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부, 다양한 탈북자 정착지원 정책 시행…취업문제 좀더 신경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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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이번 주는 민족 최대 명절 중 하나인 추석이죠. 추석엔 고향 생각이 많이 나는데요. 탈북자들은 한국을 제2의 고향으로 여기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탈북자들이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데요. 그래서 오늘은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 한국 정부의 탈북자 정착 지원 정책을 살펴보겠습니다.

목용재 : 위원님, 지난 주 잘 지내셨습니까?

고영환 : 네 잘 보냈습니다.

목용재 : 한국 정부의 탈북자 정착지원 정책에 대해 자세히 모르는 북한 주민이나 중국 내 탈북자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탈북자들이 한국에 들어오면 하나원이라는 곳에 들어가는데요. 이에 대해 설명 먼저 부탁드리겠습니다.

고영환 : 북한 땅을 떠나 한국에 들어온 탈북자들이 처음으로 들어가는 기관이 바로 하나원입니다. 1999년 경기도 안성시에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라는 명칭으로 문을 연 하나원은 지금까지 수많은 탈북자를 교육해 한국 사회에 배출해왔습니다. 그래서 대다수 탈북자들에게 하나원은 한국에서 첫 발걸음을 뗀 곳, '마음의 고향' 등으로 기억됩니다. 하나원은 북한에서 이른바 '고난의 행군'이 시작되고 이에 따라서 많은 탈북자들이 한국으로 들어오면서 세워졌습니다. 저도 하나원에 수 차례 가봤는데 양지 바른 곳에 정갈하게 세워져 있습니다. 의식주도 훌륭해서 탈북자들이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는 곳입니다. 하나원에서는 12주 동안 남북의 문화적 이질감 해소, 심리 안정, 진로지도 상담 등 '한국 사회적응교육'을 받습니다. 바로 이 기간에 정부는 탈북자의 가족관계를 확인하고 집을 마련해 주는 등 이들의 사회 정착을 위한 기본적인 준비를 돕습니다. 2002년 8월까지는 모든 탈북자가 안성시의 하나원에서 교육을 받았지만 탈북자들이 늘어나자 통일부는 같은 해 9월부터 성남시 새마을운동중앙연수원 시설을 임차해 여성들을 따로 교육했습니다. 하나원 제2분원은 2013년 화천군에 세워져 남성 탈북자를 따로 교육하고 있습니다. 저도 경험한 것이지만 북한 땅을 떠나 한국으로 들어 올 때 심정은 마치 망망대해에 홀로 있는 그런 느낌입니다. 바로 이런 마음을 가진 이들을 받아들여 마음의 안정을 찾게 해주고 사회에 안착시키는 곳이 하나원입니다. 그래서 하나원은 '제2의 고향'같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목용재 : 탈북자들이 하나원에서 나와 한국의 각 지역에 정착하면 남북하나재단과 하나센터 등의 기관들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는데요. 남북하나재단과 하나센터에 대한 설명도 부탁드립니다.

고영환 : 탈북자의 한국 사회 정착을 돕기 위해 한국 정부는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 제 30조'에 따라 지난 2010년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을 세웠습니다. 이 재단은 통일부 산하 공공기관입니다. 남북하나재단은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의 대외적 별칭이며 또 다른 이름이기도 합니다. '다음'이나 '네이버' 같은 포털사이트에 '하나재단'을 검색하면 하나재단의 사업 전부가 나옵니다. 즉 탈북자들의 초기 정착과 생활안정지원, 정착지원금 제공, 탈북자들의 취업과 창업지원, 취업지원센터 운영, 탈북자 심리안정센터 운영 등이 하나재단의 기본사업입니다. 하나센터는 탈북자의 거주지 적응 교육과 북한이탈주민의 특성을 고려한 심리, 진로상담을 제공합니다. 또한 하나센터는 탈북자들에게 생활정보, 취업서비스와 사회서비스 안내 등을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공공기관입니다. 하나센터는 전국적으로 25곳이 설립돼 있습니다. 전국에 촘촘히 배치돼 있어 탈북자들의 자립을 돕고 생활안정, 심리상담 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목용재 : 아무래도 탈북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부분이 한국에 정착하면 지원금을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 일텐데요. 한국 정부의 현행 정착지원금 제도에 대해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고영환 : 정착지원금은 가족이 몇 명인지, 가족 중에 장애인이 있는지 여부, 현재 앓고 있는 질병, 가지고 온 북한 자료가 얼마나 가치 있는지에 따라 다릅니다. 혼자 한국에 온 경우, 즉 1인 가족의 정착지원금은 700만 원 그러니까 6000 달러 정도 입니다. 주택지원금은 별도로 제공됩니다. 질병을 앓고 있는 경우 치료비가 제공되고 입원하면 입원비를 받을 수 있습니다. 장애가 있는 탈북자의 경우 그 정도에 따라 지원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자녀가 있는 탈북 가정은 자녀 일인 당 400만 원, 즉 3350달러 정도가 나오는 등 탈북자 개인 사정에 따라 정착금이 천차만별입니다. 여기에 취업하면 장려금과 직업 훈련비를 받을 수 있고 실업자가 되면 고용 장려금도 받을 수 있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첫 발을 떼는 데 충분하지는 않더라도 필요한 만큼의 정착금이 나온다는 겁니다. 또 한가지 다른 혜택을 설명드리자면 탈북자들은 월 50만 원씩 4년 간 저축하면 자신이 납입한 금액의 두배인 5000만 원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다시 정리하자면, 자신이 은행에 납입한 돈이 약 2만 달러 정도라면 한국 정부가 제공하는 일종의 지원금까지 추가해 4년 후에는 4만 달러 정도의 목돈을 손에 쥘 수 있다는 겁니다.

