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신변이상설, 김일성 시신 참배 불참이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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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지난주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건강이상설 등과 관련한 내용을 다뤘는데요. 이번 주까지도 김 위원장의 건강과 관련한 소식들이 지속적으로 나왔습니다. 오늘도 이와 관련된 소식 정리해보겠습니다.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 합니다.

목용재: 위원님, 지난 주 잘 보내셨습니까?

고영환: 네. 잘 보냈습니다.

목용재: 이번 주에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건강이상과 관련된 소식이 돌았는데요. 관련 소식들을 하나씩 짚고 정리하면서 위원님의 견해까지 함께 들어보겠습니다. 먼저 지난 25일 중국 의료진이 북한을 방문했다는 소식인데요. 이 소식 정리해주시고, 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고영환: 세계적인 통신사 중 하나인 로이터 통신은 중국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건강에 대해 조언하기 위해 의료 전문가들을 포함한 대표단을 북한에 파견했다고 지난 25일 보도했습니다. 중국 공산당의 고위 관리가 이끄는 이 대표단은 지난 23일 베이징을 출발해 북한으로 향했다고 복수의 소식통들이 로이터에 전했으며 이들은 해당 사안의 민감성을 고려해 익명을 요청했다고 통신은 보도했습니다. 통신은 중국 의사들의 평양 방문은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을 놓고 엇갈린 소식들이 나오는 가운데 알려졌다고 보도했습니다. 한편 일본의 아사히신문은 지난 26일 중국 공산당이 베이징의 301호 병원, 즉 인민해방군 총의원에서 의료 전문가 약 50명을 23일 또는 그 전에 북한에 파견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당 관계자가 이 같은 내용을 지난 25일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아사히 신문은 이 보도가 최근 건강 악화설이 나온 김정은 위원장과 관련돼 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하지 않다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신문은 김정은 위원장 개인을 위해 50명 규모의 의료팀이 파견되는 것은 과도하다는 견해도 있다고 전하면서 이 의료팀이 북한과 중국의 당 대 당 외교를 책임진 쑹타오 당 대외연락부장이 이끄는 형태로 북한에 들어갔다는 중국의 당 관계자의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로이터 통신과 아사히신문 보도를 종합하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의사들을 데리고 평양에 들어간 것으로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방북한 의료진 규모가 50명이라는 것, 그리고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군 의사들이라는 점에서 북한군 내부의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감염병에 대처하기 위해 의사들이 북한에 갔을 가능성이 일단은 더 높아 보입니다. 그런데 중국 의사들을 인솔한 인사가 당 대외연락부장이라면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과 관련된 일로 방북 했을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습니다. 지난 14일 강원도에서 진행된 미사일 부대들과 공군 부대들의 훈련이 있었는데 북한이 아무런 보도도 하지 않았다는 점, 김정은 위원장이 조부 김일성 주석의 시신을 지난달 15일 참배하지 않았다는 점, 북중 국경과 중국 그리고 세계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신변 이상설이 끊임없이 확산되고 있는데도 북한 지도부가 묵묵부답인 점 등이 특이해 보인다는 것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목용재: 김정은 위원장의 전용으로 보이는 열차가 원산에 정차한 상태라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그리고 지난 25일이었던 인민혁명군 창건일 관련 기념 행사에 김정은 위원장이 등장하지 않았고요. 해당 보도들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고영환: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지난 25일 김정은 위원장의 전용 열차로 추정되는 열차가 지난 21일부터 북한 원산의 한 기차역에 정차해 있다고 밝혔습니다. 38노스는 이날 이 열차가 김 위원장의 원산 특각 인근에 위치한 역에 정차 중이라는 분석을 전했습니다. 38노스는 "열차의 존재는 북한 지도자의 행방과 건강에 대한 증명, 그 어떤 것도 시사하지 않는다"고 언급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원산 특각에는 9개의 독립된 건물과 1개의 오락센터가 있고, 전용 항구, 사격장, 대형 호화요트 전용 부두, 승마장 등이 들어서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그가 등장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였던 지난달 25일에도 북한 매체들은 김정은 위원장의 동정을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1일 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한 뒤 3주가 다 되도록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4월 25일에 등장했더라면 신변 이상설은 단번에 잠재울 수도 있었습니다.

