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북한이 금강산지구 내 한국 측 시설에 대해 일방적인 철거 조치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북한의 이 같은 조치,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목용재 :위원님, 지난 주 잘 보내셨습니까?
고영환 :네. 잘 보냈습니다.
목용재 : 북한이 금강산지구 내 한국 민간기업들 소유의 시설들을 철거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는데요. 이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고영환 :한국 통일부는 지난 12일 기자들에게 북한이 금강산지구 내 현대아산 소유의 해금강호텔 외에도 한국의 민간기업인 아난티 소유의 골프장에 대해서도 철거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 11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북한 측에 동 사실의 확인을 요청했다고 발언했습니다. 이와 함께 한국의 민간회사인 아난티에 이와 관련한 추가 동향이 있는지 파악해줄 것을 협의했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방송이 진행되는 현 시점까지도 한국 정부가 해금강호텔과 골프장 해체와 관련해 요청한 사안에 대해 아직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 사실들과 관련하여 통일부는 한국 기업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북한의 일방적 조치를 즉각 중단할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북한이 해금강호텔을 해체하고 있다는 동향을 파악한 이후 4월 초부터 한국 통일부는 한국 정부의 입장을 북한에 구두로 전달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협의에 호응할 것을 북한 측에 지속적으로 촉구하고 있습니다.
목용재 : 이에 대해 한국 정부와 관련 민간 기업들은 어떻게 대응했습니까.
고영환 : 우선 한국 정부의 대응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지난 8일 북한이 금강산 관광지구의 한국 측 시설인 해금강호텔을 일방적으로 해체하고 있는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차덕철 한국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정부는 북한이 해금강호텔을 일방적으로 해체하고 있는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이를 즉각 중단하고 남북 간 협의에 나설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고 발언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지난 3월 초부터 북한이 금강산 관광지구 내 한국 기업의 소유인 해금강호텔의 해체 관련 동향을 주시하여 왔습니다. 그리고 지난 주에는 남북연락사무소를 통해 북한에 금강산 내 한국기업 소유 건물들의 해체와 관련한 북한의 공식 입장을 요구했습니다. 차덕철 통일부 부대변인은 금강산 관광은 남북협력을 상징하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해금강호텔을 일방적으로 해체하고 있는 것은 상호 존중과 협의에 입각한 남북 공동 노력 취지에 명백히 반하는 행위라며 북한을 비판했습니다. 한국 민간기업 측의 대응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해금강호텔의 소유주인 현대아산 측은 지난 8일 자유아시아방송에 금강산에 있는 기업의 자산은 보호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현대아산 그룹은 금강산 관광은 한국과 북한이 함께 만들어간 사업인 만큼 모든 문제를 남북이 협의해 진행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하면서 북한의 해금강호텔 해체 움직임에 한국 통일부와의 긴밀한 협의 하에 대처해 나가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현대아산그룹은 지난 2000년 금강산관광 지구 내에 자신들의 자금과 기술, 인력으로 해금강호텔을 개장해 운영하다가 지난 2008년 북한군에 의한 한국 관광객 피격사건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금강산 관광이 전면 중단되면서 호텔 운영을 중단하고 있습니다.
목용재 : 북한이 최근 전략도발을 재개했고 여기에 금강산지구 내 한국 측 시설까지 철거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이 같은 조치를 취하는 의도는 뭐라고 봐야 할까요?
