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중국의 당대회가 끝나고 시진핑 주석의 연임도 확정됐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조만간 전략도발을 감행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데요. 오늘도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목용재: 이번 주에 중국 당대회가 막을 내렸죠. 전 세계에서 이 내용을 관심있게 지켜봤는데요. 관련 내용 정리해 주시고 이에 대한 평가 부탁드립니다.
고영환: 중국 공산당 제 20차 대회가 10월 16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됐습니다. 지난 23일에는 중국 공산당 20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가 열렸고 이를 통해 시진핑 3기 체제가 출범했습니다. 지난 23일 발표된 7인의 중앙 정치국 상무위원회에는 시진핑 주석과 함께 리창·차이치·딩쉐샹·리시 등 시 주석의 측근 그룹인 이른바 '시진핑 사단'의 인사들이 대거 포함됐습니다. 시 주석은 이날 당 총서기 겸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으로 재선출됐습니다. 24명으로 구성된 당 중앙정치국도 시 주석의 최측근들로 채워졌습니다. 시진핑 사단이 대거 당 중앙의 중요 자리들에 포진한 반면 상하이방, 즉 상하이 출신 정·재계 인맥과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의 공청단파 등 다른 파벌들은 사실상 사라졌습니다. 결과적으로 시 주석은 영수 자리를 차지하면서 권력 기반을 구축하였고 모택동과 비슷한 장기 집권 체제를 수립했습니다. 모택동 전 주석의 1인 지배체제를 경험한 등소평은 독재 체제가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한 사람이 10년 이상 당 총서기 겸 국가 주석자리를 차지하지 못하게 당의 규칙들을 만들었고 강택민, 호금도 등 등소평 이후 중국 최고 지도자들은 이러한 규칙과 규범들을 지켜왔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시진핑 주석은 이러한 집단 지도체제를 와해시키고 전임자의 '10년 집권'을 넘어서는 장기 집권 체제를 시작하고 측근 위주로 당 지도부를 구성함으로써 중국에서도 북한처럼 1인 지배체제가 자리를 잡게 된 것입니다. 중국의 앞날이 불투명해진 것으로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목용재: 당대회를 마친 중국에 남북이 함께 축하의 메시지를 보냈죠?
고영환: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를 통해 3회 연속 취임이 확정된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축전을 보냈습니다. 대통령실은 지난 25일 언론에 "우리 정부는 지난 24일 20차 중국 당 대회와 관련해 시진핑 주석 앞으로 윤 대통령 명의의 축하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서한에는 축하 메시지와 함께 시 주석과 한중관계 발전을 위한 소통과 협력을 기대한다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고 대통령실은 전했습니다. 북한의 김정은 당 총비서도 축전을 보냈습니다. 지난 23일 중앙통신은 "조선로동당 총비서 김정은 동지께서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 습근평(시진핑)동지에게 축전을 보내셨다"고 전했습니다. 축전에서 김정은 총비서는 "총서기 동지의 영도 밑에 중국 공산당과 중국 인민이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를 견지하고 발전시키며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를 전면적으로 건설하는 새로운 여정에서 빛나는 승리를 이룩하리라고 확신한다"고 언급했습니다.
목용재: 중국이 당대회를 마친 뒤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하고 방사포 사격까지 감행하는 도발을 했는데요. 이 같은 의도 뭐라고 보십니까?