목용재: 현재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요.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의 동정 기사를 계속 내보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고영환: 강원도 원산에 머무르는 것으로 알려진 김정은 위원장이 겉으로는 정상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모습이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27일 중앙방송과 노동신문은 이날 첫 보도와 기사에서 "김정은 동지께서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을 적극 지원한 일꾼들과 근로자들에게 감사를 보내셨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에게 지난 27일자로 축전을 보냈다고 보도했습니다. 상기 내용들만 보면 김정은 위원장이 외교와 내부 통치를 정상적으로 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보도되고 있는 내용들은 통상적이고 의례적인 내용들입니다. 북한에서 외교관을 역임한 제가 알기로는 외국 국가 수반들에게 보내는 북한 지도자의 축전 등은 매달 초, 혹은 매달 말에 종합해서 한 개의 건으로 종합보고를 합니다. 북한은 현재 정작 중요한 일에는 침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한미공군이 연합훈련을 진행한 바 있는데 북한 선전매체가 이를 비난했을 뿐 외무성,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등 주요 국가 기관들과 주요 매체들이 이를 비판하는 기사 하나 싣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북한이 지난 시기 한미연합 훈련에 극도의 예민한 반응을 보였던 전례와도 대조됩니다.

목용재: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한국 정부의 입장이 궁금합니다. 정리 부탁드립니다.

고영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7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렸던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과 관련해 새로운 정보가 있느냐는 질문에 "나는 매우 잘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나는 그것에 대해 지금 이야기할 수 없다"고 발언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해 "나는 그가 괜찮기를 바란다"며 "나는 그가 어떻게 지내는지 비교적 (잘)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과 관련, 한국 정부는 현재 북한 내부에 특이 동향이 없음을 확인했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습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지난 2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신변이상설과 관련해 특이 동향이 없다는 게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지난 2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현안보고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공개활동은 11일 정치국 회의 참석 이후 전무하나, 최근 일련의 관련 보도에도 불구하고 현재 북한 내부에는 특이 동향이 없는 것으로 관찰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과 미국 정부의 입장에 미세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목용재: 지난주부터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을 둘러싸고 많은 보도들이 나왔습니다. 북한을 취재하는 입장인 저조차도 어떤 내용이 사실인지, 혹은 사실에 가까운지 혼란스러운데요. 현재 상황에 대한 위원님의 종합적인 진단, 부탁드리겠습니다.

고영환: 북한에서 최고지도자의 신변, 동선에 관한 모든 것은 극비중의 극비입니다. 북한 지도부가 공개하지 않으면 알기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조각 모음을 하듯이 모든 공개된 사실들을 하나하나 맞춰서 평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신변 이상설이 나오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 후 한 번도 빠지지 않은 김일성 주석의 시신 참배를 하지 않은 것입니다. 사실 4월 15일 김 위원장이 김 주석의 시신을 참배했다면 김 위원장의 신변 이상설은 나오지 않았을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여기에 4월 14일 공군과 미사일 부대 훈련들이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보도하지 않은 사실, 이른바 '최고존엄'에 대한 사소한 비방이나 비판에도 발끈하고 나섰던 북한이 김정은 위원장의 사망설이 나오는데도 불구하고 조용히 지켜보고 있다는 점들이 김정은 위원장의 신변 이상설을 증폭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여러 상황을 고려해 봤을 때 김정은 위원장이 현재 최소한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상태라고 판단합니다.

목용재: 위원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이번에 김정은 위원장의 신변 이상설이 지속적으로 제기된 것은 김 위원장이 김일성 주석의 시신을 참배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원인인 것으로 보입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로 인해 국제사회의 관심에서 멀어진 김 위원장이 일부러 이 같은 잠행을 하고 있다는 농담섞인 견해도 나옵니다. 북한 최고지도자와 관련된 정보에는 접근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여러 소문과 설은 시간이 해결해 줄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