혹스러워했다", "하노이에서 돌아오는 길에 김정은 위원장이 '대체 무슨 이유로 우리가 다시 이런 기차 여행을 해야 하겠느냐'"는 최선희 부상의 말은 북한 체제 속성상 개인적으로 한 발언이 아닙니다. 김 위원장이 한 발언일 가능성이 백 퍼센트라고 봅니다. 이런 점을 고려해 볼 때 김 위원장은 이번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결렬에 매우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최 부상의 발언 중에 "미국이 상응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이라고 말한 것과 기조발언 말미에 "두 최고지도자, 즉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사이의 개인적인 관계는 여전히 좋고 궁합은 신비할 정도로 훌륭하다"고 한 것 등으로 미루어 보아 북한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을 접을 가능성은 그렇게 커 보이지 않습니다. 다만 미국에 대한 위협적인 발언을 한 것으로 보아 북한 특유의 '벼랑끝 전술'이 다시 나오지 않을지 우려스러운 면도 있습니다.

목용재 : 최 부상이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에 대해서는 비판한 반면 미북 정상 간의 관계는 훌륭하다고 말한 점이 눈길을 끌었는데요. 이 같은 북한의 의도,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고영환 : 최선희 부상은 기자회견에서 "미북 정상회담에 배석했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이 비타협적인 요구를 하면서 미국의 태도가 강경해졌다"며 "이들이 적대감과 불신의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비난했습니다. 이어 최 부상은 "이에 따라 정상회담이 의미 있는 결과 없이 끝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최 부상은 폼페이오 장관과 볼턴 보좌관에 대해 비난한 반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관계는 신비할 정도로 훌륭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한껏 치켜 올렸습니다. 최 부상의 이날 발언들을 종합해 보면 다음과 같은 결론들을 도출해 낼 수 있습니다. 첫째는 북한이 이번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의 책임을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볼턴 보좌관에게 돌리고 싶어했다는 점이고 둘째는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을 비호하려 했다는 점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말한 것은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합니다. 셋째, 최 부상의 발언은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사이의 정상급 외교를 계속하고 싶다는 외교적 신호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미북 정상 간 대화 여지는 여전히 열어뒀다는 의미입니다.

목용재 : 2차 미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 미사일 발사장의 복구 움직임이 포착됐습니다. 최선희 부상은 핵실험, 미사일 시험발사 유예 조치를 계속할지 곧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고요. 북한이 핵실험, 미사일 시험발사를 재개할 가능성은 어느 정도 있을까요?

고영환 : 북한이 해체 작업을 중단했던 동창리 서해 미사일 발사장이 사실상 정상 가동 상태로 복원된 것 같다고 미국 언론들이 연이어 보도했습니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인 38노스가 지난 6일 촬영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위성사진을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동창리 기지 내의 미사일 발사대와 엔진 시험대가 다시 건설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시설은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이전에 공사가 재개됐으며 3월 들어 빠른 속도로 복원된 것으로 보인다고 38노스는 지적했습니다. 38노스는 엔진 시험대의 지지 구조 재건 공사에도 진전이 있었으며 관련 차량들이 수평 조립동과 보안행정 건물에서도 관찰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NBC 방송은 미 전략국제연구소의 조지프 베뮤데스, 빅터 차 교수의 분석을 인용해 "이 같은 행동은 2018년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약속한 적정한 시설 해체에 역행하는 것에 해당한다"고 분석했습니다. 한편 미국 CNN방송은 지난 19일 북한이 위성발사를 감행할 경우 어떻게 대응할지 미국이 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저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북한이 4월 최고인민회의 제14기 1차 회의를 전후로 그들이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하는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합니다.

목용재 : 최근 북한이 내놓은 입장, 움직임 등을 한미 정부가 주시하고 있습니다. 2차 미북 정상회담 이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나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이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여러 발언을 내놨는데요. 이를 통해 향후 미국의 북한 비핵화 전략에 대해 전망 부탁드리겠습니다.

고영환 :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지난 19일 미국의 KSNT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과의 관계에 대해 '깊은 불신'이 있으며 김정은이 실제로 비핵화를 이행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대북제재에 대해 "결코 완벽하지는 않지만 꽤 좋고 우리는 중국이 좀 더 해주기를 원한다"고도 언급했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진정한 대북 압박 덕분에 미북대화가 이뤄졌고, 현재까지 협상이 진전돼 왔는데 이는 대북 제재의 효력이 발휘됐기 때문"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도 지난 19일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미사일이나 핵실험을 재개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매우 실망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실험 중단은 김정은 위원장이 여러 차례 트럼프 대통령에게 했던 약속"이라는 점도 재차 강조했습니다. 미국은 하노이 회담 결렬 후 북한에서 나오는 여러 신호들을 다각적으로 분석하면서 북한의 태도를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만일 북한이 위공위성이든, 미사일이든 발사를 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정부가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 가지고 있던 약한 신뢰마저 깨질 것이며 이는 미국 정부의 대북정책에 심각한 변화를 가져오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목용재 :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북한은 향후 어떤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고 전망하십니까?

고영환 : 최선희 부상의 대미강경 발언이 북한 인민들이 보는 선전매체들에는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 신비롭고 훌륭한 관계가 있다고 최 부상이 지적한 것으로 보아 북한은 향후 미국의 태도를 살펴보면서 미국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여 갈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압박이 지속될 경우 북한은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하는 장거리미사일을 3월 말과 4월 초 사이에 발사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미국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올 것입니다.

목용재 : 위원님 말씀대로 북한이 제14기 최고인민회의 1차 회의를 전후로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다면 어렵게 조성된 미북 간의 비핵화 협상판이 깨질텐데요. 북한이 '벼랑끝 외교'를 펼치면서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을 강행했던 과거의 잘못된 결정을 다시 하지 않길 바랍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