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잇따라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북한이 이번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SLBM을 발사했습니다. 5일 미북 비핵화 실무협상을 앞두고 이뤄진 미사일 발사이기 때문에 주목되는데요.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 하겠습니다.
목용재 : 위원님, 지난 주 잘 보내셨습니까?
고영환 : 네 잘 보냈습니다.
목용재 : 북한이 지난 2일 또다시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이번에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데요. 지난 5월 이후 11번째 미사일 발사죠?
고영환 : 북한은 지난 2일 오전 동해상으로 '북극성' 계열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SLBM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우리 군은 오늘 오전 7시 11분경 북한이 강원도 원산 북동쪽 해상에서 동쪽으로 발사한 미상의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며 "이번에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북극성 계열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이 미사일의 최대 비행고도는 910여km, 비행거리는 약 450km로 탐지됐습니다. 지난 5월부터 북한이 11 차례에 걸쳐 미사일과 방사포 도발을 감행했지만, SLBM 추정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2017년 5월 지상발사형 '북극성-2형' 발사 이후 2년 5개월 만입니다. 특히 이 도발이 10월 4일 미북 비핵화 실무협상을 위한 예비 접촉을 이틀 앞둔 시점이었기 때문에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남북 정상이 지난해 4월과 5월, 9월 3차례 정상회담을 가졌고 특히 지난 해 9월 남북 군사합의서에 서명을 하면서 군사적 긴장조성과 도발을 하지 않기로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남북 합의, 미북 합의들을 연이어 위반하고 있는 겁니다.
목용재 : 북한이 이번엔 SLBM을 발사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큰 것 같습니다. 위원님께서는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이 아닌 SLBM을 발사한 의도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고영환 : 북한의 중앙통신은 지난 3일 신형 SLBM '북극성-3형'을 성공적으로 시험 발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통신은 이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과학원은 2019년 10월 2일 오전 동해 원산만 수역에서 새형의 잠수함 탄도탄 '북극성-3형'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면서 "이번에 진행한 새형의 잠수함 탄도탄 '북극성-3형' 시험발사의 성공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대한 외부세력의 위협을 억제하고 나라의 자위적 군사력을 더 한층 강화하는데서 새로운 국면을 개척한 중대한 성과"라고 주장했습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1일 오후 미북 실무협상 일정을 발표한 지 13시간 정도가 지난 시점에, 그리고 4일 북한 비핵화를 위한 미북 실무협상 예비접촉을 단 이틀 앞둔 시점에서 북한이 SLBM을 발사한 겁니다. SLBM은 잠수함에 실려 적진 깊숙한 곳에서 발사될 수 있기 때문에 전쟁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전략무기입니다. 이에 따라 SLBM시험 발사는 군사적 도발 성격이 짙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저는 북한이 이번에 SLBM을 발사한 것은 군사 강국이라는 것을 내세워 내부적으로는 군인들과 인민들의 자부심을 높이려는 데 그 목적이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외부적으로는 향후 비핵화 실무협상에서 북한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미국을 압박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SLBM을 발사했다고 생각합니다. 일종의 무력시위 성격이라는 겁니다 북한은 미국에 새로운 계산법을 들고 나오라고 미국을 압박해 왔습니다. 만일 5일 진행될 미북 실무협상에서 미국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요구할 경우 북한이 추가적인 핵실험이나 장거리미사일 발사 등 더욱 강력한 도발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이번 기회를 통해 보여주려 한 것으로 보입니다.
목용재 : 북한의 SLBM 발사에 대해 미국과 한국 정부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고영환 : 북한이 SLBM을 발사한 직후인 지난 2일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 소속인 릭 스콧 공화당 의원은 미국 폭스뉴스와의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살인적인 폭군'인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외교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스콧 의원은 "김 위원장은 계속해서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계속해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 대화를 하는 것은 기쁘지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대로 김 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면 뭔가를 이뤄야 한다"고 발언했습니다. 같은 날 미국의 방송인 WECT와의 기자회견에서 미 공화당 소속 데이비드 로우저 하원의원은 "북한을 믿을 수 없다"며 "북한은 매우 신중히 다뤄야 하는 불량 국가인데 내 생각에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력을 동원할지에 대한 결심을 시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도 지난 2일 북한의 SLBM 발사와 관련해 "북한이 도발을 자제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른 의무를 준수하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고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협상에 참여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도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 직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했습니다. 미국, 한국의 언론이나 국회 등은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를 강력히 규탄하고 있으나 한미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실무협상을 앞두고 있는 시점이라 강한 우려를 표시하고 미사일 발사 중단을 촉구하는 수준에서 상황을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목용재 : 북한이 SLBM을 발사했음에도 미북 비핵화 실무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되죠? 우선 실무협상이 스웨덴, 스웨리예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미북이 왜 장소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보십니까?
고영환 : 북한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지난 1일 발표한 담화에서 "북미 쌍방은 오는 10월 4일 예비접촉에 이어 10월 5일 실무협상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최 부상은 이어 "이번 실무협상을 통해 미북관계의 긍정적인 발전이 가속되기를 기대한다"며 "우리 측 대표들은 미북 실무협상에 임할 준비가 돼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미북 정상은 지난 6월 30일 판문점 회동에서 실무협상을 빠른 시일 내에 열기로 합의했으나 그동안 북한의 대응이 없어 수개월 동안 관련 논의가 표류해왔습니다. 이번 실무협상은 합의 3개월여 만에 이뤄지는 겁니다. 보도에 의하면 미국 측에서는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북한 측에서는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가 대표로 참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미국과 북한 모두 실무협상 장소에 대해 일체의 언급을 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현재까지는 스웨리예의 수도 스톡홀롬에서 미북 실무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회담장소에 대해 미북 양측이 밝히지 않은 이유는 세계 언론이 부담스러워서라고 볼 수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회담 양상이 한치의 앞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불투명하기 때문이라고 분석됩니다.
목용재 : 위원님께서 말씀하셨다시피 미북 간의 본격적인 비핵화 협상이 이제 곧 시작될텐데요. 이번 실무협상에서 미북이 이견을 좁힐 수 있는 부분은 어떤 것이 있다고 보십니까?
고영환 : 북한의 핵무기와 핵물질을 없애기 위한 그 동안의 회담에서 북한은 단계적이고 상응적인 방안을, 미국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방안으로 북한 핵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양측 의견 차이가 상당히 큽니다. 북한은 미국이 북핵 해결 셈법을 바꾸지 않으면 미북회담은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고 위협해 왔습니다. 그래서 전망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다만 지난 2월 하노이에서 미국이 요구한 것처럼 북한이 영변 핵시설 외에 우라늄 농축시설이나 추가적인 핵 기지를 폐기하는 안을 들고 나오고 미국도 북한에 대한 안전보장 조치 등 추가적인 안을 들고 나올 경우 회담이 진척될 수도 있을 것으로 조심스레 전망해 봅니다.
목용재 : 지난 7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SLBM 발사대로 추정되는 부분을 장착한 신형 잠수함 건조 현장을 직접 시찰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조만간 SLBM을 시험발사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 바 있었는데요. 북한이 점차 도발 강도를 높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위원님 말씀처럼 미북 실무협상이 잘 안 풀릴 경우 북한이 도발 강도를 더욱 높이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전 세계 이목이 집중돼 있는 미북 비핵화 실무협상. 이를 통해 북한 비핵화 협상이 진전되길 바라봅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