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진단 한반도] “북중 화물열차 운행, 코로나 재확산 여부에 달려”

북한 신의주와 중국 단둥 간 화물열차가 27일 이틀째 운행하고 있는 모습.
북한 신의주와 중국 단둥 간 화물열차가 27일 이틀째 운행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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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북한과 중국이 지난 26일 5개월 여 만에 화물열차 운행을 재개했습니다. 북한이 최근 방역전의 승리를 선포한만큼 이에 따른 후속조치로 해석되는데요. 오늘도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 이와 관련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목용재 :위원님, 지난 주 잘 보내셨습니까?

고영환 :네. 잘 보냈습니다.

목용재 : 중국 단둥에 있던 화물열차가 지난 26일 오전 북한 신의주로 들어갔다고 하죠? 이 내용 먼저 전해주시죠.

고영환 :북한이 중국과의 화물열차 통행을 개시했습니다. 평안북도의 한 간부 소식통은 지난 26일 "오늘 오전 단둥에서 들어온 화물 열차가 신의주역을 거쳐 의주 방역시설에 들어왔다"며 "화물은 방역시설에 모두 하차돼 검역작업에 들어갔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동 소식통은 "화물열차 물량에 대한 검역기간은 중앙의 지시에 따라 기존 7~20일에서 3~4일로 단축됐다"며 "이에 의주 방역시설은 화물열차 물량을 신속하게 검역하기 위해 방역성원들을 20명에서 50명 이상으로 증원했다"고 밝혔습니다. 계속하여 그는 "11량의 화물열차에서 하차되는 물량을 보니 기초식품이 많았는데 이보다 더 많은 것이 해열제 등 알약과 항생제, 포도당 등 각종 의약품이었다"며 "중앙의 지시에 따라 설탕과 식용유 등 기초식품은 평양으로 우선 공급되며 각종 의약품은 국경지역 군부대와 국경지역 주민들에 우선 공급된다"고 말했습니다. 같은 날 중국 단둥의 한 소식통은 "지난 8월 중순부터 단둥 화물역 지선에 정차해있던 단둥-신의주 간 화물열차가 어제 신의주로 들어가는 본선으로 이동하고 트럭에 실려 온 각종 물품들을 열차에 싣느라 화물 상차 전투를 벌였다"면서 "열차에 실은 마대는 대부분 설탕이며 4kg 단위의 통들에는 대부분 식용유가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비교적 가벼운 박스에는 암피실린 등 해열제 알약이 있었고 무거운 박스는 포도당과 링거 등이 있었다"며 "이밖에도 항생제 주사약이 상당히 많았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은 2020년 2월 코로나 감염병 사태가 터지자 북·중 국경을 봉쇄하고 2020년 8월에는 화물열차 운행도 전면 중단한 바 있습니다. 화물열차 운행 중단 1년 6개월이 지난 올해 1월 중순 단둥-신의주 화물열차 운행을 재개했으나 평양을 중심으로 코로나가 전국으로 확산하자 지난 4월 말 화물열차 운행을 다시 중단한 바 있습니다. 26일 재개된 신의주와 중국 단둥 간 화물열차는 지난 27일에도 연속하여 운행됐습니다. 이날 오전 7시 43분께 화물열차가 압록강 철교를 건너 단둥에서 신의주로 넘어갔습니다. 현재까지 상황으로 보면 일단 북중 간 철도무역이 재개된 것으로 보입니다.

목용재 :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은 나왔습니까?

고영환 : 북중 간 화물열차 운행이 재개된 것과 관련하여 한국 통일부는 북중 양측의 협의가 마무리됨에 따라 이뤄진 조치라고 밝혔습니다. 조중훈 한국 통일부 대변인은 지난 26일 기자설명회에서 북중 양국이 이와 관련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고 언급하면서도 "여러 정황을 감안해 볼 때 26일 북중 간 화물열차 운행이 재개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발언했습니다. 조 대변인은 "북중 간 화물열차가 그동안 중단된 이후 처음으로 운행을 했다"며 "이번 운행은 북중 간의 협의가 마무리된 데 따른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조 대변인은 "(북한이) 최대 비상방역체계를 정상 방역체계로 전환을 선언한 이후 북중 간 열차 운행 재개 가능성이 계속 제기돼 왔다"며 "향후 열차 운행의 지속 여부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북중 무역이 계속 진행되어 북한 인민들의 건강과 삶이 조금이나마 나아졌으면 하는 희망을 가져봅니다.

목용재 : 위원님께서는 북중이 화물열차 운송을 재개한 배경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양측 간 화물열차 운행이 지속될 것으로 보십니까?

