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북한 내 코로나 확산 상황이 심상치 않은 것 같습니다. 다만 북한은 매체를 통해 연일 북한 내 코로나 관련 소식을 알리면서도 상황이 호전되고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오늘도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 이와 관련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목용재 :위원님, 지난 주 잘 보내셨습니까?
고영환 :네. 잘 보냈습니다.
목용재 : 북한 내 코로나 확산이 지속되고 있는 것 같은데요. 북한 당국은 매체를 통해 상황이 호전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고영환 :북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지속하여 확산되고 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9일 보도한 북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6시부터 18일 오후 6시까지 전국적으로 26만2270여 명의 발열 환자가 새로 발생하고 21만3280여 명이 완쾌됐습니다. 지난달 말부터 보면 지난 19일까지 발생한 발열 환자 수는 전국적으로 197만 8230여 명에 달합니다. 국제사회는 북한이 발표한 코로나 확진자 수를 믿기 어렵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유전자증폭(PCR) 검사 체계나 숙련된 의료진, 그리고 의약품과 방역물자 등이 없는 북한에서 제대로 된 검진이 이뤄질지는 미지수입니다. 코로나 검사 장비 등 방역물자의 부족으로 '확진자' 라는 표현 대신 '유열자', 즉 열이나는 환자라는 용어로 환자를 집계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 중국 등 다른 나라들에서 이번에 유행하고 있는 오미크론형 코로나 환자 중에서 열이나는 환자는 전체 확진자의 10%에서 20%를 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확진자 수는 북한이 발표된 통계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한국 의료 전문가들은 북한이 발표한 코로나 환자 수가 현재 발표되고 있는 통계치보다 적어도 5∼6배, 많게는 10배 정도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 북한은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호전 중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수도 평양을 비롯한 각 지역에 대한 강력한 봉쇄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김정은 당 총비서가 직접 나서 코로나 발생 사실을 "건국이래 동란"이라고 하면서 북한 전 지역을 봉쇄·격폐하라고 한 지 닷새 만에 열린 회의에서 전염병의 "호전 추이"를 언급한 것입니다. 오미크론형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던 중국 최대의 경제도시 상하이에서도 도시 봉쇄 50일이 지났지만 아직도 격리해제를 못하고 있습니다. 북한보다 의료체계도 더 발전한 중국에서도 코로나가 진정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북한 당국의 "코로나 호전" 발표는 믿기가 어렵습니다.
목용재 : 현재 한국 정부가 코로나 상황과 관련해 대북 지원 의사를 밝혀놓은 상황이죠. 국제사회도 대북 지원 준비가 끝난 상황인 것으로 보이는데 관련 상황 정리해주시죠.
고영환 : 한국 정부와 국제기구들이 북한에 대한 지원 의사를 속속 발표하고 있습니다. 코백스를 운영하는 세계백신면역연합 대변인은 지난 1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코백스는 과거 여러 차례 북한에 (코로나 백신을) 배정했다"며 "북한이 우리의 도움을 요청하면 언제나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대변인은 다만 "현재까지 코로나 백신에 대한 북한의 공식적인 요청은 받지 못했다"고 방송에 전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지난 16일 오전 11시 남북 간 코로나 방역 협력과 관련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 부장에게 권영세 통일부 장관 명의의 대북통지문 전송을 시도했습니다. 통일부는 해당 통지문에서 북한 내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발생과 관련해 백신을 비롯한 의약품, 마스크, 진단 도구 등을 제공하고 한국 측의 방역 경험 등 기술협력도 진행할 용의가 있음을 밝히는 한편, 이를 위한 남북간 실무접촉을 가질 것을 제의했습니다. 다만 북한은 통지문 접수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고 통일부가 전했습니다. 권영세 신임 통일장관은 장관 취임식에서 북한과의 코로나 방역 협력에 적극 나서겠다며 의료 및 방역 등 인도적 협력에 있어서는 어떠한 정치적 상황과도 연계하지 않고 조건 없이 협력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의 대한의사협회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북한 내 신형 코로나 사태에 대한 한국 정부의 신속한 지원 의지 표명을 적극 환영한다며 이에 발을 맞춰 북한의 방역 상황에 최선의 지원을 다하겠다고 언급했습니다. 코로나를 계기로 북한에 대한 의약품 지원의 목소리가 세계 곳곳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목용재 : 문제는 북한이 외부의 지원을 수용할지 여부입니다. 위원님께서는 어떻게 전망하시는지요.
