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2022년도 이제 단 하루가 남았습니다. 2022년은 청취자 여러분께 어떤 한 해였는지 궁금합니다. 시사진단 한반도 오늘 이 시간은 올해 마지막 방송으로 한 해 주목받은 북한 뉴스를 정리해보겠습니다. 오늘도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 하겠습니다.
목용재: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오늘은 올해 마지막 방송이라, 한 해 주목 받은 북한 뉴스를 정리해볼건데요. 위원님께서 모두 다섯가지 뉴스를 선정해 오셨습니다. 그 첫 번째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죠. 올해 한 해 동안 정말 북한의 도발이 끊임없이 이어졌습니다.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고영환: 올해 북한은 다른 해들에 비해 유난히 많은 미사일들을 발사했습니다. 미사일 도발이 최고조를 이루었던 지난 2016년, 2017년에 비해서도 훨씬 더 많은 미사일들을 쏜 것입니다. 북한은 2022년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8회를 포함해 탄도미사일 64발을 36차례에 걸쳐 쐈으며 순항미사일은 3차례 발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국국방연구원은 "북한이 지난 11월 달까지 발사한 탄도미사일들에 대략 3억4000만∼5억3000만 달러가량을 소진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한국국방연구원이 북한 미사일 발사 비용을 계산한 결과에 따르면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경우 1발당 재료비만 300만~500만 달러 수준으로 추산되며 중거리 탄도미사일의 경우는 이보다 2~3배 가량 비싼 1000만~1500만 달러 수준입니다. ICBM, 즉 대륙간탄도미사일은 2000만~3000만 달러의 재료 비용이 필요합니다. 노력 비용, 발사체 제작, 운반, 발사 등에 쓰인 돈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미국 농무부는 북한 인구 중 69%인 1790만 명이 식량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굶주리는 북한 주민 1790만 명 정도의 주민을 먹여 살리는 데에는 식량 120만 톤이면 충분하며 이를 수입하는데 4억 1700만 달러 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분석됩니다. 그런데 북한이 미사일들을 발사하는데 사용한 총 비용은 적어도 5억 3000만 달러 이상입니다. 미사일 발사에 북한 전체 주민이 충분히 먹고 사는데 쓰일 수 있는 돈을 허공으로 날려 보냈다는 의미입니다. 김정은 당 총비서의 관심사가 어디에 있는지 명백하게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목용재: 다음 뉴스는, 북한의 핵 사용 법제화로 선정해 오셨죠. 북한이 핵무기를 선제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밝힘에 따라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습니다. 북한의 의도는 확실히 비핵화 협상이 아닌 군축 협상으로 끌고 가겠다는 것이겠죠?
고영환: 그렇습니다. 북한은 핵 사용 법제화를 통하여 '핵전력'을 사용하고 핵을 보유하며 이런 핵을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노선을 명백히 하였습니다. 핵사용 법제화로 사실상 모든 환경에서 선제적인 핵무기 사용이 가능하도록 핵무기 사용 조건을 포괄적으로 명시한 것입니다. 북한의 핵사용 법제화에 대하여 미국과학자연맹의 국방태세프로젝트 책임자인 애덤 마운츠, 그리고 김정섭 세종연구소 부소장은 "북한의 전술핵 사용을 위한 문턱이 경악할 정도로 낮아졌다"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이 억제라는 기존의 입장에서 핵무기를 더 광범위한 상황에서, 훨씬 더 초기 단계의 갈등에서 핵을 사용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선회한 것입니다. 이제까지 핵을 가지고 있는 그 어떤 나라도 비핵국가들을 상대로 핵을 선제적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밝힌 예가 없습니다. 그런데 북한이 핵으로 한국을 선제타격하겠다고 법적으로 명시해 놓은 것입니다. 저는 북한이 핵을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오랫동안 해왔습니다. 이 평가는 아직도 유효하며 북한이 최대로 양보한다고 해도 그 결과는 미국을 상대로 하는 핵 군축 회담 정도일 것으로 판단합니다.
목용재: 세 번째 뉴스는 김여정 당 부부장의 대남 담화입니다. 이를 통해 정말 많은 비난을 쏟아냈는데요. 김 부부장의 위상, 어떻게 평가하시고 앞으로도 대남, 대외 부문을 전담할 것이라고 보시는지요.