고영환 : 북한은 올해 초부터 연속으로 각종 미사일들을 발사하고 최근에는 금강산 관광지구 내 한국 측 시설물들을 일방적으로 해체하고 있습니다. 금강산 관광지구 내 한국 측 시설물들은 한국 정부와 한국 국민, 한국 기업인들의 피와 땀이 서려 있는 귀중한 자산들입니다. 여기에 더해 이른바 백두혈통이라고 하는 김여정 부부장은 동포인 한국을 겨냥해 시정잡배들도 쓰지 않는 저급한 막말들을 쏟아 부었고 필요한 경우라는 단서를 달기는 하였지만 핵무기로 한국을 섬멸하겠다는 위협도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이 보편적인 상식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는 이유는 우선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켜 코로나19와 국경봉쇄로 극도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 인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고 내부단결을 도모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둘째로는 대통령 선거로 새롭게 출범할 예정인 한국의 윤석열 정부를 길들이려는 시도로 볼 수 있습니다. 정부 교체기에 긴장을 고조시켜 윤석열 정부 집권 초기 한국의 신 정부를 휘어잡겠다는 의도인 것입니다. 마지막으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 로씨야의 침공으로 어수선한 국제정세를 틈 타 북한의 몸값을 올리고 미국의 관심을 한반도와 북한 핵 문제로 돌리려는 의도로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이 이렇게 도발 수위를 올리면 커다란 위험을 자초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했으면 좋겠습니다.
목용재 : 금강산지구 내 골프장을 소유하고 있던 한국의 민간 기업인 아난티의 공식 입장이 주목할 만합니다. 금강산 사업에서 철수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는데요. 이렇게 북한 당국이 한국 기업으로부터 신뢰를 잃는 조치를 지속한다면 향후 혹시 있을 수 있는 남북경협은 어렵지 않을까요?
고영환 :북한이 금강산지구 내 골프장을 소유하고 있던 한국의 민간 기업인 아난티 소유의 골프장을 해체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아난티 측이 금강산 사업을 정리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습니다. 아난티 회사의 관계자는 지난 12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2008년부터 운영이 중단된 금강산 사업을 정리하고 미래 사업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며 "금강산 관광특구에 보유한 골프장과 리조트의 자산을 손상 처리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금강산 관광구역에 보유하고 있는 아난티 소유의 골프장과 리조트, 즉 휴양시설 등의 재산 가치는 2021년 12월말 기준으로 모두 한화 507억 원, 약 4120만 달러 가량입니다. 북한에 투자한 한국 기업들의 자산이 이렇게 일방적으로 그리고 아무런 통보도 없이 파괴되고 있는 것을 보면서 다른 한국 기업들은 무엇을 생각하고 있겠습니까. 이들이 북한에 투자하려고 할까요? 외국의 유수 기업들도 북한에 투자하려고 하겠습니까. 북한이 이런 행위는 자해 행위이며 이런 식으로는 남북경협은 물론 외국과의 경협도 어려운 지경을 넘어 아예 불가능해질 수도 있습니다.
목용재 :이런 가운데 차기 한국정부의 대북정책 및 비핵화 정책을 담당할 외교,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내정됐는데요. 이 소식 마지막으로 전해주시죠.
고영환 :윤석열 한국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13일 차기 정부의 첫 외교장관 후보자에 한국의 제1야당인 국민의힘 소속 박진 의원을, 통일부 장관에 같은 당의 권영세 의원을 지명했습니다. 윤석열 당선인은 이날 가진 기자회견에서 박진 의원에 대해 외교관 출신의 4선 의원으로서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 한영협회와 한미협회 회장을 역임한 바 있으며 외교안보 분야의 전문성과 경험을 갖췄다고 발표했습니다. 권영세 의원에 대해서는 그가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장, 국회 정보위원장, 주중 대사 등을 역임한 바 있고 중도 실용 노선을 견지해왔다면서 권영세 지명자가 북핵 문제 해결과 원칙에 기반한 남북관계 정상화를 추진할 적임자라고 평가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와 권영세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자주적이고 평등하며 원칙적인 대북정책을 전개해 나갈 적임자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재인 정부 하에서 비정상적이었던 남북관계와 한미관계들이 또한 정상화되리라는 기대도 해봅니다.
목용재 :지난달부터 북한이 금강산지구 내 한국 민간기업 소유의 건물들을 철거하는 동향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위원님께서도 말씀하셨지만, 북한의 이 같은 조치는 향후 해외 기업들의 유치 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북한 당국이 민간의 자산을 자의적으로 처분하는 구시대적 발상을 하루빨리 버리길 바라봅니다. 오늘도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