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북한의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확대회의가 종료됐습니다.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도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 이와 관련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목용재 :위원님, 지난 주 잘 보내셨습니까?
고영환 :네. 잘 보냈습니다.
목용재 : 북한이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확대회의를 사흘 간 진행했죠. 이번 결과에 대해 한국 정부는 어떤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까?
고영환 :지난 11일 북한 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당 총비서는 지난 8일 시작하여 지난 10일에 끝난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확대회의에서 "자위권은 곧 국권 수호 문제"라며 "우리의 국권을 수호하는 데서는 한 치도 양보하지 않을 우리 당의 강 대 강, 정면승부의 투쟁원칙"을 재천명하고 무력과 국방연구 부문이 추진해야 할 전투적 과업들을 제시했습니다. 계속하여 김정은 총비서는 "오늘 우리 국가의 안전 환경은 매우 심각하며 주변정세는 더욱 극단하게 격화될 수 있는 위험성을 띠고 있다"며 "이 같은 정세는 우리로 하여금 국방력 강화를 위한 목표 점령을 더욱 앞당길 것을 재촉하고 있다"고 발언했습니다. 한편 전원회의 결론에서는 "대적투쟁과 대외사업 부문에서 견지하여야 할 원칙들과 전략, 전술적 방향들이 천명됐다"고 통신은 전했습니다. 북한 당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총비서가 '강 대 강'의 투쟁원칙을 밝힌 데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은 즉시 행동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원회의 폐막 다음날인 지난 11일 한미, 한미일 국방장관들은 각각 회담을 가지고 공동으로 북한의 위협에 대한 대응 방안들을 논의했습니다. '아시아안보회의'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했던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지난 11일 샹그릴라 호텔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 기시 노부오 일본 방위상과 한미일 3국 국방장관 회담을 진행했습니다. 3국 장관은 이 자리에서 북한의 거듭된 불법 탄도미사일 발사를 강력히 규탄하고 북한의 모든 종류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명백히 위반하는 것임을 확인했습니다. 한미일 3국 국방장관 회담에 앞서 한미 국방장관은 회담을 갖고 대북정책 공조 및 확장 억제, 연합준비태세,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협력 등을 논의했습니다.
목용재 : 북한이 이번 전원회의에서 핵과 관련된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는데요. 이에 대해 위원님께서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그리고 북한이 대남, 대미 담당 인사를 교체한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십니까?
고영환 : 한국 통일부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북한의 강경한 대남·대외 입장이 재확인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조중훈 한국 통일부 대변인은 지난 13일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북한의 추가적인 후속 동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면서 "한국 정부는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의 모든 행위에 대해 용납할 수 없으며 추가 도발 시에는 긴밀한 한미 공조 하에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계속하여 통일부는 북한이 이번 전원회의를 통해 핵실험과 한미를 겨냥한 직접적인 메시지는 내놓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하면서도 향후 북한이 구체적인 대남, 대미 메시지나 대적 투쟁 원칙을 표명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저는 김정은 총비서가 전원회의에서 "핵능력의 고도화"이니 "미제와 남조선 괴뢰도당의 침략행위에 맞서 국방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등의 직접적인 표현을 쓰지 않은 점에 주목합니다. 사실 그동안 북한은 전원회의에서 간접적으로는 핵 강화 등 밝히고 싶은 메시지는 다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미국과 한국에 대한 직접적인 협박을 하지 않았고 이는 현 시기 북한 내부의 사정과 연관이 되어 있다고 봅니다. 북한은 현재 코로나 확산, 비료와 농기구 및 연유의 부족, 가뭄 등으로 최악의 여름을 맞고 있습니다. 내부적으로 많이 힘든 상황에서 불필요한 말폭탄으로 미국과 한국을 지나치게 자극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봅니다. 북한은 이번 전원회의 확대회의에서 당 통일전선부장에는 리선권을, 당 정치국 후보위원 및 외무상에는 최선희를 각각 임명했습니다. 리선권은 말그대로 한국 대표단만 만나면 싸우자고 덤비는 초강경 인사입니다. 이런 사람을 통일전선부장에 임명한 것은 적어도 일정기간 동안 한국과는 상대를 하지 않으면서 강하게 부딪히겠다는 김정은 총비서의 의도가 반영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선희 외무성 부상은 저의 평양 외국어학원 후배이자 외교관 후배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최선희는 오랫동안 외교부에서 대미회담에 참여하고 회담을 주도한 인물입니다. 저는 미국을 잘 아는 최선희를 외무상으로 임명한 것은 북한 외교의 중심은 대미외교라는 것을 강조하는 동시에 미국을 잘 아는 최선희로 하여금 미국에 잘 대응해보라는 김정은 총비서의 의도가 실린 인사라고 봅니다.