고영환: 지난 20일 김여정 당 부부장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가졌는지를 검증하려면 정상 각도로 발사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곧 보면 알게 될 일"이라며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김여정 부부장은 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담화에서 북한의 ICBM 대기권 재진입 기술 부족을 지적한데 대해 "괴뢰군 깡패들이나 괴뢰 전문가 나부랭이들이 몇년째 그나마 그래야 자체위안이라도 되는지 우리의 대륙간탄도미싸일이 대기권 재돌입에 대해 인정받지 못했다느니, 검증되지 않았다느니 늘쌍 그런 것들을 물고 늘어져 왔는데 나는 살다살다 별 걱정을 다 해주는 꼴을 본다"면서 "곧 해보면 될 일이고 곧 보면 알게 될 일이 아니겠는가"라고 밝혔습니다. 위에서 본 것처럼 김여정 부부장은 올해 들어 발표한 수많은 대남, 대미 담화문들에서 직설적이고 거친 단어들, 다시 말하면 시정 잡배들 수준의 막말들을 쏟아냈습니다. 저는 김여정 부부장이 대남 관계만 보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대미 및 대외관계도 총괄하고 있다고 판단합니다. 김여정 부부장의 직책은 단순한 당 부부장이지만 그녀의 지위는 총리나 부통령 수준의 그것들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김여정 부부장은 다음해에도 이러한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봅니다. 이전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대에 그의 누이 동생 김경희 비서는 "암닭이 울면 나라가 망한다"는 김정일 위원장의 생각에 맞추어 그를 곁에서 조용하게 보좌했습니다. 그러나 김여정 부부장은 고모인 김경희 비서보다 직급이나 직책은 낮지만 그 역할과 지위는 김경희 비서를 훨씬 뛰어 넘습니다. 어찌 보면 김여정 부부장은 밖으로 나와 다니는 김정은 총비서이고 북한의 절대적인 2인지라고 생각합니다.
목용재: 다음 뉴스로 선정해 오신 내용은 북한 당국이 코로나 확산을 인정했다는 내용이죠?
고영환: 올해 북한의 행보 중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코로나 감염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는 것입니다. 세계가 코로나 감염 사태에 힘겨울 때, 북한은 올해 5월 12일 국제사회에 알리기 전까지는 단 한 명의 코로나 환자가 없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어느 날 북한에 하루에만 유열자가 40만여 명이 나타났다고 하면서 어느 날에는 누적 유열자 수가 477만여 명이라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더 황당한 일은 지난 8월 11일 김정은 총비서가 코로나와의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세계에서 처음으로 선전한 것입니다. 언제는 코로나 환자가 한 명도 없다고 했다가 어느 날에는 환자 숫자가 하루에만 40여 만 명이 발생했다고 했고 그로부터 몇 달이 채 안 된 시점에서는 코로나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발표하는 북한 지도부, 참으로 이해하기가 불가능한 나라입니다.
목용재: 마지막으로는 김정은 당 총비서의 딸인 김주애의 등장입니다. 김주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보시나요?
고영환: 지난 달 18일 신형 ICBM '화성-17형' 시험 발사장에 김정은 총비서의 딸 김주애가 나타났습니다. 저는 올해 북한 소식 중에 가장 충격적인 소식 중 하나가 바로 김주애가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장에 나타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평양외국어 혁명학원을 다닐 때 김일성 주석의 둘째 아들 김평일을 보았고 독일에서는 김평일의 동생인 김영일을, 체코에서는 김일성의 딸 김경진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지방에 있던 많은 분들은 김정일 위원장 외의 자식들을 본 적이 거의 없을 것입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자녀들은 더욱 더 베일에 싸여 있었습니다. 그만큼 북한에서는 최고지도자의 자녀들과 관련된 소식은 최고비밀에 속합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김정은 총비서의 딸 김주애가 그것도 대량살상 무기인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장에 나타난 것입니다. 저는 김주애를 등장시킨 것은 김정은 총비서의 자식 사랑, 후대사랑을 보여주려는 뜻도 있지만 김정은 총비서의 아들도 어디선가 성장해 가고 있으며 그가 4대 후계자가 되리라는 것을 암시하는데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일성 조선이라더니, 이씨 조선처럼 김 부자 왕국이 어디까지 갈지 알 수 없습니다. 사회주의 모범의 나라라고 자랑하면서 왕국처럼 자녀세습을 하는 북한, 정말로 기이한 나라인 것 같습니다.
목용재: 위원님 올 한해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연말연시를 맞아 청취자 여러분께 덕담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고영환: 새해에는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 같은 뉴스보다는 북한 인민들의 삶이 좀 더 나아진다는 소식들이 들려왔으면 좋겠다 새해를 축하합니다.
목용재: 청취자 여러분들, 한 해 동안 시사진단 한반도 청취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올 한해 잘 마무리하시고 새해에는 좀 더 좋은 내용을 가지고 찾아뵙겠습니다. 오늘도 고영환 한국 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