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지난 주말,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이른바 ‘태양절’이었습니다. 북한의 최대 명절이지만 특별한 행사는 진행되지 않았는데요. 김정은 당 총비서는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지도 않았습니다. 오늘도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 하겠습니다.
목용재: 북한의 최대 명절인 태양절이 지난 주말이었는데요. 북한이 어떤 행사를 진행했는지 정리해 주시죠.
고영환: 북한이 ‘태양절’ 111주년을 맞아 여러 정치행사들을 진행했습니다. 북한 중앙방송은 태양절인 4월 15일 저녁 김일성광장에서 청년 및 학생들의 태양절을 경축하는 야회 및 축포발사가 진행되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은 태양절을 앞둔 시점에는 인민예술축전과 사진전람회, 미술전시회 등을 잇달아 개최하였고 이른바 ‘태양절’ 기념 우표도 발행했습니다. 한편 중앙통신은 “4월의 봄 명절을 맞으며 전국의 원아들과 어린이들, 소학교 학생들이 은정 어린 선물을 받아안았다”고 보도하는가 하면 평양 창덕학교에서는 ‘태양절 111돌 경축 조선소년단 전국연합단체대회’와 조선소년단 입단식이 진행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에 주재하는 캄보디아(캄보쟈)·베트남(윁남) 등 외교단 성원들은 태양절 경축 중앙미술전시회를 참관했다는 보도들도 나왔습니다. 중국 거주 북한인들의 단체인 재중조선인총연합회(재중총련)는 ‘태양절’을 맞아 지난 15일 중국 지린성에서 기념 행사를 열었습니다. 올해가 정주년이 아니여서인지 북한은 지난해처럼 대규모 예술공연이나 중앙경축대회, 열병식 등은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김정은 당 총비서는 2012년과 2017년 4.15에는 기념 열병식을 열고 경축행사에 직접 참가하였으며 태양절 110주년이던 지난해에는 4.15 경축 중앙보고대회와 평양시 군중시위에 모습을 나타낸 바 있습니다. ‘태양절’ 행사규모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축소되는 느낌입니다.
목용재: 태양절에 앞서 북한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긴 했지만 이외에 북한은 최대 명절임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은 것 같습니다. 김정은 당 총비서도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고영환: 김정은 당 총비서가 조부 김일성의 111회 생일날에 금수산태양궁전의 김일성, 김정일 시신 참배를 하지 않았습니다. 중앙통신은 지난 16일 “태양절에 즈음하여 당 중앙위원회,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내각, 무력기관 일군(간부)들이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았다”고 보도했습니다. 평양에서 열린 제8차 ‘4월의 봄 인민예술축전’에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는 보도들은 있었으나 김정은 총비서가 조부와 부친의 시신이 있는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았다는 보도는 없었습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과거 김일성·김정일 생일에 늘 고위간부들을 대동하고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해 왔습니다. 참배 대신 김정은 총비서는 자신의 국무위원장 취임날인 지난 13일에 고체연료 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8형’ 시험발사장에 부인과 딸을 대동하고 나타났습니다.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지 않은 김정은 총비서는 딸 주애, 여동생 김여정 당 부부장과 함께 체육 경기고 관람했습니다. 북한 중앙통신은 지난 17일 “민족최대의 경사스러운 태양절에 즈음하여 내각과 국방성 직원들 사이의 체육경기 재시합이 진행되였다”며 김정은 총비서가 경기를 관람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김 총비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 다음날인 지난 2월 17일에도 딸, 동생과 함께 내각과 국방성 간 체육 경기를 관람한 바 있습니다. 이번 태양절에 김정은 총비서가 모습을 나타내지 않은 것은 올해 태양절이 정주년이 아닌 것도 있지만 이제는 할아버지와 아버지 그늘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통치 스타일을 구축해 나가려는 의도로 볼 수 있습니다. 이제는 김정은 시대라고 공개적으로 애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이 자신들의 생일에 시신 참배를 하지 않고 웃으면서 체육 경기들을 참관하는 자식을 보면 어떤 생각을 할지, 꾸짖지는 않을지 궁금합니다.
목용재: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정찰위성 1호 발사를 예고했습니다. 북한이 이 같은 움직임을 보이는 목적, 뭐라고 판단해야 할까요?