고영환 :저는 북중 화물수송 재개는 정치적으로는 김정은 당 총비서가 지난 8월 코로나 방역전에서의 승리를 선포한 만큼 북중 사이의 무역을 막을 명분이 사라졌다고 판단한 결과로 봅니다. 그러나 그 기저에는 절박한 내부 상황이 관련돼 있다고 봅니다. 북한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코로나 치료제, 식량 및 비료 그리고 휘발유와 디젤유 등입니다. 코로나로 인한 봉쇄로 올해 중국에서 비료가 충분하게 북한에 공급되지 않았고 가뭄과 폭우, 폭염 등으로 올해 농사 작황은 지난해보다 더 나쁠 것으로 예상됩니다. 북한 시장에서 식량 가격이 상승하는 것이 그 증거입니다. 다음으로 시급한 것이 휘발유와 디젤유 등 정제유입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 후 세계적으로 정제유 값이 폭등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봉쇄로 북한에서는 정제유 가격이 상승하고 있습니다. 정제유가 있어야 군대도 돌아가고 경제도 돌아가니 극심한 외화난 속에서도 북한으로서는 어쩔 수 없이 정제유를 들여와야 합니다. 그 다음으로 절실한 것이 코로나 감염병 치료약입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도 지난 26일 북중 국경 무역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화물열차 운송 재개 직후 의약품과 기타 생필품 등 가장 시급하게 필요한 물품들이 운송됐다"고 언론에 전했습니다. 코로나가 북중에서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화물열차 통행이 재개된 것은 그만큼 북한 내부의 식량, 휘발유, 의약품, 생필품 부족 현상이 심각하다는 방증입니다. 코로나가 크게 또다시 확산하지 않는 한 철도에 의한 북중 무역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목용재 :이런 가운데 북한은 지난 주말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무력시위를 감행했죠. 이 내용 정리해주시죠.

고영환 :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지난 25일 아침 7시쯤 평안북도 태천 일대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고 밝혔습니다. 미사일은 고도 60km로 약 600km를 비행한 것으로 탐지됐습니다. 김승겸 한국 합참의장, 즉 한국군 총참모장은 미사일 발사 직후 폴 라카메라 한미연합사령관과 공조회의를 통해 상황을 공유하고 계획된 한미 연합 해상훈련 등을 통해 북한의 어떤 위협과 도발에도 연합 방위태세를 더욱 굳건히 할 것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한국 대통령실은 같은 날 북한 미사일 도발에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주재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상임위원회는 이번 도발이 지난 8일 북한의 핵무력정책 법제화 발표 이후 첫 탄도미사일 발사라는 점에 주목하면서 미국 및 우방국들과의 공조를 바탕으로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 적극 대응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특이한 점은 지난 26일 북한 주요 관영매체들은 전날 이뤄진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보도를 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목용재 : 북한의 이 같은 도발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북한이 핵실험 준비를 마치고 감행 시기만 가늠하고 있다는 분석들이 나온 바 있는데요. 향후 북한의 전략도발 가능성에 대해선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고영환 :북한이 지난 25일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은 약 600km를 비행했습니다. 부산에 입항한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와 지난 26일부터 나흘간 진행된 한미 해상 연합훈련을 겨냥한 무력시위로 분석됩니다. 미사일이 발사된 평북 태천에서 부산까지 거리가 600여km입니다. 북한이 미사일로 미국 항공모함을 격침할 수 있다고 위협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5년 만에 미국 항모가 참여한 이번 훈련에는 20척 넘는 한미 함정들이 동원됐습니다. 한편 미 항공모함 강습단은 지난 23일 부산 작전기지로 입항했습니다.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의 이번 부산기지 입항과 동해에서 진행되고 있는 연합훈련은 준비가 끝난 것으로 평가되는 북한 7차 핵실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진행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북한에 7차 핵실험을 하지 말라는 강한 신호를 보내는 훈련이라는 것입니다. 저는 북한의 전략도발은 10월 중순 혹은 하순에 진행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전략도발 형식은 7차 핵실험이 될 수도 있고 대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수중발사 탄도미사일 발사가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북한은 시진핑 주석이 중국 전당대회에서 연임하는 그날까지 도발을 자제하겠지만 그 후에는 언제든지 도발을 할 수 있다고 저는 평가합니다.

목용재 :북중 간 화물열차 운행 재개로 북중 간 국경 상황이 코로나 확산 이전으로 돌아갈지 주목됩니다. 코로나 여파로 북중 국경이 전면 봉쇄되면서 북한을 탈출하는 탈북민들은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려워졌는데요. 앞으로 북중 국경 상황을 주시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오늘도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