고영환: 중국 공산당 20차 대회가 끝난 바로 다음 날인 지난 24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북한 상선에 대해 한국 군이 정당한 퇴거조치를 하자 북한은 방사포 사격 도발을 감행했습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날 새벽 3시 42분경 북한 상선 '무포호'가 서해 백령도 서북방 약 27km 지점에서 NLL 이남 3.3km까지 남하했습니다. 북한 상선이 서해 북방한계선을 침범하자 한국 군은 퇴거 조치로 두 차례에 걸쳐 경고 통신을 보냈으나 무포호는 항로를 변경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한국 해군은 두 차례에 걸쳐 모두 20발의 경고 사격을 가했습니다. 무포호는 약 40분 간 NLL을 침범하다가 중국 뱡향 공해로 빠져나갔습니다. 북한 군은 무포호가 돌아가고 1시간여 뒤인 오전 5시 14분쯤 백령도에서 15km 정도 떨어진 황해남도 장산곶 일대에서 NLL 이북 해상완충구역에 방사포 10발을 쐈습니다. 북한 군 총참모부는 이날 아침 대변인 명의로 방사포 발사가 "적 함선을 강력히 구축하기 위한 초기 대응 조치"라며 "최근에 지상 전선에서의 포사격 도발과 확성기 도발에 이어 해상 침범 도발까지 감행하고 있는 적들에게 다시 한 번 엄중히 경고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의 적반하장식 태도에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24일 기자설명회에서 "NLL을 침범한 북한 상선에 대한 한국 군의 정상적인 작전 조치에 대해 북한이 방사포 사격을 실시한 것은 명백한 9.19 군사합의 위반이자 도발"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저는 북한의 이런 식의 도발은 그 책임을 한국에 전가함으로써 한국이 9.19 남북합의를 위반하도록 하고 이를 빌미로 또다시 더 큰 군사적 도발의 명분을 쌓기 위한 포석 중의 하나라고 판단합니다.
목용재: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중국의 당대회 결과, 즉 시진핑 주석의 연임이 북한 문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와 관련된 것입니다. 향후 북중관계, 북한의 전략도발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고영환: 저는 시진핑 주석의 3년 연속 연임과 1인 지배 체제 강화는 북중 두 나라의 이념적 연대를 더욱 강화시킬 것이며 북한 식의 이른바 '사회주의 체제'와 김정은 총비서 유일 독재를 더욱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봅니다. 특히 시 주석이 당대회 연설에서 미국에 날을 세우고 대만에 대해 무력으로라도 점령하겠다는 의미의 연설을 한 것을 들으면서 앞으로 미중관계는 더욱 악화될 것이고 북한은 이런 미중 충돌을 악용하여 한미에 더 큰 도발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했습니다. 1차적으로는 중국 전당대회도 끝나고 11월 8일 미국 중간선거도 다가오는 시점에서 김정은 총비서는 언제라도 핵실험 혹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것이라고 봅니다. 북한 핵실험 등 북한의 대형 도발은 북한의 전술핵을 완성시키고 우크라이나와 대만 문제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미국의 시선을 다시 북한 문제, 북핵 문제로 돌려세우는 효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는 판단을 김정은 총비서가 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봅니다.
목용재: 한미는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언급하고 있죠. 향후 한미는 밀접해지는 북중에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또 한국 정부로서는 어떤 행보를 취해야 할까요.
고영환: 미국 정부는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과 관련해 향후 후과를 경고하며 추가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5일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자 "우리는 이 준비에 관해 오래 전부터 경고해 왔으며, 북한이 이를 강행할 경우 치러야 할 비용과 후과 또한 경고해왔다"고 말했습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지난 25일 국회에서 진행한 시정 연설에서 북한이 7차 핵실험 준비를 이미 마무리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한국 국민이 안심하고 일상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한미 연합방위태세와 한미일 안보협력을 통해 압도적인 역량으로 대북 억제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현무 미사일과 F-35A 스텔스 전투기, 패트리어트 미사일 성능 개량, 장사정포 요격체계 등 이른바 '한국형 3축체계' 고도화에 미화로 약 37억 달러를 투입하는 계획을 언급하며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강한 국가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북한의 7차 핵실험을 강행하는 경우 한국은 전술핵 재배치, 나토식 핵공유, 자체 핵무장 등 모든 선택지들을 책상 위에 올려놓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북중 협력 강화에 대해서는 중국이 북한 편을 들면 들수록 한미, 한미일, 한국과 나토 간 군사협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고 인도태평양 지역의 미국 및 그 동맹국들의 군사력은 비할 바 없이 강화되어 결국 중국의 안보가 위험에 빠진다고 중국 측을 계속 설득해야 한다고 봅니다.
목용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연임을 한 결과가 동북아시아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위원님 말씀처럼 북중이 앞으로 더욱 밀착된 관계를 유지할 경우 북한의 비핵화는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북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국과 어떤 관계를 유지하며 협력해야 할지 방안이 필요해 보입니다. 오늘도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