고영환: 김정은 당 총비서가 지난 18일 국가우주개발국을 현지지도하고 “4월 현재 제작, 완성된 군사정찰위성 1호기를 계획된 시일 안에 발사할 수 있도록 비상설 위성발사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최종준비를 다그쳐 끝내라”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9일 밝혔습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앞으로 련속적으로 수개의 정찰위성을 다각배치하여 위성에 의한 정찰정보수집능력을 튼튼히 구축할 데 대한 전투적 과업을 제시했다”고 중앙통신은 전했습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정찰위성이 “최근 조성된 조선반도 안전 환경의 요구로 보나 전망적인 위협을 관리하는 견지에서 보나 절대로 포기할 수도, 놓칠 수도, 바꿀 수도 없는 필수불가결의 우리 무력강화의 선결적 과업”이라고 하면서 “군사정찰 수단을 획득하고 운용하는 것은 우리의 각이한 전쟁억제 수단들의 군사적 효용성과 실용성 제고에서 그 무엇보다 중차대한 최우선 과업”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북한은 이른바‘조선인민혁명군 창건 기념일인 오는 25일과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방문일인 26일에 맞추어 정찰위성을 발사할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이 정찰위성을 가지려는 것은 이미 확보한 수많은 미사일들을 정확한 타격위치에 맞추기 위한 이른바 ‘눈’을 가지려는 의미로 보입니다. 김정은 총비서의 머리 속에 인민생활 향상 같은 것은 아예 없고 핵과 미사일 그리고 이것들을 원하는 목표에 맞추기 위한 정찰위성들 같은 것만 들어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목용재: 최근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정찰위성 1호 발사 예고 등의 움직임은 결국 미국에 도달할 ICBM 확보를 위한 차원으로 보이는데요. 미국 당국에서는 북한의 미사일 능력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습니까?
고영환: 맞는 말입니다. 북한은 미국에 도달할 ICBM 확보를 목표로 매진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미국의 입장이 최근 나왔는데요. 현지시간으로 지난 18일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과 관련하여 “김정은 체제는 서울, 도쿄, 워싱턴 DC 등을 넘어서 도달할 수 있는 (군사) 능력을 개발했다”고 미 하원 군사위 청문회에서 말했습니다. 러캐머라 사령관은 “(주한미군의) 최우선 순위는 미국 본토와 동맹국을 보호하는 것이다. 한국전쟁은 끝나지 않았으며 우리는 휴전 상태”라며 “전략적 위치인 전방에서 방어함으로써 우리는 한국 국민을 더 잘 보호할 수 있고 한국에 대한 철통 같은 공약도 강화한다”고 말했습니다. 존 힐 국방부 우주 및 미사일방어 담당 부차관보는 지난 18일 미 하원 군사위원회 전략군 소위원회의 미사일방어 예산 청문회에서 “북한에 비용을 부과하는 미국의 역량에는 핵무기 대응도 포함되며 그건 항상 대북 억제 태세의 한 부분이었다”고 답했습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미국이 강력한 미사일과 핵무기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연속해서 밝히고 있습니다.
목용재: 현재 북한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미사일 능력을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만약 북한이 조만간 미국에 도달하는 ICBM을 확보한다면 북한의 다음 행보는 무엇으로 보시고, 한미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으로 보십니까?
고영환: 미국에 도달하는 핵을 탑재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완성한 후 북한은 미국과 특히 한국을 노골적으로 위협하기 시작할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한미동맹 파기와 주한미군 철수를 저들의 제1의 외교목표로 삼아 왔습니다. 핵무기를 완성한 후 북한은 주한미군을 철수하라는 압박을 더욱 심하게 할 것이며 심지어 휴전선과 서해 북방한계선상에서 국지전을 일으키고 한미가 개입하려 한다면 미국 수도와 서울을 핵무기로 공격하겠다고 위협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에 한미는 미사일 방어능력을 제고하고 나토식 핵 공유나 전술핵 재배치 등을 통한 핵 억지력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미가 원하기만 한다면 북한의 핵무기를 무용지물로 만들 물질적, 군사적, 경제적 수단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합니다.
목용재: 최선희 북한 외무상은 21일 담화를 통해 핵보유국 지위는 북한의 국법으로 고착된 것이고 국제사회가 핵보유를 인정하지 않아도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는 부인할 수 없는 엄연한 실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북한의 담화를 보면 핵문제 해결의 길은 여전히 요원한데요. 조만간 열릴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대응 방안이 나올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오늘도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