목용재 :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지난 주말 방사포까지 발사했습니다. 이 같은 북한의 의도 뭐라고 보십니까?
고영환 :북한이 노동당 전원회의가 끝난 지 하루 만에 방사포를 발사했습니다. 한국군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12일 "우리 군은 오늘 오전 8시7분께부터 11시3분께까지 북한의 방사포로 추정되는 수개의 항적을 포착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이날 서해안 지역에서 서해상으로 방사포 5발가량을 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이 발사한 방사포 기종은 구경 300mm 미만으로, 유도 기능이 없는 122mm 또는 240mm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5일 평양 등 4곳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 8발을 무더기로 발사한 후 7일만에 또다시 방사포를 발사했습니다. 전원회의가 끝난 지 하루 만에 방사포를 쏜 것은 한미에 도발은 하되 그 강도를 낮춤으로서 어느 정도 상황관리를 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평가합니다.
목용재 :북한의 핵실험 준비 동향도 지속적으로 포착되고 있습니다. 이 내용도 정리해주시죠.
고영환 :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지난 15일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할 경우 사용할 것으로 전망되는 풍계리 핵실험장의 3번 갱도에 대한 정비를 완료했으며 4번 갱도에서도 새로운 건설 활동이 관측됐다고 밝혔습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의 북한 전문 사이트 '분단을 넘어'는 전날 촬영된 위성 사진을 토대로 이같이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보고서는 4번 갱도 입구 근처에서 벽체 공사 및 공사 자재가 새로 관측됐으며 이는 미래에 있을 추가 핵실험을 위해 2018년 불능화했던 이 갱도를 다시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으로 CSIS는 분석했습니다. 지난 13일 박진 외교부 장관도 한미 외교장관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의 핵실험 준비는 끝났고 결단만 남았다"고 발언한 바 있습니다.
목용재 : 현재 포착되고 있는 정황만 보면 북한이 조만간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북한의 핵실험 의도와 핵실험 이후의 행보는 어떨 것으로 전망하시는지요.
고영환 :위성사진, 권위있는 국제연구기관, 여러 정보기관들의 보고서들은 모두 북한이 핵실험 준비를 마쳤으며 북한 지도자의 정치적 결심만 남은 상태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저도 시간 문제일 따름이지 북한이 새로운 핵실험을 언제든지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핵실험을 하려고 하는 의도는 김정은 총비서와 김여정 당 부부장의 발언들 및 그 연설들에 그 답에 나와 있다고 봅니다. 김씨 남매는 최근 들어 전술핵이니, 한국을 반대하여 핵을 쓸 수 있다는니, 전쟁이 일어나면 초기에 한국 군을 몰살시키겠다느니 하며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는 곧 북한이 한국을 반대하는 전술핵, 즉 소형 핵무기를 만들고 싶어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핵실험이 필요합니다. 핵실험 강행 이후 북한의 행보는 명백합니다. "우리는 전쟁을 불사할 준비가 되어 있으니 이를 피하려거든 북한에 대한 적대시 정책을 폐기하고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하며 더 나아가 한미동맹을 해체하라"고 요구할 것입니다.
목용재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으로 인해 한미일이 긴밀한 공조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한미일은 중국, 러시아 등과 북한 핵실험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고 있는데요. 그동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추가 대북제재 결의를 반대했던 중국과 러시아가 7차 핵실험에 대해선 좌시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정은 당 총비서가 현명한 선택을 하길 바라봅니다. 오늘도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