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번엔 탄도미사일을 동시다발적으로 발사하는 도발 행태를 보였는데요. 이에 한미일 등 관련국들이 긴밀한 공조를 통해 대응방안 마련에 고심 중입니다. 오늘도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 이와 관련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목용재 :위원님, 지난 주 잘 보내셨습니까?
고영환 :네. 잘 보냈습니다.
목용재 :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지난 5일 북한은 또다시 미사일을 발사했는데요. 이 내용 먼저 정리해주시죠.
고영환 :북한이 지난 5일 4개의 장소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8발을 발사했습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지난 6월 5일 오전 9시 8분경부터 9시 43분경까지 평양 순안, 평안남도 개천, 평안북도 동창리, 함경남도 함흥 일대 등 모두 4곳에서 동해상으로 SRBM, 즉, 단거리 탄도미사일 8발을 발사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탄도미사일들은 비행거리 약 110~670km, 고도 약 25~90km를 날아간 것으로 탐지됐습니다. 이에 앞서 북한은 올해 4월 "전술핵 운용의 효과성과 화력 임무 다각화를 강화하는 데 커다란 의의를 가진다"며 신형 전술유도무기의 시험발사 장면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북한의 이날 탄도미사일 발사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세 번째 도발이자, 올해 들어서만 18번째 무력시위입니다. 북한이 8발의 탄도미사일을 한꺼번에 발사한 것은 사실상 처음입니다. 북한이 여러 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들을 발사한 것은 한국의 여러 전략 목표물들을 동시에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하고 한국과 미국의 북한 미사일 방어망을 무력화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한국 대통령실은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주재하는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를 소집했습니다.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 결과를 보고 받은 윤석열 대통령은 "상시 대비태세를 확고하게 유지하고 한미 미사일 방어 훈련을 포함한 한미 확장 억제력과 연합방위태세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라"고 지시했습니다.
목용재 :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한국과 미국은 어떤 대응을 했습니까?
고영환 :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한미는 지난 6일 지대지 미사일 8발을 공동으로 대응 발사했습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새벽 4시 45분부터 약 10분 간 북한이 지난 5일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8발에 대응해 한미 연합으로 지대지미사일 8발을 대응 사격했다고 밝혔습니다. 한미가 발사 시간을 새벽으로 설정한 것은 상시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갖추고 있음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합참은 한미 연합 대응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양측의 미사일 발수는 정식 공표하지 않았지만 이날 발사된 미사일은 한국 군 측 7발, 미군 측 1발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한미가 비례적인 미사일 발사로 응사한 것과 별도로 지난 7일 한미 공군은 F-35A 스텔스 전투기 등 20대를 동원해 서해 상공에서 대북 연합 공중무력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번 한미연합 공군 비행에는 한국 공군의 F-35A 4대, F-15K, KF-16 등 전투기 16대와 주한 미 공군의 F-16 전투기 4대 등 도합 20대가 참여했습니다. 북한에 대해 저자세를 보였던 문재인 정부와는 달리 윤석열 정부는 북한의 도발에는 원칙적으로 그리고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목용재 : 한미일은 북한의 지속되는 도발에 대한 대응방안 마련 차원에서 긴밀한 논의를 벌이고 있습니다.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이 한국을 방문해 관련 논의도 벌였죠?
