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진단 한반도] 북, 김정은 우상화 강화 중…생일도 명절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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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얼마 전, 북한의 최대 명절인 김일성 국가주석의 생일, ‘태양절’이었는데요. 예년과는 다른 모습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태양절’이라는 표현이 급격하게 줄어든 것인데요. 오늘은 고영환 한국 통일부 장관 특별보좌역과 함께 이와 관련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목용재 : 북한의 태양절이 지난 지는 좀 됐지만 이와 관련해 과거와는 다른 특이한 동향이 포착돼서요. 오늘은 이에 대해 짚어보고자 합니다. 일단 지난주 월요일 태양절에 대해 북한 매체는 어떻게 보도했는지 전해주시죠.

고영환 :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15일 1면 사설을 통해 김일성 주석의 생일을 맞으며 김 주석의 업적을 열거하고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를 중심으로 단결하라고 독려했습니다. 노동신문은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혁명 사상은 위대한 수령님과 위대한 장군님의 혁명사상의 전면적 계승이고 새로운 높은 단계로의 심화 발전"이라고 주장하면서 "김정은 동지의 두리에 더욱 굳게 뭉쳐 우리 사상, 우리 위업의 위대한 승리를 위해 힘차게 싸워 나가자"고 촉구했습니다. 같은 날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김 주석 생일에 김정은 총비서를 찬양하는 행태에 대해 "북한에서 계기가 될 때마다 김정은을 높이려는 표현은 자주 있었던 것으로 특별한 동향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날 북한은 김일성 생일을 뜻하는 '태양절'이라는 용어를 사용했습니다. 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은 이날 보도에서 당 간부들이 "뜻깊은 태양절에 즈음하여" 김일성과 김정일 동상에 꽃바구니를 진정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올해 들어 북한에서는 특이한 동향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특이한 동향이란 북한 선전매체에서 '태양절'이라는 용어 사용이 급격히 줄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지난 2월 17일 북한은 노동신문 기사에서 '태양절'을 언급한 것을 마지막으로 4.15 전날까지 이 용어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북한 선전매체들은 '태양절' 대신 '탄생 112돌 경축', '4월의 명절', '민족 최대의 경사의 날'이라는 표현으로 바꾸어 사용했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도 지난 15일 "김일성 생일 전 두 달 가량 태양절 언급이 아예 없었고 당일인 오늘도 '태양절'은 드물게 쓰였다"면서 "앞서 2019년 3월 김정은이 수령의 '신비화'를 경계했는데, 그 방향이 올해 김일성 생일을 계기로 뚜렷하게 나타난 것일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목용재 : 북한 매체가 김일성 주석의 생일을 '태양절'이라고 부르긴 했습니다만, 특보님 말씀처럼 이를 지칭하는 다른 표현이 늘어나고 '태양절'을 언급하는 것은 상당히 줄어들었죠? 통일부에선 이를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고영환 :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올해 들어 북한이 소위 '민족 최대 명절'이라고 해 왔던 김일성 생일의 공식 명칭을 '태양절'에서 '4·15', 혹은 '4월의 명절'로 변경한 것으로 한국 통일부가 잠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지난 16일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에서 김 주석 생일의 공식 명칭이 '4·15'로 변경된 것으로 판단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올해 김일성 생일인 4월 15일를 맞아 진행된 여러 가지 정황을 보면 이름이 바뀐 것으로 잠정 판단한다"고 밝혔습니다. 노동신문은 4월 15일 1면 제호 아래 '경축' 이라는 부분에서 예년의 '태양절' 용어를 '4·15'로 대체했습니다. 같은 날 신문 지면 전체를 통틀어 '태양절' 표현은 기사 1건에만 썼고, 16일자에는 전혀 쓰지 않았습니다. 다시 말해 지난 2월 17일부터 4.15까지 '태양절'이라는 말은 단 한 번 사용했다는 것입니다. 북한은 김일성 사망 3년이 지난 1997년에 김일성 생일을 태양절로 제정한 바 있습니다. 그 후부터 북한은 매년 김일성 생일을 태양절로 기념해 왔는데 그 말이 사라지고 있는 것입니다. 통일부 당국자도 "북한 공식 매체가 김일성 생일을 '4·15' 또는 '4월의 명절' 등으로 부르고 있다"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한편 북한은 태양절 용어뿐 아니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광명성절'이라는 용어도 올해 2월 김정일 위원장의 생일 이후 쓰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도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태양절 용어 사용을 자제한 기간이 두 달에 불과하므로 정확한 의도를 파악하려면 내년 김정일 생일 이후까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목용재 : 특이한 점은 북한 지도부조차 '태양절'을 기리는 움직임이 많이 줄어든 것 같다는 것입니다. 이 같은 움직임 중 하나가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를 비롯해 북한 간부들이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지 않은 건데요. 이 내용도 전해주시죠.

