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진단 한반도] “살몬 특별보고관, 북 인권 국제여론 확산 역할해야”

0:00 / 0:00

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엘리자베스 살몬 신임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이번 주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향후 살몬 특별보고관의 활동이 기대되는데요. 오늘도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 이와 관련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목용재 : 엘리자베스 살몬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최근 한국을 방문했는데요. 먼저 살몬 특별보고관이 어떤 인물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고영환 :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2004년 유엔 인권위원회결의(2004/13)에 임명되기 시작했으며 유엔 총회 결의(60/251)에 의해 승계되고 매년 유엔 인권이사회 결의로 임기가 연장됩니다.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북한인권 상황을 조사하고 연구하여 유엔 총회 및 인권이사회에 보고하는 임무를 수행합니다. 엘리자베스 살몬 특별보고관은 오헤아 퀸타나 특별보고관에 이어 4번째로 임명됐습니다. 바로 그가 지난 달 29일부터 한국 방문 일정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엘리자베스 실비아 살몬 특별보고관은 페루의 리마에서 1966년에 출생한 후 1996년 페루 가톨릭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습니다. 스페인 세비야 대학에서 법학 박사를 받았습니다. 페루 법무부, 진실화해위원회, 국방부 등에서 법률 자문, UNDP, 즉 유엔 개발 계획의 인권 기반 접근 프로젝트 법률 자문관, 국제형사재판소(ICC) 캄팔라 컨퍼런스 법률 자문관, 페루 가톨릭 대학 민주주의·인권 연구소장, 유엔 인권이사회 자문위원, 유엔 인권이사회 자문위원회 의장 등 다양한 국제기구들에서 근무를 한 그야말로 세계적인 인권전문가입니다. 경력만 보아도 그가 얼마나 유능한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목용재 : 엘리자베스 살몬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한국을 방문해 어떤 일정들을 소화했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고영환 : 지난 8월 1일에 임기를 시작한 엘리자베스 살몬 신임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임기를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해 공식일정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살몬 특별보고관은 지난 달 30일 탈북민 정착지원기구인 하나원을 방문하여 탈북민들과 면담을 진행하였으며 8월 31일에는 판문점을 방문했습니다. 지난 1일에는 2022년 한반도 국제평화포럼에 참석하여 주토론자로 나서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이밖에도 엘리자베스 살몬 특별보고관은 방문 기간 동안 외교부, 통일부 등 정부 부처 인사들, 시민사회인사들, 탈북민 활동가들과 면담도 가졌습니다. 특별 보고관의 방한 중 가장 주목되는 일정은 그가 북한인권과 관련한 피해자들을 만나 이들의 의견을 청취한 것입니다. 서울 유엔인권사무소와 납북자, 북한인권단체 등에 따르면 살몬 특별보고관은 지난 달 29일 납북자 및 국군포로 단체, 북한인권단체 등과 구르빠별로 면담을 가졌습니다. 납북자가족모임,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6.25국군포로유족회, KAL, 즉 대한항공 납치피해가족회, 북한인권정보센터(NKDB) 등의 단체들이 살몬 특별보고관과 면담을 가졌습니다. 특별보고관은 한국 당국자들, 시민단체 활동가들, 탈북민들과의 면담들과 행사 그리고 학술회의 등 각이한 행사 일정들을 소화하면서 북한 당국이 저지른 인권유린 행위들에 대해 더 깊이 인식하였고 참석자들과 의견들을 교환했습니다. 방문 기간 그는 유엔 차원에서 북한인권을 향상시켜 북한 주민들도 인간다운 삶을 영유하도록 힘쓰겠다는 강한 의지도 밝혔습니다.

목용재 : 한국의 북한인권 단체 등 시민사회들이 살몬 특별보고관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단체들이 살몬 보고관에게 어떤 목소리들을 내고 있나요?