고영환 :한미일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에 대응해 3국 간 안보협력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지난 8일 조현동 한국 외교부 1차관과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 모리 다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은 서울 외교부에서 3국 외교차관 협의회를 개최한 후 공동언론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습니다. 3국 차관들은 성명에서 북한의 반복되는 불법적인 탄도미사일 발사를 강력히 규탄했으며 셔먼 부장관은 확장 억제를 포함한 한국과 일본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방위 공약을 재확인했습니다. 셔먼 부장관은 언론 발표에서 "3국의 북한에 대한 입장은 긴밀히 서로 일치돼 있다. 우리의 공통 목표는 여전히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달성"이라며 "북한이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위를 중단하고 외교의 길로 들어설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한미일 3개국 외교차관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은 지난 8일 권영세 통일부 장관을 만나 최근 한반도 정세와 대북정책을 토의했습니다. 셔먼 부장관은 한반도 문제에 있어 한국 정부의 입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앞으로도 한미 양측이 더욱 긴밀히 소통하면서 협력해 나가자고 말했다고 통일부가 전했습니다. 윤석열 정부 들어 한미가 한층 더 밀접한 공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목용재 :올해들어 북한이 자주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습니다. 이런 미사일 발사에 소요된 비용을 식량이나 백신, 즉 왁찐 구매에 충분히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위원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고영환 : 한국 국방부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국방연구원이 지난 8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올 들어 대륙간탄도미사일 6발, 중거리 미사일(화성-12형) 1발, KN-23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 등 단거리 미사일 26발을 발사했습니다. 국방연구원은 연구 결과 이들 미사일의 총 발사 비용이 4억에서 6억5천만 달러로 추산된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재료비와 인건비 및 기타 비용을 합친 것입니다. 미사일별 1회 발사 비용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이 2000만에서 3000만 달러, 중거리 미사일이 1000만에서 1500만 달러, 단거리 미사일이 300만에서 500만 달러 정도로 추산됐습니다. 신원식 의원실 측은 올해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돈으로 화이자 백신, 즉 왁찐을 구입할 경우 2000만~3250만 회를 구매할 수 있어 북한 전 주민을 접종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미사일 발사 비용으로 입쌀을 사는 경우 평양 시장 가격으로 51만~84만 톤을 구매할 수 있어 유엔 전문기구가 밝힌 올해 북한 식량 부족분 86만톤을 대부분 충당할 수 있습니다. 제가 북한에서 외교관을 지낼 때 외교부 친구들은 방사포탄 한 발이 하늘로 날아갈 때마다 소 한 마리가 하늘로 날아간다고 말하곤 했습니다. 대륙간탄도미사일 한 발이 하늘로 날아갈 갈 때는 소 수만 마리가 한꺼번에 허공으로 사라진다는 의미입니다. 이 많은 돈으로 입쌀을 사고 소고기를 산다면 북한 전 주민들이 굶주리지 않고 고기도 마음대로 먹을 수 있을 것입니다. 북한 인민들에게 미사일이 뭐가 그리 중요하겠습니까. 이 모든 것은 김정은 정권이 인민들이 먹고 사는 데에는 아예 관심이 없고 오로지 김 씨 일가의 영구 집권에만 신경을 쓴다는 것을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목용재 : 북한의 도발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인데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추가제재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현시점에서 한국 정부, 혹은 미국 등 국제사회가 북한의 도발을 막고 비핵화를 견인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실질적 조치는 무엇이 있다고 보십니까?
고영환 :기자님 말씀대로 유엔 안보리 차원의 추가 제재는 러시아와 중국 때문에 사실상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잠시 시계를 뒤로 돌려 보면 가깝게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거의 모든 유럽 국가들이 단합하여 제재를 가하여 러시아 경제는 질식 상태에 처해 있습니다. 좀 더 멀게 보면 쿠웨이트를 침공하였던 이라크의 후세인 정부는 미국과 서유럽 그리고 아랍의 연합군에게 처참하게 패하였습니다. 북한이 더 큰 도발을 한다면 미국, 유럽, 한국, 일본, 오스트랄리아 등 세계 대다수 나라들이 연합하여 북한에 더욱 가혹한 제재를 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러시아와 중국도 마냥 북한의 도발에 눈을 감을 수 없다고 봅니다. 핵심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 도발을 하지 말고 그 돈으로 인민들을 먹여 살리고 치료하는 데 사용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한다면 동포인 한국부터 시작하여 미국과 전 세계가 도울 것이라는 점입니다.
목용재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소요된 자금이 상당한 규모입니다. 위원님께서도 말씀하셨듯이 이 정도 규모의 금액이라면 북한 주민들의 삶을 조금 더 윤택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김정은 당 총비서가 하루빨리 미사일, 핵 개발을 중단하고 여기에 소요되는 비용을 경제발전에 집중하는 결단을 내리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오늘도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