목용재 : 한국에서 태어난 제 입장에서 봤을 때 한국 정부의 탈북자 정착지원제도 가운데 가장 큰 혜택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은 주거지 제공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원하는 대학에 쉽게 들어갈 수 있는 부분도 파격적이고요. 위원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고영환 : 탈북자가 한국에 오면 정부는 서울이나 제주도 등 탈북자가 정착하려는 지역의 임대 아파트를 제공합니다. 지금 서울의 아파트 값은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75 m2에 달하는 아파트 값은 30만 달러에서 많게는 60~70만 달러를 상회합니다. 그런 아파트를 탈북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은 큰 혜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 서민들은 그런 임대 아파트에 들어가 살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임대 아파트에서 나올 수 있을 정도로 경제 사정이 좋아질 경우 좋은 아파트 단지에 특별 분양을 해주는 혜택도 탈북자들에게 제공됩니다. 특히 탈북자들에게 가장 큰 혜택은 자녀들이 대학교에 들어갈 때 한국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대학에 특별 입학할 수 있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평양에 김일성종합대학, 국제관계대학, 외국어 대학 등 경쟁률이 치열한 대학들이 있는 것처럼 서울에도 서울대학교 등 경쟁률이 치열한 대학들이 있는데요. 한국 사람들은 전교에서 1등 정도를 해야 들어가는 서울대에 탈북자녀들은 기초학력 정도만 있으면 입학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중요한 혜택이 있습니다. 장학금 제도입니다. 한국은 자본주의 사회입니다. 대학교에서 공부하려면 매년 등록비를 내야하는데요. 좋은 대학교 1년 등록금은 미국 돈으로 8000~9000달러 이상입니다. 이 돈을 국가가 대신 지불해줍니다. 물론 이 같은 혜택이 적용 안 되는 대학교도 있지만요. 이 세상에 탈북자라고 해서 이렇게 특혜를 주는 나라는 없다고 봅니다.

목용재 : 그럼에도 불구하고 탈북자 출신이신 위원님께서 보시기에 한국의 탈북자 정착지원 제도 중에 어떤 부분이 여전히 부족하다고 보십니까?

고영환 : 한국 정부의 정착지원 제도 중에 가장 아쉬운 점은 취업, 즉 일자리와 관련된 것입니다. 한국은 경쟁사회입니다. 그래서 양질의 일자리를 얻기가 힘듭니다. 탈북자들 중에는 북한에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취업률이 떨어집니다.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살려고 하는 탈북자들에게 한국 정부가 좋은 일자리들을 좀 더 많이 만들어 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탈북자들은 먼저 온 통일입니다. 탈북민자들의 취업의 문을 한국 정부가 좀 더 넓게 열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추석을 맞아 고향을 떠나 온 탈북자들이 행복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명절을 지내길 기도해봅니다.

목용재 : 대부분의 탈북자들은 제2의 고향인 한국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도 탈북자들이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과 관심을 아끼지 않고 있고요. 위원님 말씀처럼 탈북자들을 먼저 온 통일이라고 하는데요. 한국 정부가 향후 통일이 됐을 때 남북의 가교 역할을 할 탈북자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더욱 관심을 가져주길 바랍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