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김정은 당 총비서가 신형 코로나 비루스를 박멸하고 최대 비상방역전에서 승리를 쟁취했다고 선포했습니다. 전세계가 여전히 코로나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선포를 한 것인데요. 이와 관련해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목용재 :위원님, 지난 한 주 잘 보내셨습니까?
고영환 :네. 잘 보냈습니다.
목용재 : 북한이 전국비상방역총화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이 회의, 어떻게 보셨습니까?
고영환 :지난 10일 평양에서 김정은 당 총비서 주재 하에 코로나 감염병 비상방역총화 회의가 진행됐습니다. 지난 11일 북한 매체들은 김정은 총비서가 회의를 통해 "령내에 류입되였던 신형 코로나비루스를 박멸하고 인민들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최대비상방역전에서 승리를 쟁취하였음을 엄숙히 선포하였으며 이번 방역대전을 승리적으로 결속한 온 나라 인민들과 인민군 장병들에게 열렬한 축하와 감사의 인사를 보냈다"고 보도했습니다. 김정은 총비서의 연설에서 특이한 점은 우선 북한이 "비상위기 상황 하에서도 농업부문과 건설부문, 주요 공업부문에서 계획된 올해의 사업들이 중단없이 추진되고 전반적인 국가사업의 원활성을 보장한 귀중한 성과"라고 하면서 북한 경제가 코로나에 의한 타격을 입지 않았다고 주장한 측면입니다. 다음으로는 "세계적인 보건위기가 종식될 때까지 방역장벽을 철통같이 견지하며 방역사업을 강도높이 진행하는데에 나서는 원칙과 중요 과업들을 천명했다"고 한 부분입니다. 북한 영내에서 코로나가 종식되었다고 하면서 전세계의 코로나가 끝날 때까지 방역은 지속한다고 한 것입니다. 총화 회의에서 주목할 점은 토론에 참가한 북한 간부들 모두 코로나 방역 사업의 '승리의 요인'을 "당중앙의 탁월하고 세련된 향도력과 당의 사상과 령도를 충직하게 받드는 우리 인민이 쟁취한 빛나는 승리"라고 한 부분입니다. 다시 말하면 김정은 총비서의 지도력으로 코로나 상황을 이겨냈다고 한 것입니다.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코로나 전염병 방역 및 치료의 공로를 의사 및 간호사 등 실무자들에게 돌리는 것과는 다른 평가이기 때문에 정말로 특이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목용재 : 김정은 당 총비서가 연설을 통해 코로나 종식을 선언했는데요. 전세계가 코로나 종식에 여러 장애를 겪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 신빙성에 의문이 생깁니다. 북한으로서 하루빨리 코로나 종식을 선언해야 할 이유가 있었을까요?
고영환 : 지난 10일 코로나 총화 회의에서 김정은 당 총비서는 "우리 당과 정부는 현 방역상황을 평가하고 과학연구부문이 제출한 구체적인 분석자료에 근거하여 나라에 조성됐던 악성 전염병 위기가 완전히 해소됐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간고했던 방역전쟁이 바야흐로 종식되고 오늘 우리는 마침내 승리를 선포하게 되었다"고 언급했습니다. 김정은 총비서의 말 대로 한다면 북한은 전 세계 어느 나라도 이룩하지 못한 '기적'을 창조한 것입니다.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가 발생한 이후 현재까지 이러한 성과를 거뒀다고 자랑한 나라는 북한이 유일무이합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지난해 7월 경부터 코로나 왁찐을 3차까지 맞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3월 코로나에 감염이 됐습니다. 선진의료 체제와 기술을 보유하고 코로나 왁찐 접종이 3~4차례 이뤄진 나라들에서도 코로나 감염병은 잦아들지 않고 있습니다. 코로나 왁찐도, 코로나 치료약도, 코로나 진단 시약도 거의 없고 의료체제도 빈약한 북한에서 코로나가 종식되었다고 해도 이를 믿는 세계인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북한이 코로나가 끝났다고 선언한 것은 김정은 총비서 우상화와 연관이 있다고 저는 판단합니다. 전 세계 어느 나라도 이루지 못한 코로나 전염병 확산을 김정은 총비서가 이뤄냈다고 인민들에게 선전함으로써 김정은 총비서가 세계 최고의 지도자라는 인식을 심어주려는 의도인 것입니다. 전염병 문제까지도 김정은 총비서의 지도력에 결부시키는 북한의 이러한 태도에 아연함을 금할 수 없습니다.
