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진단 한반도] “웜비어 부모-이래진 만남, 북인권 다시 부각시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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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이번 달 한국과 미국 등에서 북한인권과 관련한 다양한 행사가 열릴 예정입니다.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의 방한 이후에도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오늘도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 하겠습니다.

목용재 : 북한자유이주민의 인권을 위한 국제의원연맹, 즉 IPCNKR이 다음주 미국 워싱턴에서 총회를 갖고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논의를 벌일 예정인데요. 어떤 행사가 진행될 예정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고영환 :북한에서의 사상과 표현의 자유 증진, 납북자 및 국군포로 문제 해결 방안, 탈북민 강제북송과 서해 피격공무원 사건 등 북한 주민들의 인권 향상을 위한 토론들이 IPCNKR, 즉 북한자유이주민의 인권을 위한 국제의원연맹 총회에서 진행될 예정입니다. 최근 북한자유이주민의 인권을 위한 국제의원연맹은 오는 9월 15일 미국 워싱턴에서 관련 총회를 개최한다고 밝혔습니다. 총회 기조연설자로는 한국의 집권여당인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데이먼 윌슨 NED, 즉 미 민주주의진흥재단 회장 등이 나섭니다. 북한인권 개선과 관련한 이번 총회는 3개의 주제로 나뉘어 주제별 토의가 진행됩니다. 첫번째 '북한 내 사상과 표현의 자유 증진 및 보호'란 주제의 토론에선 지난 2020년 한국에 입국한 탈북민이 연단에 나서 북한의 청년 세대, 이른바 '장마당 세대'의 북한 당국에 대한 의식 및 북한 내 정보 유통 상황, 특히 외부 정보가 장마당 세대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발표할 예정입니다. 해당 주제를 놓고 백지은 미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벨러센터 연구원,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 권은경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대표가 토론을 진행합니다. 두 번째로 납북자 및 국군포로 문제 등을 다루는 북한의 반인도범죄와 책임이란 주제의 토론에는 일본의 나카가와 마사하루 중의원과 북한 꽃제비 출신인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대표, 박선영 물망초 이사장이 토론을 합니다. 세 번째 한국의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 씨가 북한 군의 총격에 의해 숨진 사건과 관련한 토론에는 이대준 씨의 형인 이래진 씨와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 신희석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법률분석관이 참여합니다. 국제의원연맹은 총회 후 북한의 반인도범죄에 대한 책임을 명시한 공동성명을 채택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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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억류됐다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모 신디(왼쪽)와 프레드 웜비어.

목용재 : IPCNKR 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하는 한국의 방미단에는 서해 피격 공무원의 친형인 이래진 씨도 포함돼 있는데요. 미국 방문 일정 중 오토 웜비어의 부모와 만날 예정이라고 하죠?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십니까?

고영환 : 지난 2020년 서해에서 북한군의 총격에 의해 숨진 한국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 씨의 친형인 이래진 씨가 북한에 억류됐다가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모를 9월 중순 만날 예정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이 전했습니다. 전 한국 해양수산부 사무원 이대준 씨의 형인 이래진 씨는 지난 5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에 오토 웜비어 부모의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자택을 오는 17일 방문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에 관광을 떠났던 미국인 대학생 웜비어는 북한 선전구호판을 훔치려 했다는 말도 안 되는 죄명을 언도받고 지난 2016년 1월에 북한에 억류됐습니다. 그 이듬해 6월 의식불명 상태로 석방되어 미국에 돌아온 지 엿새 만에 병원에서 사망했습니다. 웜비어 부모는 지난 2018년 4월 아들이 북한 당국의 고문으로 사망했다며 워싱턴DC 연방 법원에 북한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고 법원은 같은 해 12월 북한에 오토 웜비어 부모에게 5억 113만 달러를 배상하라고 판결한 바 있습니다. 저는 이래진 씨가 오토 웜비어의 부모를 만나는 것은 북한이 저지른 만행을 다시 한 번 전세계에 알리는 한편 북한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어떤 방법으로 진행할지, 관련 방법을 공유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들과 동생을 북한에 의해 잃은 미국과 한국의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앉는다는 것 자체가 전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될 것입니다.

목용재 : 한국에선 이달 말 북한자유주간이 개최된다고 하죠? 오랜만에 대면행사인 것 같습니다.

