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미국 차기 행정부의 외교안보 진용이 구축되고 있습니다. 향후 미국의 차기 행정부가 어떤 대북정책을 펼칠지 주목되는데요.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 합니다.
목용재: 위원님, 지난 주 잘 보내셨습니까?
고영환: 네. 잘 보냈습니다.
목용재: 위원님.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조 바이든 인수위원회가 미 국무부 장관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외교안보 분야의 인사들을 지명했죠? 이 내용부터 먼저 전해주시죠.
고영환: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조 바이든 인수위원회가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을 새로운 미국 행정부의 첫 국무부 장관에, 제이크 설리번 전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내정했습니다. 지난 23일 바이든 인수위원회는 웹사이트에 이 같은 인선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현 시점까지 대선 패배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바이든 인수위는 차기 미국 행정부의 출범을 위한 내각 및 백악관 참모 인선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바이든 인수위는 애브릴 헤인스 전 중앙정보국(CIA) 부국장을 미국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미 국가정보국, DNI의 국장에 지명했고 국토안보부 장관에는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전 국토안보부 부장관을 지명했습니다. 유엔 주재 미국 대사에는 린다 토머스 그린필드 전 국무부 아프리카 담당 차관보가 지명되었으며 존 케리 전 국무장관은 기후변화 담당 대통령 특사로 내정됐습니다.
목용재: 미국 차기 행정부의 외교안보 진용이 갖춰지고 있는데요. 이번에 국무부 장관과 백악관 안보보좌관으로 각각 지명된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과 제이크 설리번 전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은 어떤 인물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고영환: 미 차기 행정부 백악관의 첫 국가안보보좌관에 지명된 제이크 설리번 전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은 젊지만 외교안보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능력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설리번은 바이든 당선인이 부통령이던 시절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을 역임했고 상원 외교위원회 총괄국장, 국무부 정책기획국장 등도 지냈습니다. 설리번 전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은 1976년 11월 28일 생이며 미국 예일대를 졸업했습니다. 그는 난제로 꼽혔던 이란 핵합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한반도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는 동맹국과 긴밀한 협의를 통한 북한 비핵화를 추구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해왔습니다. 그는 지난 9월 미국의 비영리기관 '월드 어페어스 카운슬' 화상 토론회에서 장기적으로는 북한의 비핵화가 목적이지만 단기적으로는 북한의 핵 확산 능력을 감소시키는 데 외교적 노력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습니다. 국무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은 지난 30년 동안 미 국회와 빌 클린턴 행정부, 오바마 대통령 행정부에서 일한 바 있는 외교 전문가입니다. 그는 바이든 당선인이 부통령일 당시 그의 안보보좌관으로 일하며 이란 핵 합의를 설계하는 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입니다.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은 미국 하버드 대학교를 졸업하고 상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총괄국장, 백악관 국가안보부보좌관,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 국무부 부장관을 지냈습니다.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은 지난 24일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열린 미 차기 행정부 외교안보팀 지명자 소개 행사에서 "바이든 당선인이 말했듯이 우리는 전세계의 모든 문제를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다"며 "다른 나라와 협력할 필요가 있고 우리는 그들의 협력과 파트너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과거 인터뷰나 기고를 통해 오바마 행정부에서 합의한 '이란식 해법'을 북한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목용재: 그렇다면 향후 미국의 차기 행정부는 어떤 대북 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고영환: 미 차기 행정부의 새로운 외교안보팀에 대한 인선이 발표되면서 미국의 차기 행정부가 북한 비핵화 과정에 '이란식 해법'을 적용할지 여부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미국 외교안보의 핵심축이라고 할 수 있는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과 제이크 설리번 전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은 과거에 '이란식 해법'을 언급한 바 있습니다.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은 미국 대선을 앞둔 시점인 지난 9월 미국의 CBS방송 대담에서 오바마 행정부의 과거 이란 핵합의 도출을 거론하며 "나는 북한과도 똑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블링컨 전 부장관은 또한 "우리는 한국, 일본과 같은 동맹과 긴밀히 협력하고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나오도록 진정한 경제적 압력을 가하기 위해 중국을 압박해야 한다"고 밝힌 바도 있습니다. 설리번 전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9월 비영리기관인 '월드 어페어스 카운슬'화상 세미나에서 동맹국들과의 긴밀한 협의 하에 북한의 전반적인 핵능력을 억제하는 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국제공조 필요성을 역설한 바 있습니다.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미국의 차기 행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와는 다른 대북 정책을 취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수미 테리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블링컨 전 부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처럼 김 위원장에게 저자세를 취하지 않을 것이고 사진 찍기용이 아닌 실제 결과물을 기대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저는 미국의 차기 행정부가 트럼프 대통령과는 달리 실무자 단계부터 차근차근 올라가면서 결정하는 상향식 방법, 제재와 압박을 강화해 북한을 움직이게 하는 방법, 한국 등 동맹국들과 합심해 북핵 문제를 푸는 방법 등으로 대북정책을 펼 것으로 전망합니다. 즉 원칙과 기본에 충실하면서 제재는 유지하고 북한의 실질적인 변화가 있을 때는 단계를 밟아 올라가는 정공법을 쓸 것으로 예상합니다.