고영환 : 올해 이른바 '태양절'에 김정은 총비서뿐만 아니라 당과 국가, 정부의 주요 간부들이 김일성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이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았다는 기사나 방송을 현 시점까지 찾아 볼 수 없습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2년 연속으로, 간부들은 김정은 총비서 집권 이후 처음으로 김 주석 생일에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지 않은 것입니다. 김정은 총비서와 북한 간부들의 보이는 행태들로 보아 북한이 김정은 총비서에게 우상화의 초점을 맞추면서 선대들의 절대화, 신격화 강도는 낮추는 것 아니냐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28세에 북한 지도자가 된 김 총비서는 3대 세습의 정당화를 위해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의 우상화를 강하게 진행했고 김일성 주석 따라하기를 집중적으로 해 왔습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김일성 주석의 모습을 연상시키기 위해 일부러 살찌우기를 했고 행동거지도, 옷 입는 것도, 심지어 모자쓰기까지 김일성 주석의 모습을 열심히 따라해 왔습니다. 그랬던 김 총비서의 집권이 10여 년이 넘었고 권력을 장악하였으니 더는 선대들의 후광에 기대지 않고 자신 중심으로 가겠다는 자신감의 표현이 이렇게 나타나고 있다는 의미일 수 있습니다.

목용재 : 김정은 총비서에 대해 '태양'이라는 표현도 등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요?

고영환 : 북한은 올해 4.15을 맞으며 '태양절'이란 표현을 '4.15'나 '4월의 명절' 등으로 바꾸었습니다. 중앙텔레비젼, 노동신문을 통해 보면 북한 내부 곳곳에 설치된 경축 홍보물, 선전물에도 '태양절' 표현들은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지난 14일자 보도에서 노동신문은 김일성 생가가 있는 만경대를 기존의 '태양의 성지' 라고 부르는 대신 '애국의 성지'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물론 당, 정, 군 간부들도 4.15에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를 하지 않았습니다. 김정은 총비서 집권 이후 처음으로 나타나는 현상들입니다. 북한이 최근 '태양절'이라는 표현을 없애는 반면 김정은에게는 '태양'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어 주목됩니다. 지난 17일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총비서를 '주체 조선의 태양'이라고 찬양했습니다. 김정은 총비서를 '태양'이라고 부르는 것은 김 총비서가 이제 조부, 부친의 그늘에서 벗어나 홀로서기를 추구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가능합니다. 김 총비서의 끝이 없는 자고자대함이 어디까지 갈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목용재 : 어떻게 보면 김정은 총비서에 대한 우상화를 강화하는 작업의 일환으로 보이는데, 그렇다면 이제 김정은 총비서의 생일을 '태양절'과 같은 국가명절로 지정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십니까?

고영환 : 최근 북한 노동신문을 보면 김정은 우상화가 최대치로, 다시 말하면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 때에 비해 더 높이 올라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김 총비서가 언제까지나 조부와 부친의 그늘 안에 있을 수는 없다는 판단을 하고 이제는 명실상부한 김정은 시대가 왔다는 것을 북한 주민들에게 알리고 싶어하는 것 같습니다. 하늘에 세 개의 태양이 있을 수 없듯이 이제는 '김정은 태양'만이 있다고 하면서 조부와 부친 지우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확실한 것은 북한 지도부가 김정은 총비서를 김일성, 김정일보다 더 '위대한 수령', '위대한 원수님'으로 만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시간 문제일 뿐, 김 총비서의 생일을 '태양절'로 만들 것으로 보입니다. 김일성 주석이 있어 김정일 위원장이 있었고 그들이 있어 오늘의 김정은 총비서가 있는데 조부와 부친 지우기를 하고 자신을 선대들보다 더 높은 위치에 가져다 놓는 것은 북한 주민들 눈에도 패륜적인 행위로 보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목용재 :그동안 김정은 총비서의 생일이 북한 달력에 빨간날, 그러니까 휴일 및 명절로 언제쯤 지정될지에 대한 관심이 새해마다 제기된 바 있습니다. 특보님 말씀처럼 북한 내에서 '태양절'이라는 표현이 줄어드는 반면 김정은 총비서에게는 '주체조선의 태양'이라는 수식어가 붙었기에 조만간 김 총비서의 생일이 북한의 명절로 지정되지 않을까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김정은 총비서가 자신에 대한 우상화에 쏟는 관심과 노력을 북한 주민들의 민생에도 쏟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오늘도 고영환 한국 통일부 장관 특보와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에디터 이현주,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