고영환 :한국 통일부는 지난 18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간 오전 9시 개시 통화와 오후 5시 마감 통화는 정상적으로 이루어졌지만 북한은 여전히 한국의 코로나19 방역협력과 의약품 지원 제의를 담은 대북통지문 접수에 응답하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 북한은 한국은 물론 국제기구들의 지원에 대해서도 묵묵부답입니다. 저는 북한이 우선 중국으로부터 의료품 지원은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정은 당 총비서가 정치국 회의 등에서 중국의 모범을 따라 배워야 한다고 하였기 때문입니다. 중국으로부터의 지원이 여의치 않을 경우 세계보건기구나 세계백신면역연합 등 보건 분야 국제기구들로부터의 도움도 상황에 따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측으로부터의 지원접수는 북한이 최악의 상황에 빠지기 전에는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결론적으로 북한은 자체적으로 격리 봉쇄 정책을 취하면서 자체역량과 중국으로부터의 부분적 의료지원으로 코로나 사태를 진정시키려 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국제기구나 더 나아가 한국으로부터의 지원은 정말로 힘들다고 판단할 때 가능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목용재 :이런 가운데 오는 21일 한미 정상회담이 서울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한미 정상회담을 전후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발사 등 전략도발을 강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데요. 위원님께서는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고영환 : 지난 18일 한국 대통령실은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2박 3일 간의 방한과 한미 정상회담 일정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김태효 한국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오는 20일부터 22일까지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한다며 방한 이틀째인 21일 오후부터 한미 정상회담이 진행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역대 한국 대통령 취임 이후 최단 기간인 11일 만에 개최됩니다. 한국 외교부 당국자도 이날 외신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미동맹 70주년을 앞두고 양국 정상이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바탕으로 신뢰와 우의를 다지고 한미동맹의 미래비전을 함께 그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저는 바이든 대통령의 한국 방문을 전후하여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그리고 핵실험까지도 강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앞서 북한은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할 때에 맞추어 전략적 도발들을 해 온 바 있습니다. 북한이 이런 도발들을 미국 대통령 방한에 맞추어 감행하는 것은 북한 문제가 해결을 기다리는 가장 시급한 문제이며 북한, 한반도 문제를 시급하게 해결하지 않으면 한반도는 언제든 전쟁에 휩싸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입니다.
목용재 : 윤석열 한국 대통령 취임이후 처음으로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건데요. 공동성명에 어떤 내용이 담길 것으로 전망하시는지요?
고영환 :윤석열 신정부는 한미동맹을 군사동맹, 경제동맹을 뛰어 넘어 기술동맹으로까지 확대한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 역시 한국 반도체, 한국 2차 전지가 세계에서 1등 수준인만큼 한국과의 첨단기술 협력을 강화한다는 의지를 표명해 왔습니다. 이번 공동성명에는 북한의 비핵화를 촉진하며 이를 위해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강화한다는 내용, 그러면서도 북한이 하루속히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점 등이 들어 갈 것으로 봅니다. 그리고 미국이 추진하려고 하는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 즉 인도 태평양 경제 공동체에 미국과 한국이 적극 참가한다는 내용과 함께 한미동맹을 군사, 경제, 기술, 안보, 기후 등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에 공동으로 대응하는 한 단계 더 높은 동맹으로 발전시킨다는 내용이 들어 갈 것으로 전망합니다.
목용재 :지난 19일 한국 국가정보원이 북한 내 상황을 한국 국회에 보고했는데요. 코로나 뿐만 아니라 수인성 전염병이 상당히 퍼져 있다고 합니다. 북한의 '유열자' 통계에는 수인성 전염병에 의한 발열자들도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당국이 국제사회의 의료지원을 수용한다면 원활하게 대처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되는데요. 북한 당국이 이를 속히 수용하지 않으면 그 고통은 주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것 같아 우려됩니다. 오늘도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