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유엔묘지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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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여성시대 김태희입니다.

어느덧 7월 입니다. 고향의 7월은 어떨까? 잠시 생각해보니 한여름의 무더위를 식힐 곳도 없이 분주한 시간을 보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이 시간에는 최근 다녀온 행사 즉 모임에 대해 전하려고 합니다.

지난 6월 29일부터 3일 동안 탈북대학생들이 한국전쟁에서 가장 치열한 전투가 있었던 낙동강 방어선과 6.25 전쟁에서 전사한 유엔군 장병들을 안치하기 위해 만든 추모 시설인 유엔 기념공원을 다녀왔는데요. 저는 부산에 위치한 유엔 기념공원에 함께 가서 우리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을 추모하고 기념관도 다녀왔습니다.

유엔 기념공원에는 세계 유일의 유엔군 묘지가 있습니다. 6.25 전쟁이 일어난 다음해인 1951년 유엔군 사령부는 한국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병사들의 희생을 추모하기 위한 기념 공원을 만들어서 전국 각 지역에서 희생된 전사자들을 안치하다가 그 후 한국 정부에 시설과 관리를 이양하였으며 현재 이곳에는 11개국에서 파병된 유엔군 2,300여 전사자가 모셔져 있습니다.

해설사 녹취: 전쟁 중에 참전한 나라는 21개 나라고 전쟁에는 참여 안 했는데 독일은 의료진이 와서 1959년도까지 한 5년 동안...

이번에 탈북대학생들이 6.25 전쟁 71주년을 맞아 치열한 전투가 있었던 곳인 낙동강도 가고 부산에 있는 유엔묘지에서 참배를 했던 것은 민간단체인 물망초를 통해서 입니다. 이 단체는 한국에 정착한 탈북대학생들이 훗날 통일이 된 이후에 지도자로 성장할 수 있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는데요. 물망초 단체의 박선영 이사장은 대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해서 미래를 이끌어가 주기를 바란다고 했습니다.

박선영 이사장: 우리 물망초는 통일 대한민국의 새로운 지도자가 독일의 메르켈 총리처럼 여러분 가운데서 나오리라 굳게 믿으면서 이 물망초를 키워가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정의가 실현되는 그 날까지 다 함께 나갈 것을 굳게 맹세합시다. 다 같이, 정의는 승리한다!

이 단체의 박선영 이사장을 소개하자면 박 이사장은 중국정부가 탈북자들을 북송 시키는 것에 항의해서 2012년 서울주재 중국대사관 앞에서 단식과 함께 시위를 했습니다. 그것을 계기로 한국에는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와 탈북자 인권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인식됐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랍니다. 이렇게 탈북자들과 북한인권에 관심을 가지고 탈북대학생들을 통일의 지도자로 키워야 한다며 바른 역사관을 갖게 하기 위해 이 행사를 준비했다고 했습니다.

또 박 이사장은 6.25때 포로로 북한에 끌려갔다가 50여년 만에 탈북을 하여 돌아오신 국군포로들을 도와서 북한을 상대로 하여 손해배상금 소송을 내서 승소 판결을 이끌기도 했습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해 많은 생각을 했답니다. 6.25때 북한에 포로가 되어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한 국군포로들과 나라를 위해 싸우다 희생된 분들 그리고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피도 나누지 않은 이 나라에 와서 청춘을 바친 여러 나라 군인들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될, 그리고 감사해야 할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자유는 피로 지켜진다는 말이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제가 북한에서 6.25전쟁에 대하여 배울 때에는 한국군이 북한을 먼저 침공해서 6.25가 발발되었다고 배웠는데 한국에 와서 역사를 다시금 배워보니 당시 한국은 정규군이 없었고 탱크 한대도 없었는데 북한은 1948년에 조선인민군을 정식 창설하고 한국에 대한 무력침공을 감행하였답니다.

당시 한국군은 일요일에 모두 휴가를 나가고 고요한 새벽에 속수무책으로 당하여 남으로 밀려서 결국은 부산을 빙 둘러서 낙동강 방어선에서 치열한 전투를 하였고 최후의 교두보를 간신히 확보하고 유엔군과 함께 현재의 38도 선을 경계로 휴전협정을 맺었습니다.

유엔 기념관을 둘러보면서 당시 6.25 전쟁에 참전했던 분들의 사진을 마주할 수가 있었는데요. 그들이 하나같이 한국전쟁에 참가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그만큼 전쟁의 아픔을 딛고 대한민국이 세계강국의 반열에 올라섰다는 자랑스러운 방증이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기념관을 둘러보다가 6.25참전국 노래가 있어서 즉흥적으로 노래도 불러봤습니다.

(6.25전쟁 유엔 참전군 노래)

유엔 기념관을 나서는 마지막에 "우리는 당신을 잊지 않았습니다. 당신이 우리를 잊지 않았듯이"라고 바닥에 적힌 문구가 가슴을 뭉클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말했습니다. 우리가 이 땅에서 누릴 수 있는 자유와 풍요로움을 지켜주신 분들을 결코 잊어서도 안 되고 또 자유와 평화는 우리가 지켜야 한다고 말입니다.

탈북대학생들과 함께 했던 행사가 정말 의미 있고 감사했습니다. 자유 대한민국이 있어서 4만여 탈북자들이 찾아올 수 있었던 땅이 있었음에 감사하고 이 땅을 위해 피 흘려주신 분들에게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들께도 6.25 동족상잔의 아픔에 대한 역사를 바로 알게 된 계기가 되고 또 자유를 그려볼 수 있는 희망이 되기를 바랍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태희 입니다.