고영환 :북한인권단체들의 연합체인 미국의 '북한자유연합'과 한국의 북한인권단체들이 공동 주관하는 연례 행사인 '북한자유주간'이 오는 9월 25일부터 10월 1일까지 서울에서 열립니다. 북한자유주간 행사는 지난 2004년부터 워싱턴과 서울을 오가며 진행되었으나 코로나 감염병 확산으로 최근 2년 동안 대면 행사들이 진행되지 못했습니다. 북한자유연합의 수잔 숄티 대표는 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코로나 사태로 인해 지난 2년 간 화상으로 진행하던 행사를 대면으로 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북한자유주간 행사의 주제와 관련해 "북한의 노예와 정치범, 이산가족, 김정은의 독재를 없애고 모든 남북 한국인들의 자유로운 그 길을 우리가 열어주자는 취지"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자유연합 측은 이번 행사 기간 한국 대통령실과 국회를 방문하며 한국 주재 중국 대사관 앞에서 탈북민 강제 북송 저지를 위한 규탄 집회를 열고 항의 서한을 대사관측에 전달하는 행사도 진행할 예정입니다. 국제사회에 북한주민들의 참혹한 인권 실상을 알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 온 북한자유주간 행사가 이번 서울 주간을 통해 국제적인 여론을 다시 한 번 크게 환기해주길 바랍니다.

목용재 :이런 가운데 한국 내 탈북민 단체가 대형 풍선으로 북한에 코로나 관련 방역 물품들을 보냈죠? 또, 탈북민 출신의 기자가 한국의 민간단체가 수여하는 북한인권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시는지요.

고영환 : 탈북민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이 지난 4일 인천시 강화도에서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치료 의약품을 대형 풍선에 매달아 북한으로 날려 보냈다고 지난 5일 언론에 밝혔습니다. 자유북한운동연합이 대형 풍선들에 매달아 보낸 약품은 해열제인 타이레놀 5만 정, 비타민 3만 정, 코로나 마스크 2만 장 등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지난 5일 서울에서는 제5회 북한인권상 시상식도 열렸는데요. 한국의 북한인권단체인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은 지난 2018년부터 매년 북한 인권 개선에 헌신한 인물에게 북한인권상을 수여해 왔습니다. 이 상의 다섯 번째 수상자로 탈북민 출신인 김명성 조선일보 기자가 선정됐습니다. 1999년 탈북해서 2002년 한국에 들어온 김명성 씨는 2013년 '조선일보'에 입사했습니다. 김명성 기자는 인권상 수상 후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는 소감을 밝혔습니다. 탈북민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공부를 열심히 하여 한국 최대 신문사 중 하나인 조선일보에 들어간 것도 대단하지만 북한인권상을 수상한 것도 대단합니다. 출신성분, 사회성분 같은 것을 따지지 않고 자신이 노력만 한다면 얼마든지 자신이 취직하고 싶은 직장에 들어가 명망 높은 상을 받는 그런 나라로 북한도 변했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봅니다.

목용재 : 한국의 새로운 정부가 출범한 이후 북한 인권 개선과 관련한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분위기인데,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위원님께서는 이런 분위기 속에서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집중해야 하는 것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고영환 :북한 지도부와의 관계 개선에 모든 것을 다하면서 북한 인권 문제에 눈을 감았던 문재인 정부와 달리 윤석열 정부가 들어와서 서울에서는 북한자유주간 행사가 열리고 미국의 워싱턴에서는 한국 집권여당 국회의원들이 다수 참여하는 북한자유이주민의 인권을 위한 국제의원연맹 총회가 열리는 등 북한 주민들의 참혹한 인권을 개선하는 일들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정부, 국회, 한국시민 단체, 탈북민 북한 인권단체들이 협력하고 이런 협력이 국제사회로 뻗어 나가는 모습들을 보면서 탈북민의 한 사람으로서 커다란 희망을 가지게 됩니다. 이러한 국제적 여론 확산을 통해서 북한에서 정치범수용소, 교화소들이 없어지고 주민들이 가고 싶은 도시나 나라에 언제든지 갈 수 있는 그런 날이 하루라도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목용재 :민족 최대의 명절 중 하나인 추석 연휴가 시작됐습니다. 세계경제 상황의 악화로 그렇게 풍족한 명절을 보내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요. 북한에 계신 주민들의 어려움은 늘 클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래도 명절인만큼 마음만은 가족들과 함께 풍족한 추석이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오늘도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