목용재: 북한이 향후 대미 전략을 어떻게 구축할 것으로 전망하십니까? 미북 협상이 언제쯤 재개될 것으로 보시는지도 궁금합니다.
고영환: 북한은 현재 바이든 당선인이 과거에 했던 발언과 주장들, 새로 구성되는 미 차기 행정부 인사들의 면면과 그들의 성향들을 구체적으로 분석하는 중이라고 판단합니다. 특히 북한 외무성은 트럼프 대통령의 기분을 맞춰주면서 회담의 결실만 획득하는 기존의 정책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할 것입니다. 또한 향후 까다로운 미국의 전문가들이 북한 문제를 다루는 상황이 충분히 예상되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진퇴양난이나 다름 없는 상황에 빠져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미국 정부가 꾸려지지 않았는데 대미 대화를 제의하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북한의 경우 현재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대북제재, 홍수 등으로 인한 삼중고를 겪으며 체제의 내구성이 현저히 떨어져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군사적 도발을 하기도 어렵다고 봅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북한 지도부가 어떤 선택을 할지 그리고 언제 미북협상이 열리게 될지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목용재: 이런 가운데 지난 23일이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10주기였죠.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 차원에서 나온 메시지가 있습니까?
고영환: 한국 해병대 사령부는 지난 23일 국립 대전현충원, 북한으로 치면 대성산 열사릉 같은 곳인데요. 이곳에서 '연평도 포격전 전투영웅 제10주기 추모식'을 진행했습니다. 이 행사에서 2010년 11월 23일 북한 포격 도발로 전사한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 부모가 '명예해병'으로 임명됐습니다. 해병대는 "명예해병 임명식 행사는 해병대가 국가전략기동군으로서 공지기동 해병대로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지켜봐 주기를 바라는 염원과 영웅들의 숭고한 희생정신과 헌신을 결코 잊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날 행사에서 이승도 해병대 사령관은 "당시 연평부대장으로서 10년 전 오늘을 한시도 잊을 수 없었고 앞으로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며 "두 해병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을 모든 해병대원의 가슴과 영혼에 오롯이 새기고 해병대의 역사에 '영원한 해병'으로 기억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동시에 해병대는 연평도 포격전 당시 대응 사격을 했던 K-9 포진지 중 1곳을 안보전시관으로 조성해 보존키로 결정했습니다. 올해 연말까지 완공할 예정인 안보전시관은 국민과 해병대 장병들이 당시 연평부대의 용맹함을 인식하는 장소로 활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목용재: 위원님께서도 말씀하셨다시피 미국의 차기 행정부는 원칙에 입각한 대북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에 따라 미북 간 비핵화 협상 재개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요. 위원님 말씀대로 북한이 민감한 도발 행위만 벌이지 않는다면 미북 대화의 재개가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습니다. 향후 미국과 북한의 행보를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