고영환 : 한국 내 북한인권단체들은 우선 엘리자베스 살몬 신임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의 방한을 열렬히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국 내 북한인권, 탈북민 및 납북자 단체 등은 엘리자베스 살몬 신임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의 방한을 계기로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권은경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대표는 지난 달 24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북한 주민들에 대한 영향력, 혹은 외교적 수단 등이 과거에 비해 현저히 줄어드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그래서 인권 개선을 위해 과거의 전철만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좀 더 혁신적이고 발전되고 향후 개발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생각하면서 시민단체들과 같이 논의를 해보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미일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이사장은 "항상 북한의 책임규명을 해야 한다는 외침만이 도돌이표처럼 돌아온다"고 하면서 "국제형사재판소든, 어떤 방식으로든 북한을 강하게 압박해서 북한에서 세상을 떠난 납북자들의 시신만이라도 찾아오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계속하여 그는 엘리자베스 살몬 특별보고관이 누구보다도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해 줄 것을 주문했습니다. 이영환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대표는 특별보고관에게 "통일부 북한인권기록센터에 수천 여 명의 탈북민을 인터뷰한 자료가 이미 쌓여 있는 상태"라며 "그곳을 방문해서 현재까지 조사된 내용의 공유 및 설명을 요청하고 날카로운 질문을 던져서 한국 정부의 조사가 충실하게 진행되도록 자극하는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권고했습니다. 특히 탈북민인 서재평 탈북자동지회 회장은 "우선 중국에 잡혀 있는 탈북민들, 코로나로 3년째 한국에 못 들어오는 사람들이 있다. 북한의 문이 열리면 제일 먼저 강제북송될 탈북민 1000여 명과 관련해 유엔이 중국에 북송 중단을 강력하게 권고해줬으면 한다"며 특별보고관에게 문제의 해결을 요청했습니다. 북한인권을 도외시한 지난 문재인 정부 당시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했던 북한인권 단체들이 북한인권을 중시하겠다는 윤석열 정부가 들어 서고 살몬 특별보고관의 방한이 이뤄지면서 북한인권 개선에 대해 강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목용재 : 위원님께서는 살몬 특별보고관이 앞으로 어떤 분야에 집중해서 활동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살몬 특별보고관의 향후 활동에 대해 제언을 하신다면요.

고영환 : 저는 살몬 보고관이 가장 중요하게 하셔야 할 일은 국제사회에서 북한인권을 향상시키는 강력한 국제여론을 일으키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치적인 발언 한마디 했다고 이른바 '말반동'에 몰려 온 집안이 정치범수용소로 가는 그런 북한 인민들의 삶을 인간다운 삶으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북한이 세계 여론을 무시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세계 여론에 매우 큰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특별보고관이 유엔 사무총장 등 국제기구 책임자들, 미국과 일본 그리고 영국과 프랑스 등 서방 나라 지도자들, 스위스나 오스트리아 같은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입장을 보이는 나라 지도자들을 만나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그들로부터의 지지를 이끌어 내는 일을 하셨으면 합니다. 이와 함께 영향력 있고 다수의 시청자, 청취자들을 보유하고 있는 세계 유수의 언론들과 심층 인터뷰들을 진행하여 세계적인 여론을 환기시키는 역할을 하면 좋겠습니다.

목용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살몬 특별보고관이 네 번째입니다. 앞서 3명의 특별보고관을 거치는 동안 북한인권 개선이 사실상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도 나오는데요. 위원님께서는 지난 북한인권특별보고관들의 활동에 대한 성과와 한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고영환 : 살몬 특별보고관이 네 번째로 이 직책에 임명됐습니다. 살몬 특별보고관 전에 특별보고관을 지낸 분들도 일을 열심히 했지만 북한 인권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살몬 특별보고관 전 특별보고관들의 활동으로 얻은 성과는 열악한 북한인권 상황을 세계에 일정 부분 알리는 데 기여한 것이라고 평가합니다. 한계, 즉 부족한 점으로 보는 것은 만나야 똑같은 소리를 하는 북한 지도자들을 만나려고 애를 쓰면서도 세계의 영향력 있는 국가나 기구의 수반, 책임자들을 만나는 데 노력을 덜 기울인 게 아닌가라는 부분입니다. 물론 이는 어려운 일인 것은 알지만 좀 더 큰 노력을 기울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목용재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앞으로도 북한인권과 관련한 피해자들과 꾸준히 연락할 것과 전임자들의 누적된 성과를 계승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는데요. 앞으로 살몬 특별보고관이 북한 주민들의 실질적인 인권 개선을 위해 어떤 활동을 해나갈지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오늘도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