목용재 : 김여정 당 부부장의 발언도 주목됩니다. 한국을 '주적'으로 칭하며 보복을 언급했는데요. 향후 북한의 대남 도발,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고영환 :코로나 성과를 자화자찬한 김정은 총비서의 연설보다 방역총화 회의에서 나온 김여정 부부장의 토론 내용이 세계에서 더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김여정 부부장은 우선 "이 방역전쟁의 나날 고열 속에 심히 앓으시면서도 자신이 끝까지 책임져야 하는 인민들 생각으로 한순간도 자리에 누우실 수 없었던 원수님"을 언급함으로써 김정은 총비서도 코로나에 걸렸었음을 처음으로 암시하여 주목을 받았습니다. 김여정 부부장의 토론이 주목을 받은 다른 이유는 코로나가 북한에 확산된 이유와 그 책임을 한국에 돌렸기 때문입니다. 김여정 부부장은 "우리가 얼마 전 전염병 발생 경위를 설명했듯이 전선 가까운 지역이 초기 발생지라는 사실은 우리로 하여금 깊이 우려하고 남조선 것들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하였으며 경위나 정황상 모든 것이 너무도 명백히 한 곳을 가리키게 되였는 바, 따라서 우리가 색다른 물건짝들을 악성 비루스 류입의 매개물로 보는 것은 당연하다"고 하면서 코로나 진원지로 한국을 지목했습니다. 김여정 부부장은 계속하여 "우리는 그 쓰레기들이 류포시켜놓은 비루스를 깨끗이 박멸하였다. 이미 여러가지 대응안들이 검토되고 있지만 대응도 아주 강력한 보복성 대응을 가하고 비루스는 물론 남조선당국 것들도 박멸해 버리는 것으로 대답할 것"이라고 대남 위협수위를 최고조로 높였습니다. 저는 북한이 향후 휴전선 부근에서의 도발, 연평도 포격과 유사한 서해 북방한계선 부근의 섬들에 대한 공격,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한국에 대한 사이버 공격 등 여러가지 형태의 군사적, 심리적 도발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목용재 :전국비상방역총화 회의의 김 총비서 연설에는 대남, 대외에 대한 비난 내용은 없었던 반면 김여정 부부장의 토론 내용에는 특히 강한 대남 비난 내용이 담겼습니다. 김정은 총비서와 김여정 당 부부장이 이같이 메시지를 구분해 내놓은 이유, 뭐라고 보십니까?
고영환 : 김 씨 남매가 북한을 통치한 이후 대남 부문에서 나타나고 있는 두드러지는 특징은 김여정 부부장이 매우 높은 수준의 대남 협박 발언과 행동을 한 후 김정은 총비서가 필요한 경우 나서서 상황정리를 하는 것입니다. 남매가 차례로 나서 회초리와 당근을 사용하는 방법을 구사하는 것입니다. 저는 김씨 남매가 이렇게 다른 행동을 하는 이유는 김정은 총비서가 처음부터 너무 강하게 나가면 퇴로가 막히며 운신의 폭이 좁아지기 때문으로 봅니다. 김여정 부부장이 김정은 총비서를 대신하여 김정은 총비서가 내심 하고 싶은 소리들을 마구 내지르게 한 후에 감당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생기면 슬그머니 나타나 "그건 내가 한 소리가 아니고 김여정 부부장 개인의 생각이었을 뿐이다. 그러므로 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며 뒤로 빠지는 업무 분담 형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목용재 : 김여정 부부장의 발언에 대해 한국 정부가 입장을 내놨는데요. 이 내용 마지막으로 정리해주시죠.
고영환 :한국 통일부는 지난 11일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병 원인을 한국 측 책임으로 돌리며 보복을 운운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시했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북한이 전국비상방역총화 회의에서 북한의 코로나바이러스 유입 경로와 관련하여 근거 없는 억지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우리 측에 대해 무례하고 위협적인 발언을 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면서 "북한의 향후 동향에 대해서는 예단하지 않고 북한의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가능성에 대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에 "우리 군은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하면서 다양한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협박이 하루이틀도, 한두번도 아니기 때문에 개의치 않는다고 하면서도 북한의 도발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어 경계를 늦추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목용재 : 북한의 코로나 방역 승리 선언에 의심하는 의견이 많습니다. 외신들은 북한이 그동안 코로나 확진자 수를 명확하게 밝힌 적이 없고 이른바 유열자 수만 공개해왔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치명률이 한국이나 다른 국가들보다 낮은 것도 북한의 발표를 믿지 못하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김정은 총비서의 방역 승리 선언으로 주민들의 방역의식이 해이해지는 것은 아닐지 우려됩니다. 오늘도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