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여성시대 김태희입니다.
오늘은 여러분에게 아이들을 키우면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해볼까 하는데요.
남한이나 북한이나 겨울 방학은 늘 부모들이 제일 신경 쓰이는 계절의 방학이기도 하지요.
한국은 보통 2월 중순경에 학교에 나가서 졸업식을 하고 일주일간 봄 방학이라는 것을 하고 3.1운동이 일어난 날을 국경일로 지정하였기에 그날은 쉬고 3월 2일 개학을 한답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는 그런 봄 방학도 없이 그대로 쭉 이어서 방학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장장 60일을 집에 붙어 있어야 하고 아이들을 돌봐야 하는 부모들은 말썽꾸러기 아이들과의 싸움에서 심신이 지칠 수밖에 없답니다.
여느 해와 달리 지금은 코로나가 성행하면서 쉽게 밖으로 나 갈 수도 없기에 아이들을 돌보고 시중을 드는 것은 오로지 부모들의 몫인데요. 옛날과 달리 아이들은 밖에서 노는 것보다 휴대전화며 컴퓨터에 매달려 집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냅니다. 그러면서 세계와 연결된 온라인에 접속해 게임도 한답니다. 그것 때문에 집집마다 아이들과의 전쟁은 그치지 않지요. 왜냐하면 밥도 잘 안 먹고 컴퓨터를 붙잡고 앉아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내기 때문입니다. 시간도 자신들 스스로 정하고 행동하는 것이 초기부터 잘 잡혀지지 않으면 아이들은 게임 중독, 컴퓨터 중독, 핸드폰 중독에 걸리게 됩니다.
저의 집 손녀도 시골에 있는 친가에서 살면서 휴대전화를 가지고 게임도 하고 온라인에 접속하여 자유롭게 친구들과 화상통화를 하면서 한 달에 60만원 달러로 하면 500달러가 넘는 요금을 쓰기도 하면서 친가 집에서 많이 속상했다고 합니다. 다행이 저에게 온 후로는 어린 청소년들의 휴대전화 사용에 대해 관리하고 조절을 할 수 있는 “키즈 폰”이라는 것이 나오면서 시간과 문자, 여러 가지 프로그램들을 조절해줄 수가 있습니다.
한국에는 전화기를 개통하는 통신사가 여러 곳이 있는데 보호자들의 고민을 헤아려서 각 통신사들에서 경쟁 상품으로 아동용 휴대전화기를 내놨답니다. 그래서 그 휴대전화로 손녀딸의 전화기 관리와 학교 생활 그리고 어디에 있는지 위치까지 알 수가 있지요. 그런데 그 전화기를 화장실에 들고 들어갔다가 변기 속에 빠뜨려서 물이 들어갔는데 할머니한테 혼나기 전에 자기 스스로 해결한다고 머리를 말리는 건조기로 대충 말리고 나서는 바로 전기를 충전을 해버렸답니다.
여러분은 그 다음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아시겠죠? 전자기기는 물이 들어가면 완전히 물기를 말리고 나서도 바짝 바르기 전에 전기를 꽂으면 안 되는데 11살 어린 나이에 할머니한테 혼이 날까봐 미리 행동을 한 것이 더 큰 화를 불러왔네요. 내부 소자가 전기에 다 타버려서 새로 수리를 받으려면 손전화기를 새로 사는 가격보다 더 비쌌던 겁니다.
전화기를 파는 통신사나 가게들은 경쟁적으로 고객을 유치하려고 어느 정도 계약 때 걸었던 위약금이 남아도 통신사에서 물어주고 새로운 전화기를 무료로 주기도 하기 때문에 손녀딸이 쓰던 손전화기의 위약금을 돌려받고 새 기계로 바꿔주게 되었답니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이 없다고 성장한 딸 둘이 출가를 하고, 막둥이 아들이 다 커서 늠름한 군인이 되어 자기 앞가림은 다 하는 줄 알았더니 시집간 딸은 자기 자식을 친정에다가 맡겨놓고, 자기 밥벌이를 할 줄 알았던 아들은 늘 부모 속만 썩인답니다. 보통 남과 북 모든 부모들은 자식이 애를 먹이면 “꼭 너를 닮은 자식을 낳아서 키워봐야 부모 속을 안다.”고들 하지요. 아이들을 볼 때마다 “내가 무슨 죄를 지었노”하면서 푸념을 하지만 정작 제가 어렸을 때 부모님께는 어떤 딸이었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방학이면 처음에는 일과표를 알차게 적어놓고 계획을 세우지만 책장이 넘치게 내어주던 방학숙제를 하기 싫어서 미루기만 하고 결국 개학을 하면 숙제를 안 해가서 선생님께 꾸지람도 많이 들었었죠. 제 어린 시절을 생각을 하면 너무나도 아까운 시절을 그대로 흘려 보낸 것 같아서 손녀딸을 많이 잡아 이끌려고 하다 보니 아이들과 한 번씩 갈등을 겪기도 합니다.
요즘은 전자기기가 좋아지면서 집에서도 학교에 간 것처럼 원격 수업을 할 수 있는데 억지로 공부를 시키는 것보다는 방학 기간을 자기만의 시간을 갖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해 자유시간을 주고 있답니다. 또 일 년간을 외가 집에 와서 낯선 환경에 적응하느라 힘들었을 아이에게 휴식의 시간을 주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서 한 달간 공부를 끊어봤답니다. 그랬더니 나갈 곳도 마땅치 않고 코로나로 밖에서 노는 아이들도 없어서 엄청 심심하고 무료했는지 공부를 시켜달라고 조르네요. 역시 공부는 억지로 시키는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 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아이들에게는 자유를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방학이지만 부모들에게는 고역인 이 방학이 언제 끝이 나려나 했더니 드디어 끝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늦잠을 자고 아침밥을 안 먹고 등교했을 아이들을 위해 학교에서는 우유를 제공해주고 또 점심까지 먹고 오는데 방학 기간은 하루 세끼를 집에서 아이들 입맛에 맞게 차려줘야 하는 것도 부모에게는 쉽지 않는 일이라는 것을 늦은 나이에 손녀딸을 키우면서 새삼 느낍니다.
좌충우돌 아이들과의 전쟁이 끊이지 않는 저의 집 환경은 대한민국의 모든 가정의 모습이기도 하겠지요. 바깥에 찬 바람은 여문듯 싶지만 독기를 잃어가는 2월 말, 봄을 준비하는 계절입니다. 방학이 다 가기 전에 인생의 봄을 만들어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또 하나의 그림으로 엮어가며 할머니의 늦은 육아일기를 여기에서 접습니다.
진행 김태희,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